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선을 나눕니다.

바깥으로 나온 기록

님, 새달을 맞이하며 인사드립니다. 잘 지내셨나요? 12월은 남아있는 것을 헤아려 보며 생각에 잠기는 달인데요. 한달 남짓한 연말이 다정한 문장들로 채워질 수 있도록 어라운드의 신간 소식을 전합니다. 12월 10일 발행될 98호의 이야깃거리는 바로 ‘기록과 공유(From The Writer)예요. 쓰는 사람의 조각이 담긴 것 그 무엇이든 기록물이라 부른다면 일기나 메모, 일상 속 어느 틈새를 담은 사진처럼 쓰는 이에게만 머무는 기록이 있는가 하면요. SNS에 툭툭 올리는 사진과 텍스트, 하품을 참으며 친구에게 보내는 메신저, 영화와 책 등은 쓰는 이가 불특정 다수에게 공유하는 기록이겠죠. 쓰는 행위뿐 아니라 이미 공유된 기록에서 영향을 얻는 것도 익숙한 우리는 충실한 기록자이자 발신인, 타인의 기록물을 적극적으로 소화하는 수신인 아닐까요? 어라운드는 2024년 마지막 이야깃거리로 ‘기록과 공유’를 꺼내 두며, 독자분들과 오랫동안 빛날 이야기들을 주고받다 둥근 모양으로 한껏 끌어안게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곧 선보일 신간과 곁하는, 어라운드 식구들의 기록을 먼저 공유할게요.

우리는 누군가의 기록을 보면서 나의 기록을 떠올릴 때가 있습니다. 미뤄두던 것을 다시금 펼쳐볼 용기를, 떠오르는 감상을 두서없이 내려가고 싶은 영감을, 꾸준히 남긴 흔적에서 언제든 삶을 응시할 응원을 얻기도 하죠. 그렇게 기록된 나의 조각은 새로이 공유되어, 다른 이들을 같은 행위로 초대하곤 합니다. 어라운드 식구들에게 최근 무엇이 나를 쓰게 만들었는지 묻고 답을 나눕니다. 너른 마음으로 내어둔 문장들이 여러분들을 기록 행위로 가까이 이끌어주길 바라며.

오래된 모르는 사람의 사진


유럽 여행 중 벼룩시장에 가면 모르는 사람들의 사진을 판매하는 상점이 꼭 있어요. 사진 촬영도 인화도 쉽지 않았던 시절의 사진. 저는 여기서 모르는 누군가의 사진을 구입하는 취미가 있는데요. ‘이 사진 속 세 여자는 가족이었을까? 친구였을까?’ 상상하면서 주인을 잃어버린 사진을 고이 간직해 둡니다.

김이경ㅡ편집장

그림책 그건, 고래


지난여름에 십여 년간 드나든 서교동 서점에서 처음으로 그림책을 샀어요. 뱃속까지 환해지는 듯한 색채에 사로잡혔거든요. 그날 오랜만에 일기를 적었어요. 마주하기 어려웠던 속마음을요. 침잠한 마음을 밝혀주는 책과 마주친 덕분이죠. 일기는 스스로 솔직할 준비가 되었을 때에야 쓸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또렷한 감흥과 계획 없이 견디는 자세로 사는 요즘. (중략) 먹지도 자지도 그래서 잘 웃지도 못하면서, 그럼에도 기대감에 앞서는 염려를 삼키며 더 나은 어른이 되고자 하는 밤들이. 아주 낯설지만, 실은 우리도 모르게 시작된 새로운 종류의 사랑이 아닌지.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라 샀다. 너무 좋아서 울고 싶었다.”

