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최신 동향 분석
오늘의 주간 인사이트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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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Temp Check
글로벌 벤처 투자 동향의 맥을 짚어봅니다
01   실리콘밸리 투자 활동 동향
03   세컨더리 - 프리IPO 거래 동향
02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 가치 조정
데이터로 분석하는 2022년 벤처 혹한기의 실체
  
투자 업계에서 1월은 항상 전년도 시장 동향을 분석하는 자료들이 쏟아지는 시점입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주 중소기업벤처부의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의 연간 벤처 투자 집행 규모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였다는 점이 알려졌는데, 이를 통해 벤처 투자 혹한기가 어느 정도 현실이라는 점을 데이터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 특히 미국에서는 벤처캐피탈 협회에 해당하는 NVCA(National Venture Capital Association)가 피치북과 협업하여 벤처투자 통계를 매 분기 발표하고 있어 한국보다도 상세한 수준으로 시장 동향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벤처 투자 관련 백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AngelList, Carta, Aumni와 같은 기업들은 외부 조사 기관이 확보하기 어려운 실제 투자 관련 데이터를 방대하게 수집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여 자체적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습니다.

현재 벤처투자와 관련한 통계 데이터가 국내 스타트업에게도 중요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첫째, 해외에서 펀딩을 준비하거나, 해외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자 한다면 해외에서 통용되고 있는 각 투자 단계별 기업가치, 투자 규모, 희석 수준, 기대되는 지표에 대한 컨센서스를 파악하는 것이 승률을 높여줍니다. 현지의 투자자도 알고 스타트업도 아는 데이터를 나만 모른다면 그만큼 투자 유치 시 맥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죠.

둘째는, 실리콘밸리의 투자 트렌드가 결국 3 - 6개월의 시차로 국내 시장에도 반영이 되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선제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사실 실리콘밸리의 경우 올해 1월만 놓고 보면 지난 12월 대비 눈에 띄게 투자가 활발해진 모습입니다. 시리즈A 이전 단계는 오히려 예전으로 돌아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매일매일 투자 유치 뉴스가 나오고 있으니 말이죠. 아마 지금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1분기 이후 국내의 스타트업 투자 열기도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이번 VC Temp Check에서는 2022년의 동향을 보다 상세하게 분석한 Carta, AngelList 및 Forge의 리포트를 중심으로 현재 실리콘밸리 투자 현황을 체크하며 '지금' 벤처 투자의 가장 정확한 온도를 파악해보고자 합니다. 

투자 활동 동향 - 2022년 전체가 아닌 2022년 4분기를 봐야

지난 뉴스레터에서 언급한 것처럼 2022년의 벤처 투자는 상반기와 하반기의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렸던 한 해였습니다. 2021년의 투자 열기가 이어지던 2022년 상반기에는 여전히 전년 수준의 투자가 이어졌지만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투자가 위축되는 것을 누구나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1) 2022년 4분기 투자 실적은 규모 및 건수 측면에서 2018년 이후 최저 수준

Carta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 4분기의 미국 벤처 투자 집행 규모는 총 28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이는 이전 연도들의 같은 분기와 비교할 경우 2018년 이후 최저 규모로 나타납니다. 특히 이전 5개년의 경우 항상 4분기에 투자 집행 규모가 가장 크게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2022년의 경우 흐름이 완전히 역전되었다는 측면에서 작년 하반기 시장 분위기가 얼마나 급격하게 변화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2) 브릿지 라운드 급증

스타트업은 거시적인 불확실성이 증가할수록 런웨이를 늘리고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브릿지 라운드를 진행합니다. 지난 3년 간 흐름을 보면 팬데믹이 발발했던 2020년 2분기, 그리고 가파른 금리 인상이 시작되었던 작년 3분기 브릿지 라운드의 비중이 급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지난 라운드와 동일한 기업가치로 브릿지 라운드를 진행하여 자금을 보충하는 최근의 투자 흐름을 잘 보여주는 데이터입니다.
3) 라운드 별 소요 기간도 증가

브릿지 라운드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투자자들이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라운드와 라운드 사이에 소요되는 시간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2년 4분기에 시리즈A 라운드를 진행한 기업들은 시드 라운드 이후 약 800일 만에 시리즈 A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1분기의 700일보다 20% 가까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마찬가지로 시리즈A에서 시리즈B 또한 2년 반에 가까운 900일, 시리즈 B에서 시리즈C도 비슷한 기간의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에 관계 없이 브릿지 라운드를 진행하거나 또는 정식 라운드 진행 시 조달 규모를 늘릴 필요가 커졌음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과거에는 스타트업이 2년 정도의 운영 자금을 목표로 펀드레이징에 나섰다면 이제는 3년의 운영자금을 가정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해석입니다.
기업가치 조정 - 천천히 진행중인 초기기업 밸류에이션 조정

1) 2022년 4분기 투자 실적은 규모 및 건수 측면에서 2018년 이후 최저 수준

비상장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또한 작년 3분기부터 하향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2년 2분기의 경우 프리시드의 라운드가 평균 150억 원 수준이었다면 4분기에는 100억 원 수준으로 내려온 것으로 집계됩니다. 이는 2020년 수준과 유사하지만 여전히 2018 - 19년 대비해서는 높은 수준입니다.

