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 로비에서 보낸 첫 겨울
쏭쏭: 류우님이 17세쯤 탈가정을 하셨다고 알고 있어요. 처음 집을 나왔을 때 혼자 지내셨는지, 같이 지내게 된 사람들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류우: 처음 세 달간은 혼자 다녔어요. 좀 큰 병원 로비에 소파가 쫙 깔렸잖아요. 거기서 자고, 병원 화장실 가서 씻고 그랬어요.
쏭쏭: 병원 로비에서 혼자 지냈으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류우: 처음 3개월은 마냥 그냥 즐거웠어요. 집에 있을 땐 많이 지옥 같았거든요. 나오니까 나를 때리는 사람도 없고, 누구 눈치 볼 필요도 없고. 그래도 외롭긴 했어요.
● 정보 공유와 “함께 산다”는 것
쏭쏭: 탈가정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적어도 더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이네요. 앞으로 청소년이 안전하게 기대어 살 수 있는 관계가 더 많아지려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류우: 청소년이 좋아하는 걸 무작정 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왜 그런 환경에 놓였는지 같이 이해하려고 해야죠. 그냥 욕부터 하면 그건 도와주러 온 사람이 아니라 욕하러 온 사람처럼 느껴지잖아요.
쏭쏭: 오늘 이야기 들으며 류우님이 왜 누군가와 함께 살고 싶어 했는지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함께 살아보려고 팸도 만들고, 정보도 공유하고, 다양한 기관들과 관계를 맺으며 지내왔던 시간이 류우님에게 어떻게 남았는지가 궁금해요.
류우: 사실 저는 탈가정해서 살아남으려고 나온 게 아니라 이렇게 살다 자살할 바에는 차라리 탈가정해서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죽는 게 낫지 않나 해서 나왔었어요. 그런데 나와서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서 계속 살 수 있었고,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며 그만큼 여러 가지 추억도 생겼어요. 인생에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때가 생겨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