🧵 뉴스레터 | 나의 빈티지 옷장 👒👗👡👚🧥

니츠는 리테일 트렌드와 공간을 소개하는 뉴스레터 입니다.

매주 화요일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빈티지

빈티지 패션, 빈티지 가구, 중고, 새 중고 등과 같은 단어들이 주변에서 자주 보이는 것을 보면 요즘은 다른 사람에게 필요하지 않은 아이템이 나에겐 중요한 제품이 되기도 하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빈티지의 가장 큰 장점은 딱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이고, 그렇기에 나와 인연이 닿은 제품이 그만큼 특별해진다는 점 같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빈티지 제품을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창구는 오프라인 숍 들이겠죠. 이번주 니츠에서는 빈티지 패션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들과 이 공간들을 가기 전 쇼핑 팁을 얻을 수 있는 영화들을 소개해드립니다.

빈티지, 잠깐의 유행 혹은 패션의 미래

국내의 중고시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의 기업가치는 2년새 10배이상 급등하여 신세계의 시가총액을 웃돌았습니다. ‘취향을 잇는 중고거래’라는 슬로건을 가진 번개장터는 더 현대 서울에 주 거래 제품인 스니커즈를 취급하는 리셀샵 BGZT lab을 오픈해 큰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MZ 세대에게 ‘중고’라는 개념은 다른 사람이 쓰던 물건이라는 의미보다는,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나에게 새로운 상품입니다. 트렌드 코리아는 같은 의미로 2021년 트렌드에 N차신상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대안을 찾아 즐기는 소비자라는 뜻의 세컨슈머는 중고시장을 더욱 활발하게 발전시키는 주 고객층입니다. 온라인의 여러 플랫폼이 중고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중고 아이템 숍들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의 중고시장이 있기까지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숍들과 요즘 떠오르는 빈티지 성지들이 어떻게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MZ세대의 마음을 움직이는지 알아봅니다.

빈티지 업사이클링의 원조, Bell & Nouveau

2008년 신사동에서 출발한 벨 앤 누보는 아트 빈티지 업사이클링 브랜드입니다. 프랑스어의 belle époque (예전의 좋았던 시절)와 art nouveau(새로운 예술)를 합쳐 만들어진 브랜드명과 같이 오래된 빈티지 제품에 지금의 미적 가치를 더하여 새로운 아트 피스를 만들어냅니다.

제품을 바잉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제품을 해체하여 벨 앤 누보만의 색깔을 담아 재구성한 제품들은 일반 소비자보다도 스타일리스트와 에디터들의 눈에 먼저 띄었습니다. 벨앤누보의 아티스틱한 헤드피스, 악세서리, 드레스 등은 일상적으로 착용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뮤직비디오, 화보, 영화 등의 현장에서 제대로 빛을 발합니다. 현장에서 접한 제품의 퀄리티와 유니크함은 이를 착용한 연예인들도 단골로 만들었습니다. 보아, 이효리부터 소녀시대, 블랙핑크까지 10여년에 걸쳐 꾸준히 당대 최고의 연예인들의 무대의상 및 소품을 협찬, 제작하며 해외 연예인과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까지도 벨앤누보를 찾게 합니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벨앤누보는 아트피스보다는 커스텀 명품 잡화로 더 유명합니다. 샤넬, 버버리, 구찌 등 명품 브랜드의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마키아쥬, 각인, 빈티지 장식 등의 아이덴티티를 새로 부여한 상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 집에 가지고 있는 오래된 제품들도 원하는 형태로 커스터마이징 가능하기 때문에 개인의 개성을 중시하고 나에게 맞춤화 된 상품을 중시하는 MZ 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에도 적격입니다.

매출의 8~90%를 담당하던 중국과 일본 고객 층의 코로나로 인한 부재로 아티스틱한 감성을 전하는 오프라인 아뜰리에에 집중했던 벨앤누보는 브랜드의 브랜딩과 온라인 스토어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전략적으로 플랫폼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벨앤누보가 국내의 일반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앞으로 어떤 전략을 펼쳐 나갈지 주목해 볼만한 부분입니다.

