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4 Mon
바이트북 vol.3

봄이 짧다는 탄식은 어쩌면 봄꽃만을 바라보는 데서 나오는지도 모른다. 대개는 봄꽃 특히 벚꽃이 피어야 비로소 봄을 실감하는데, 벚꽃이 만발하는 기간은 열흘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벚꽃이 지고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면 습관적으로 이런 말을 내뱉는다. "금방 여름 오는 거 아냐? 중간이 없어, 중간이." 사실은, 중간이 있다. 꽃이 피고 지는 때만을 봄이라 부르지 않는다면. 매일 산책하는 사람들은 자연이 돌연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한정원, «시와 산책»
📌CONTENTS

🍪한 입 3호 책 투표결과 공개!
🍪두 입 독서미식회 | 오만과 편견
🍪세 입 소설의 시작, 첫 문장
🍪네 입 시식코너 | <오만과 편견> 한 입 더 즐기기
3호 책 투표결과 공개!
🎉당선🎉 1위 - 오만과 편견 (14표)

"예상했습니다. 후후. 장난이고요, 제 인생책이었지만 누군가 대신 추천해주셨던 오만과 편견이 3호레터의 주인공이 되어 매우 기쁘답니다! 우리 바이트북 견과류 에디터들은 물론, 구독자님들도 제 인생책을 함께 즐거주실거라 생각하니 아주 뿌듯하고 기쁩니다 직접 골라주신만큼 더더욱 재미있고 즐겁게 3호레터를 봐주셨으면 해요. 그럼, 오만과 편견을 맘껏 즐겨주세요"
From. 에디터 호두🧡

2위 -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11표)
3위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9표)
4위 - 나의 미카엘 (7표)
5위 - 여자 없는 남자들 (5표)
6위 -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4표)
독서미식회
오만과 편견
6명의 에디터를 소개합니다!
작가 세계 미리보기
주요 인물 미리보기

차가운 마카다미아 : 저부터 말하면, 오만과 편견이라는 고전적인 제목치곤 김은숙 작가 드라마 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 소설. 영국판 김은숙 드라마다.


혼돈의 건포도 : 저도 딱 그 생각 들었어요. 2005년 개봉한 <오만과 편견> 영화 포스터가 독립 영화 스타일이라 사랑을 주제로 한 난해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책 내용은 완전 보편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였어요. 김은숙 작가님 시나리오처럼 메인 커플, 서브 커플이 나뉘기도 하고요. 더군다나 캐릭터들 성격이나 조연 활용 같은 측면에서도 클리셰적인 것들이 눈에 많이 띄었어요. 개인적으로, 눈에 딱 들어왔던 건 심리 묘사였던 것 같아요.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할 줄 아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가운 마카다미아 : 덧붙여서 제가 김은숙이라고 느꼈던 이유는 여자 주인공이 당차고 분명하게 하고 이런 타입이어서? , 악역이 있긴 하지만 극악무도한 악역은 없었잖아요. 그런 점에서 비슷한 점을 좀 느꼈어요.


따뜻한 피스타치오 : 맞아요. 익숙한 드라마의 향기가 나던 소설이었죠.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오만과 편견이 길지만 좋은 소설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거든요. 사실 지금까지 제가 정의해오던 좋은 소설은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사건과 갈등으로 많은 보여주고 느끼게 하는 소설이었는데 오만과 편견을 통해 그렇지만은 않다는 느꼈어요. 

앞서 드라마 같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분께서 이야기해주셨는데 오만과 편견은 작고 보편적인 이야기 속에서 최대한의 진리를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오만과 편견이라는 제목을 먼저 제시해주고 장편, 그리고 인생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떤 것이 오만이고 어떤 것이 편견인가를 독자들 스스로 찾아나가게 하는 구성 역시 굉장히 영리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일상의 궤적 변곡점을 그리는 사건 하나로 삶이 송두리째 바뀌게 되는 류의 다이나믹한 소설은 아니지만 정확한 심리 묘사, 빛나는 문장들을 통해 나름의 매력을 강화한 같아요.