하나ㅡ브랜드 프로젝트 디렉터

홍진경의 싸이월드 글


저는 좋은 글을 읽으면 존경과 질투로 꽉 차고는 해요. 특히 담백하고 위트까지 있으면 더욱 그렇고요. 언젠가 홍진경의 글을 읽고 쓴 일기를 들려드릴게요. “그럼에도 내가 꾸준히 읽으려 하는 것은 러닝과 비슷한 호흡을 갖는다. 그냥 발을 딛는 것. 여기서 굴림을 멈추면 넘어지거나 영영 멈춰버린 채 집으로 돌아가 버릴까 싶어 쓰지 못하면 읽기라도 한다. 강제 읽기 결과, 원했던 목적과는 다른 것을 얻었다. 칼이 무뎌질까 매일 갈았는데 칼을 갈고 나니 뭐라도 자르고 싶어졌다. 잘 쓰인 문장과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내 글을 쓰고 싶어 속이 울렁거린다. 이럴 때 한 글자 툭 종이 위에 건들기만 해도 글이 토처럼 와락 쏟아져 나온다.”


현지ㅡ브랜드 프로젝트 매니저

평일에 일하는 저에게 주말은 무엇과도 바꿀 없는 소중한 날이에요. 매주 찾아오는 주말을 보내는 방식은 각자 다를 텐데요. 평소에는 하기 어려운 문화생활을 하고, 친구를 만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혹은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겠죠. 저는 집에서 쉬어 보려 마음을 먹어도 몸이 근질근질해져서 결국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어김없이 바깥 공기를 가득 마신 지난 일요일의 일상을 꺼내 볼게요.


책과 사람들, 한 잔의 마실 것

매년 이맘때면 언리미티드 에디션’, ‘서울아트북페어가 열립니다올해도 16회 언리미티드 에디션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다녀왔어요. 역시나 사람이 아주 많았습니다. 그래도 책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건, 정말 다행 아닌가요? 그간 어라운드와 함께했던 참여진분들도 뵐 수 있어 반가웠어요. 신간 98호에 등장하는단춤, 하호하호의 부스에도 들렀는데요, 일러스트북 《은행나무에게 그린 그림》에 순식간에 마음을 빼앗겼어요. 빼곡하고 진득한 나무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잔잔한 위로를 받습니다.

열심히 보고 걸었으니 맛있는 음료와 함께 잠시 평화로운 시간이 필요하겠죠. “논 커피 메뉴에 대한 개인적인 갈증에서 시작된 작은 음료 가게.” 카페 ‘파오리’의 소개 문구입니다. 커피를 무척 좋아하지만, 파오리에 가면 이곳에만 있는 독특한 음료들을 마셔요. 이날은 대표 메뉴인 ‘멀드’를 따뜻하게 마셔봤어요. 와인은 안 들어갔지만 뱅쇼를 먹는 느낌이 들어 추워진 날씨와 아주 잘 어울리는 음료랍니다. 금세 한 잔을 비워내며 따뜻하게 한 주를 마무리했어요.


A. 서울 중구 동호로5길 2-1 1F 파오리

앞서 잠시 들춰보았듯, 신간 98호는 ‘기록과 공유’에 대해 말해요. 그간 어라운드가 주로 쓴 사람의 자리에서 기록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그보다 확장되어 공유를 통해 또 다른 이야깃거리가 탄생하는 지금 시대의 기록을 응시했습니다. 12월 10일 발행 예정인 98호를 아래 버튼을 통해 미리 살펴보세요. 우리가 공유한 기록이 각자에게 닿아 어떤 의미와 흔적을 남길지, 설렘을 안고 올해 마지막 신간을 소개합니다.

정답게 새해 인사를 건넨 게 엊그제만 같은데 열한 개의 달을 넘어 마침내 마지막 달에 도착했네요. 한 해의 문을 열고 닫을 때까지, 수십 통의 편지를 사이에 두고 여러분과 마음 맞댈 수 있어 참 행복하답니다. 2024년의 마지막 편지가 될 다음 뉴스레터에서는, 올 한해의 어라운드를 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를 안고 찾아올게요. 그럼, 다다음주 목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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