14년여간 스타일리스트들의 보고 역할을 해온 빈티지숍 벨 앤 누보

(이미지 출처 : @bellnouveau)

빈티지 입문자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Million Archive

성수동의 밀리언 아카이브는 주기적으로 아이템을 정해 마켓을 오픈하는 기획형 빈티지 플리마켓브랜드입니다. 2018년 1월 스웨터샵을 시작으로 햇수로 4년째 이어져온 밀리언 아카이브의 시즌별 마켓은 빈티지 아이템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이벤트입니다. 티셔츠, 하와이안, 스웨터, 원피스, 블라우스&스커트 등 각 계절과 시기에 가장 적합한 아이템을 선정하여 해당 카테고리에만 집중하는 마켓은 코로나 전에는 번호표를 받아야 하는 끝없는 줄을 세우기도 했으며, 네이버 예약제로 바뀐 요즘은 주말 예약 전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합니다.

밀리언 아카이브의 제품 판매 방법은 기존 빈티지 숍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아이템 수에 따른 금액이 정해져 있는 블라우스 숍, 1kg당 10,000으로 고른 상품들의 무게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는 키로키로 마켓 등 밀리언 아카이브의 재미있는 판매방식은 빈티지 구매를 일종의 놀이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현재 진행중인 티셔츠 샵은 예약으로 주어지는 50분 동안 내 취향과 감성에 맞는 제품들을 봉투 하나 안에 골라 담으면 무조건 30,000에 판매하는 형식으로, 적게는 대여섯벌에서 많게는 열세네벌까지 개당 2-5,000원 꼴의 가격으로 득템을 할 수 있습니다. 1인당 10장 내외의 제품이 팔리는 만큼 빠른 물량 추가가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벌크로 들여와 러프한 검수 후 지속적으로 물량이 추가됩니다. 때로는 이 때문에 제품 퀄리티에 대한 이슈나 늦은 시간대에 예약한 고객들의 사이즈 및 재고 부족에 대한 컴플레인이 있는 등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이것 또한 빈티지 마켓의 묘미입니다. SNS에 올라오는 인증샷들을 보면 같은 공간에 방문했는데 어디서 저런 아이템을 골랐는지 의문일 정도로 트렌디하고 몸에 꼭 맞는 옷들을 발굴해낸 빈티지 쇼핑 고수의 후기들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싸지 않은 가격과 테마가 있는 판매방식으로 빈티지 아이템을 취급하는 밀리언 아카이브는 그야말로 빈티지 마켓계의 입문과 같은 공간입니다. MZ세대가 밀리언 아카이브에 열광하는 이유 또한 쇼핑에서도 재미를 추구하는 이들의 특징과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접점에 이 브랜드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보물찾기처럼 나에게 맞는 상품을 찾는 재미가 있는 밀리언아카이브 마켓

(이미지 출처 : @millionarchive)