뿔난 아몬드 : 저도 비슷하게 봤습니다. 소설은 분명 진부한 부분도 있는데 그걸 부숴주는 코미디 요소들도 많거든요. 그런게 너무 웃겼고 한편으론 제가 요새 외로워서 그런지 짜증이 나더라고요. 결국에 오만과 편견이고 자시고 사랑에 빠질 사람들은 빠지는 아닌가하는 느낌이 들어서.. 해피엔딩이라서 마음이 좋으면서도 은근히 착잡한? 그런 느낌으로 봤습니다. 어쨌든, 재밌었습니다. 


반건조 호두 : 근데 이게 200 이야기잖아요. 200 이야기가 사랑을 받아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거고요. 다시 말해 진부하긴한데 진부한 로맨틱 코미디의 시초이자 어떻게보면 원전이라서 그만큼의 특별함 있다는 거죠. 특별함이 제가 인생 책으로 꼽았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저는 이번에 번째로 오만과 편견을 읽게 되었는데요. 번역투가 달라서인지, 민음사의 오만과 편견은 조금 멍청하고 밉상인 인물들에게까지 애정이 느껴질 만큼 유쾌하고 다정한 느낌이 들었던 한편 문학동네의 오만과 편견은 건조하게, 인물들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있었던 같아요.


혼돈의 건포도 : 맞아요. 저는 민음사 걸로 읽었는데, 번역가분이 등장인물들에게 애정이 있는 게 딱 느껴져서 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 필체도 색달랐어요. 이게 번역 문체라서 그런걸 수도 있는데 보통 말의 어순과 다르게 표현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그런데도 술술 읽히는 게 신기하다고 해야 하나? 예를 들면 '00은 ~했다, ~만 빼고', '~그럴 것 같았다. 그 순간은 제외하고' 이런식.


외유내강 캐슈넛 : . 완전 술술 읽히는 소설이었어요. 일단 저는 주변에서 아침 드라마 같다 얘기를 많이 해서 왜일까하는 생각을 하고 봤어요. 아무래도 다들 읽으시면서 답답하다, 아침 드라마 같다고 느낀 부분은 옛날 시대적 배경이라서 그랬던 같아요. 제목이 오만과 편견인데 오만, 편견 단어가 그대로 나와서 되게 신기했거든요. 어렸을 아예 처음오만과 편견이라는 책의 제목을 들었을 때는 너무 어려운 말이었어서오만’..? ‘편견’...? 이러면서 멀리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뜻을 알고 책을 읽으니까 오만과 편견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끝맺는 반전을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근데 해피 엔딩으로 향해서..ㅎㅎ 평이하게 슉슉슉 빠르게 읽었던 같아요. 짬내서 읽느라 중간중간 끊어서 읽었는데, 매번 읽기 시작할 때마다 빠르게 빠져들어서 재밌게 읽을 있었어요.

뿔난 아몬드 : 저부터 시작해볼까요? 일단은 엘리자베스가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싸가지가 없기도 해요. 안해도 말을 해서 일을 크게 키운다는 느낌도 받았고요. 


차가운 마카다미아 : 저도 엘리자베스가 싸가지는 좀 없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오히려 좋았어요. 오만과 편견이 고전임에도 고구마 같지 않고 사이다 같은게 여자 주인공이 화를 삼키는 아니라 내뱉거든요. 

소설의 시작, 첫 문장
출판사별 첫 문장 중 여러분의 취향은?

