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선 송신 시작
첫 번째 모임은 독립서점에서 하고 싶었다.
공중선은 문학단체이고, 꽤 오래전부터 독립서점에 대한 로망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포털에 검단 독립서점이 검색되지 않았다.
검단에는 독립서점이 정말 없는 것일까.
그게 말이 되나?
인구 20만의 도시인데. 유아동 인구가 전국 최상위권이라 했는데.
이다지도 사람들은 문학에 관심이 없는 것일까.
이곳에 문학단체를 만들어도 되는 것일까.
그러나 그런 우려의 순간마저도 포털에는 계속 ‘검단 독립서점’을 입력하고, 새로고침을 누르고 있었다.
그것은 할 일 없이 알고리즘에 뜨는 유튜브를 죄다 찾아보는 마음과 다르지 않았다.
생각은 잠시 접어둔 채, 기계적으로 클릭, 클릭, 또 클릭.
그러다가, 거짓말처럼 서점 하나가 떴다.
지금 막 오픈한 독립서점.
이름도 신박한 <살아가는 책과 나와>.
무엇보다 마음을 끌었던 것은, 서점 소개란에 “책 100권으로 시작합니다”라는 문구였다.
아, 이분은 자신이 하고 싶은 서점의 분명한 상이 있구나, 생각하였고
그 마인드가 퍽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무작정 찾아갔다.
용기 내어 문을 밀고 들어가, 서점 대표로 보이는 여자분께 나를 소개했다.
대표님은 약간은 경계하면서도 시원시원하게 환대해 주셨다.
그런데 이야기하다 보니 이 분 뭔가 나랑 비슷한 구석이 있다.
모이는 거 좋아하고, 현실 적응 잘 하면서, 한편으론 마음 깊이 자유를 갈망하는 것.
혹시, 이분...... 차녀 아닐까?
사실 나는 차녀들에 대한 오래된 편견이 있다.
그 편견이 이진송 작가의 <차녀 힙합>을 읽은 후 공고해졌다.
둘째 딸인 나는 늘 식구들 사이를 조율하고 중재하는 역할이었다. 아빠와 엄마 사이, 언니와 부모 사이,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부모와 동생 사이, 언니와 동생 사이에 모두 내가 있었다.
- 이진송, 『차녀 힙합』 중
전형적인 80년대생 차녀인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본능적으로 눈치를 본다.
특히 그 사람의 마음에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서점 대표님과의 첫 만남이 그랬다.
하지만 몇 마디를 나눠본 후 나는 알게 되었다.
이 사람, 차녀구나!
물론 나의 추측은 정확히 들어맞았고 첫 만남에서 우리는 비록 짧게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대화를 하면 할수록 이 사람과 같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강렬해졌다.
이런 분이라면, 공중선의 첫 파트너로 손색이 없겠다. 아니, 완벽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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