인증샷이 곧 미닝아웃, VIVA

지금 제일 핫한 빈티지숍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남양주시 별내동에 위치한 비바무역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피스 건물 지하, VIVA라고 쓰인 LED 조명 밑 서스 문이 주는 미래적인 느낌과는 상반되게 문을 열고 입장한 공간엔 과거의 전유물인 빈티지 의류로 가득 차 있습니다. 비바 무역은 10년간 온라인 구제 쇼핑몰을 운영해온 빈티지노가 운영하는 창고형 오프라인 쇼룸 공간입니다. 지난 7월 오픈하여 오픈한지 채 두 달도 지나지 않아 빈티지를 좋아하는 MZ 세대들에게 빈티지 성지로 불리며 불편한 교통편과 근처 볼거리도 없는 이 곳에 소비자를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기존 빈티지노의 탄탄한 팬 층은 이곳을 찾는 주 고객입니다. 빈티지 제품의 특성상 제품이 하나밖에 없어 저렴한 제품의 경우 사진을 찍고, 편집하고, 배송하기까지의 과정의 품이 제품 가격을 상회할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양질의 제품을 실측 사이즈와 디테일한 이미지까지 첨부하여 업데이트 해온 결과 오랜 기간 함께 해온 단골고객, 16만명의 인스타 팔로워를 보유한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착용해 볼 수 없다는 온라인 몰의 단점 때문에 오프라인을 기다려온 팬 층은 오픈과 동시에 공간을 채웠습니다. 기존 빈티지 브랜드의 창고형 공간들 대비 정돈되고 트렌디한 인테리어에 쇼핑하기 편하도록 정돈되어 있습니다. 고객들이 자주 찾는 CHANEL, LUXURY, HIGHEND, POLO 등의 제품은 별도의 행거링이 되어 있고, 오늘 막 들어온 제품 또한 따로 구분되어 있어 빈티지 상품 안에서도 다른 사람이 아직 고르지 못한 신상을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타이밍은 또 하나의 중요 요소입니다. 직원들이 현장에서 상품을 분류하고, 다림질하고 행거링 하고 있기에 내가 간 시간대에 내가 원하는, 나에게 맞는 옷을 만나는 것은 마치 운명과 같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기존 팬 층이 아니었음에도 비바 무역을 찾는 이들은 SNS를 통해 이 곳을 알게 된 고객들입니다. 빈티지노의 아이디를 태그하여 SNS에 이미지를 업로드 하면 5% 가 추가 할인이 되기 때문에 이 곳을 방문한 이들의 이미지는 빠른 시간 내 SNS를 통해 퍼져 나갔습니다. 또, 요즘 힙한 공간들의 필수 요소인 인증샷 촬영 포인트들이 곳곳에 적절히 구성되어 있어 MZ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는 MZ세대가 자신이 지지하는 가치를 표현하는 미닝 아웃과도 연결되어 단순히 할인을 받기 위한 업로드가 아닌 빈티지 제품 구매 인증을 통해 환경에 대한 관심과 신념을 표현하는 용도로도 사용됩니다.

요즘 가장 힙한 장소이자 인증샷 스팟이 된 비바 무역

2000년대 초반 모리걸 룩이 유행하며 플로럴, 기하학 패턴의 빈티지 원피스가 인기를 끌고, 2013년 지드래곤이 동묘 앞에서 쇼핑하는 모습이 한 TV 프로그램에 방영되며 빈티지에 대한 관심을 끌어 모으기도 했지만 순간의 유행처럼 지나갔을 뿐 일상적인 문화로 정착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중고 시장, 빈티지 패션의 유행은 이전의 그것들과는 달라 보입니다. 환경·윤리적 가치소비, 다양성 인정, 개인 맞춤형 소비, 즐기는 소비 등 MZ세대를 대표하는 다양한 키워드들이 빈티지 시장의 성장과 정착을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세계가 최근 오픈한 편집샵 XYTS는 MZ 세대를 타깃으로 명품, 컨템포러리 브랜드와 함께 스토리가 담긴 빈티지 셀렉션을 내 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는 빈티지 제품이 더 이상 소수 매니아 층의 취향이 아닌 메이저 패션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커다란 영향력이라는 반증입니다. 빈티지 제품은 하나밖에 없다는 특성과 제품 상태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부분들 때문에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서 더 효과적으로 판매될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앞으로 더욱 커질 빈티지 시장에서 어떤 컨셉과 전략으로 MZ세대를 공략해 시장을 점유할 수 있을지 그 다양한 시도들이 기대가 됩니다.

Editor. 제 아라실

Photo. 제 아라실

브랜드 공식계정(별도표기)

빈티지 패션의 교본이 될 영화

10년전 유행이 돌아왔다, 20년전 유행이 돌아왔다고들 하지만 요즘은 유행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각자 자신의 취향과 개성에 맞게, 원하는 대로 입는 것이 유행인 것 같아요. 빈티지 숍에 가면 시대를 알 수 없는 빈티지 무드가 느껴지는 아이템부터 어제 막 출시된 상품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트렌디한 제품까지 다양한 시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또 브랜드들의 새로운 컬렉션을 보다 보면 이전 시대의 유행을 오마주 해 복고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을 모던하게 변형시킨 제품들도 많이 볼 수 있죠.

이번 주 니츠에서는 참고해볼 만한 영화 속 시대별 패션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193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유럽과 미국을 사로잡았던 패션들을 통해 2021년 오늘, 빈티지 쇼핑을 갈 때 참고해볼 만한 룩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집에 있는 옷들과 믹스 매치를 시킬 수 있는 센스까지 있다면 더 좋겠죠?