It is a truth universally acknowledged, that a single man in possession of a good fortune must be in want of a wife.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민음사)

큰 재산을 가진 미혼 남자라면 마땅히 아내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문학동네)

부유한 독신 남성에게 아내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이다.
(시공사)

상당한 재산을 소유한 독신의 남자는 아내가 필요하게 마련이다.
(펭귄클래식코리아)

재산이 많은 미혼 남성이라면 반드시 아내를 필요로 한다는 말은 널리 인정되는 진리이다.
(열린책들)
시식코너
<오만과 편견> 한 입 더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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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아몬드's Pick
🎬 폴 토마스 앤더슨 <펀치 드렁크 러브>
다아씨와 엘리자베스의 오만과 편견처럼 어떤 사랑을 시작하기 전엔 항상 이런저런 장애물이 있기 마련이다. 마치 그 감정의 크기를 시험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펀치 드렁크 러브도 그런 이야기다. 사랑을 시작하려는 두 남녀의 장애물에 대한. 로맨틱 코미디 아닌 블랙코미디에 가까운 로맨스 영화다. 궁금하죠? 호불호 갈릴 수 있음 주의!
반건조 호두's Pick
🎬 닉 카사베츠 <노트북>

제목은 오만과 편견이지만 사실상 순도 높은 사랑이야기인 이 책처럼, 이 영화도 제목은 ‘노트북’이지만 잊을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푹 빠져 도로위에 드러눕기까지하는 주인공들과 함께(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힌답니다), 분위기에 흠뻑 취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

차가운 마카다미아's Pick
🎬 샤론 맥과이어 <브리짓 존스의 일기>
오만과편견은 늦게 읽었지만, 미스터 다아시가 매력적인 인물이란건 진즉 알고 있었죠. 바로 이 영화때문에요! 시리즈 중 설레는 대사와 장면이 많은 1편을 추천해요.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까지 다아시를 맡은 콜린퍼스는 영국 공식 인증(?) 다아시인가 봅니다. 이 외에,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비커밍제인도 소설 오만과편견을 더 깊게 이해하고 설레는 기분을 두배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답니다💙

따뜻한 피스타치오's Pick
📕  보리스 비앙 <세월의 거품>
미셸 공드리의 <무드 인디고>의 원작 소설입니다. 사랑과 결혼에 대해 말하지만 파격적인 장면 없이 드라이하게 그 둘을 말하는 오만과 편견과는 다르게, 초현실적인 상징과 감각적인 장면으로 사랑을 노래하는 작품입니다. 두 커플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통해 달콤하면서도 서글픈 사랑을 노래하는 세월의 거품의 세계 속으로 빠져 보셨으면 해요.
혼돈의 건포도's Pick
📕 줄리아 퀸 <브리저튼 - 공작의 여인>
로맨틱 영화 절대 안본다는 건포도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린 (막상 보면 과몰입하는 이중성🤦‍♂️) 넷플릭스 초대박 히트작 <브리저튼>. ‘줄리아 퀸’의 동명의 소설 원작으로 브리저튼 家의 8남매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총 8권의 소설입니다. <오만과 편견>의 ‘리지’와 ‘다아시’ 커플 버금가는 ‘다프네’와 ‘사이먼’ 커플의 미묘하고 더 수위 깊은(?) 로맨스에 빠져보세요. <트와일라잇>이후 웹소설 감성 가득한 할리퀸 소설을 찾고 있다면? 강력추천.
 👀 Millie   👀 RIDI SELECT 
외유내강 캐슈넛's Pick
📕 제인 오스틴 <이성과 감성>
분별력 있고 감정을 삭힐 줄 아는 언니 ISTJ 엘리노어와 즉흥적이고 감성적이며 충동적이기까지 한 여동생 ENFP 마리엔이 눈앞에 닥친 현실적 고난에 부딪치며 진정한 사랑을 찾는 과정이 담겨져 있는 제인 오스틴의 또 다른 소설! 수많은 캐릭터들을 모두 사랑이 가득 담긴 시선으로 담아낸 제인 오스틴이 두 자매와 또 다른 인물들을 어떻게 남아내는지, 볼 수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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