이전 분기와 비교해보면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모양세가 명확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치 조정이 일어난 것 같지만 연간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아직까지도 시장을 관망하는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상장된 기술주의 경우 1월 주가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고점 대비 50% 이상 조정되었는데 비상장 기업은 여전히 기업가치에 프리미엄이 적용되고 있다는 시각입니다.
2) '업'라운드는 확연히 줄었지만 '다운'라운드는 아직 많지 않은 상황

아래 차트는 기업가치가 상승한 '업라운드'와 기업가치가 이전 라운드 대비 하락한 '다운라운드'의 추세를 나타내는 차트입니다. 최근 2022년 하반기부터의 트렌드를 보면 '업라운드'는 2020년 이전보다도 낮아진 수준이지만 아직까지 '다운라운드'나 '헐값매각 (Exit Down)'은 2017 - 19년 대비해서는 여전히 적은 수준입니다. 아직까지 많은 스타트업들이 2020 - 2021년 받아둔 투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있기 때문입니다.
3) SAFE를 활용한 브릿지 라운드 증가

2022년 진행된 투자의 55% 이상은 SAFE 형태로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브릿지 라운드 증가와 더불어 신속하게 자금을 확보하고자 하는 니즈가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투자 규모는 여전히 정식 라운드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소액의 브릿지 라운드와 대규모의 정식 라운드로 구분되는 투자 트렌드를 반영한 것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정식 라운드에서 기업 가치를 하향 조정하는 '다운'라운드를 피하고자 하는 기업의 니즈에 따라, SAFE에 적용되는 최대 기업가치(Cap Valuation)를 낮춰 신규투자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형식적인 다운라운드는 피하는 형태가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투자 형태 별 투자 건수 (Deals by Instrument)
투자 규모 별 투자 건수 (Deals by Instrument)

세컨더리 & 프리IPO -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


1) 후기 벤처투자 기업가치는 속절없이 하락 중


최근 피델리티, 프랭클린템플턴, 블랙록, 티 로우 프라이스 등 뮤추얼 펀드들도 비상장 스타트업의 후기 단계 투자에 활발히 뛰어들면서 관련 주식들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당 회사들은 펀드 공시 의무가 있기 때문에 비상장 기업이더라도 매 월 공정가치를 평가하여 발표하는데, 이는 실제 프리IPO 기업 밸류에이션의 벤치마크가 되곤 합니다.


공정가치 평가는 단순히 투자 원가 뿐 아니라 시장의 구주거래 가격 및 상장된 비교 기업의 지표를 참고하여 산정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현재의 시장 상황을 반영한 가격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현재 레딧, 디스코드, 스트라이프, 인스타카트와 같은 비상장 데카콘 기업들은 모두 고점 대비 40% 이상 기업 가치가 하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2022년 7월부터는 이전 펀드레이징 대비 공정가치가 하락한 기업의 비중이 7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예전에 투자를 받을 때 유니콘 데카콘이라고 평가받은 기업들이 더 이상 해당 기업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의미입니다.

    2) 모두가 팔고자 하는 세컨더리 시장


    기존의 투자자가 보유한 구주를 사고파는 세컨더리 거래의 경우 이미 2022년 3월부터 매도세가 매수세를 압도하는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비상장 거래 플랫폼 FORGE에서도 매도 의향이 총 거래의 70%를 넘어서는 반면 매수 의향 비중은 30%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특히 매수-매도자 간 가격 격차 또한 202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 20 - 25% 수준의 스프레드가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매도자는 직전 라운드 대비 20% 수준의 할인을 원한다면 매수자는 40 - 50% 수준의 할인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국내에서 네이버가 보유한 오늘의집 및 리디의 구주 매각도 50%에 가까운 할인율에도 불구 큰 인기를 끌지 못한다는 점은 국내 시장 또한 동일한 현상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해빙의 조짐이 보이는 2023년 1월

    다만 올해 1월에는 주식시장의 훈풍에 힙입어 스타트업 투자 또한 다시 활발해지는 모습니다. 작년 4분기 진행된 투자 건들을 연초에 발표하는 현상도 이어지고 있으며, 실제로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최근 20년 래 최고의 1월 실적을 보여준 미국 주식시장 및 생성AI를 둘러싼 기대가 맞물리며 다시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다음 번 VC Temp Check에서는 올 초부터 자금을 유치한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벤처 투자 동향을 한 번 살펴보고자 하니 많은 기대 바랍니다 🙋‍♂️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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