더 디그 The Dig | 1930년대 영국 서퍽 배경

2021.01.29 | 감독 사이몬 스톤 | 주연 캐리 멀리건, 랄프 파인즈

시청 가능 플랫폼: 넷플릭스

2차 세계대전 직전이라는 암울한 시대 상황과는 달리 등장인물들의 패션과 풍경의 색감이 자연스레 어우러져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주인공 이디스역을 맡은 캐리멀리건이 입은 빅 카라 블라우스와 매치한 심플한 가디건, 페미닌한 이너에 무심한듯 툭 걸친 트렌치코트, 잔잔한 도트·플로럴 패턴의 원피스와 블라우스 등은 지금 바로 입어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스타일링입니다. 요즘도 많이 사랑받고있는 전형적인 브리티쉬 빈티지 스타일의 정수라고 할 수 있죠. 주인공 외의 인물들도 유물을 발굴하기 위해 내내 땅을 파고 있는 상황이지만 차분한 분위기의 절제된 색감과 부드러운 질감의 의상들이 내내 영화의 무드를 따뜻하게 합니다.

노트북 The Notebook | 1940년대 미국 배경

2004.11.25 | 감독 닉 카사베츠 | 주연 라이언 고슬링, 레이첼 맥아담스

시청 가능 플랫폼: 구글 플레이 무비, 네이버 시리즈온, 웨이브

주인공 엘리 역의 레이첼 맥아담스가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나온 영화 노트북입니다. 비비드한 컬러의 원피스들이 그녀의 밝고 순수한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극중 부유한 집안의 딸인 그녀는 항상 드레스에 어울리는 헤어부터 장갑과 모자, 액세서리까지 드레스업 된 상태입니다. 이를 그대로 현실로 가져올 수는 없지만 빈티지 숍에서 예쁜 빈티지 원피스를 하나 골라 모자 대신 귀걸이, 장갑대신 가방 등으로 원피스와 어울리는 완벽한 러블리 룩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리플리 The Talented Mr. Ripley | 1950년대 이탈리아 로마와 나폴리 배경

1999 | 감독 안소니 밍겔라 | 주연 맷 데이먼, 기네스 펠트로, 주드 로

시청 가능 플랫폼: 넷플릭스, 왓챠, 티빙, 구글플레이 무비, 시즌

지금 MZ세대에게 큰 반응을 얻고있는 잡화 브랜드 마지셔우드는 영화 리플리의 여주인공을 맡은 기네스 팰트로가 연기한 ‘마지 셔우드’ 역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그녀가 영화에서 보여준 에티튜드와 스타일링이 브랜드 마지셔우드가 추구하는 바와 같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영화 속 마지셔우드는 과하지 않으면서 세련되고 센스있는 패션으로 지금까지도 회자되며 지속적으로 오마쥬 되고 있습니다. 남자 주인공인 주드 로, 맷 데이먼의 패션도 말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빈티지 룩 스타일링이라고 하기엔 너무 오늘의 리얼 웨이 룩 같지만 그래서 더 교과서적인 1950년대 패션을 살펴보세요.

더 헬프 The Help | 1960년대 미국 배경

2011.11.03 | 감독 테이트 테일러 | 주연 엠마 스톤, 비올라 데이비, 옥타비아 스펜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제시카 차스테인

시청 가능 플랫폼: 티빙, 네이버 시리즈온

헬프는 1960년대의 시대상이 그대로 패션에 들어난 영화입니다. 미국의 인종차별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그들이 입고있는 의복에서도 주제의식이 드러납니다. 화려한 플로럴 패턴에 비비드하고 밝은 색상의 옷과 진주, 보석 등의 악새서리, 부풀린 머리를 하고있는 백인과 달리, 흑인들은 주로 일할 때 입는 메이드복에 단정한 헤어스타일로 등장하며, 그나마 집에서만 색감이 있는 원피스를 입곤 합니다. 영화 말미에 그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전해지게 된 순간에서야 그들은 제대로 갖춘 풀착장의 옷을 입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캐릭터가 가진 각각의 성격이 패션에 가장 잘 드러나는 영화인만큼 나에게 맞는 스타일링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겠지만, 영화의 주제의식과 패션의 상관관계를 연계시켜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런어웨이스 Runaways | 1970년대 미국 배경

2010.06.24 | 감독 플로리아 시지스몬디 | 주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다코타 패닝

시청 가능 플랫폼: 구글플레이무비, 시네폭스, 시즌

앞선 빈티지 룩과는 다른 무드의 70년대 글램룩이 궁금하다면 런어웨이스를 참고하세요. 실존했던 최초의 여성 락 밴드 'Runaways'를 모티브로 만든 이 영화는 70년대 유행 패션을 그대로 담고있습니다. 타이트한 상의에 벨보텀, 플랫폼 슈즈 등이 이 시기를 대표할 수 있는 아이템이죠. 요즘 우리가 7080패션, 복고패션 하면 떠올리는 것도 이 무렵의 모습과 가장 가까울텐데요. 패완얼이라는 말이 있듯이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입은 글램룩은 시크하면서도 촌스럽지 않게 보이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해변의 폴린느 Pauline at the beach | 1980년대 프랑스 노르망디 해변 배경

1983 | 감독 에릭 로메르 | 주연 아만다 랑글렛, 아리엘 돔바슬, 파스칼 그레고리, 페오도르 아킨, 시몬 드 라 브로스

시청 가능 플랫폼: 현재 국내에 없음, 영화 클립 유튜브 참고

여름은 이미 거의 끝나가지만, 아직 휴가를 앞두고 있다면 혹은 늦더위가 남았다면 참고하고 싶은 영화 해변의 폴린느입니다. 아쉽게도 현재는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없지만, SNS에, 유투브에 다양한 컨텐츠들이 폴린느의 룩을 참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꾸민 듯 안 꾸민 듯, 무심한 듯하지만 센스있는 스타일링이 1980년도에 촬영한 영화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모던한 느낌입니다. 어떤 룩은 최근 자크뮈스의 컬렉션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요. 러블리 시크 느낌의 폴린느와 달리 페미닌한 무드의 사촌언니 마리온의 패션을 비교해서 보는 것은 이 영화를 감상하는 또 다른 재미입니다.

클루리스 Clueless | 1990년대 중반 미국 베버리힐즈 배경

1995 | 감독 에이미 헥커링 | 주연 알리시아 실버스톤, 폴러드, 스테이시 대쉬, 브리트니 머피, 댄 헤다야, 제레미 시스토

시청 가능 플랫폼: 넷플릭스, 구글플레이무비, 시즌, 티빙

스쿨룩의 정석, 요즘 SNS에서 많이 보이는 하이틴 룩 패션의 교과서 클루리스입니다. 하이웨이스트, 숏가디건과 타탄체크 셋업 등은 아이돌들의 무대 의상에서도 꾸준히 자주 보이는 실패 없는 하이틴 룩의 조합이죠. 유행이라기보다 10대, 20대에 한번은 무조건 거쳐가는,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들어낼 수 있는 패션입니다. 집에 있는 기본 아이템들에 빈티지 숍에서 발굴한 체크 스커트 하나, 빈티지 니트, 크롭 가디건에 니삭스 하나만 신어주면 클루리스 주인공 세어 부럽지 않은 패션을 완성할 수 있으니, 지금 바로 하이틴 아이템 찾으러 빈티지 숍으로 달려가 볼까요?

퀸카로 살아남는 법 Mean Girls | 2000년대 초반 미국 배경

2004. 09. 03 | 감독 마크 워터스 | 주연 린제이 로한

시청 가능 플랫폼: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네이버 시리즈온, 구글플레이무비

Y2K 패션, 이른바 세기말 패션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핑크, 퍼플과 같은 컬러에 벨루아, 테리 소재 트레이닝 셋업, 크롭탑, 로 라이즈 진과 같이 2000년대를 풍미했던 패션이 지금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 시대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이죠. 아프리카에서 성장한 주인공 케이디가 일리노이즈의 고등학교로 전학 와 퀸카로 거듭나기까지의 패션 변화와 원래 퀸카여서 무엇을 입어도 다 유행이던 레지나의 스타일링에서 돌아오는 X세대 패션에 대해 힌트를 얻어보면 어떨까요?

Editor. 제 아라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