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모르겠지만, 감정표현이 어렵다면 보세요.

사람은 기뻐서, 슬퍼서, 화나서, 두렵거나 무서워서, 눈물을 흘린다고 해요. 그렇지만 우리의 기분은 단어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지 않아요. 영문도 모른채 눈물이 나곤 합니다. 😭

우울이들은 눈물을 잘 흘리시나요? 저는 1년에 한 번 울면 많이 울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눈물샘이 건조합니다. 그런데 저와 같은 우울이 여러분, 감정 표현은 잘 하고 계신지요. 😀
감정 표현도 못하고 울지도 못한다면

📮 에디터 DK가 전합니다. 
1. 감정 표현 불능증을 가진 소년의 성장 소설, 아몬드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는 감정 표현을 잘 못해요. 불만이 있으면 말하라며 잔소리를 들을 정도였죠.

어느 날 친구가 저에게 기분 나쁜 일을 잔뜩 털어놓은 적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제 기분도 나빠졌어요. 그 친구는 기분이 풀린 듯 했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죠. 그 이후로 저의 부정적 감정을 친구나 애인에게 얘기를 하면, 나쁜 기분을 전염시킬 것만 같았어요. 😟

그래서 나쁜 기분을 어떻게든 혼자 풀어왔어요. 좋아하는 맥주를 마시며 유튜브를 보거나, 과식을 하거나, 밤 늦게까지 영화를 보곤 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방법들이 효과가 없어졌어요.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던거죠. 머리와 가슴 안에 조그만 돌맹이들이 쌓여가는 느낌이었답니다. 

저는 그 돌맹이들이 사라지도록 노력했어요. 술과 과식은 좋지 않으니 운동을 더 열심히 하거나 일에 몰두해봤어요. 괜찮아지다가도 나아지지 않았죠. 눈물이 나올 것 같아도 울고 싶지 않았어요. 더 약해질 것만 같았거든요. 😢

2.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기

그런 제가 최근에 지하철에서 펑펑 울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같이 있던 친구가 심각한 제 표정을 보더니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스럽게 물어봤어요. 평소의 저라면 아무 일도 아니라며 괜찮다고 말했겠지만, 그 날은 신기하게 너무나 말하고 싶었어요. 😛

“우리 앞에 계셨던 시각장애인 분 코트에 떡볶이 국물이 묻었어. 누가 알려주지 않는 이상 혼자서는 모르잖아? 얼마나 힘드실까? 나 너무 슬퍼.”

글로 보면 차분하게 말한 것 같지만, 민망하게도 숨이 넘어가게 울면서 이야기했어요. 친구는 괜찮다며 토닥여줬고, 울고 나니까 개운했어요. 눈물을 참지 않고, 왜 슬픈지, 얼마나 슬픈지 털어놓으니 괜찮아졌어요. 

그 이후로, 속상한 일이 생기면 먼저 제 기분이 어떠한지 스스로 물어보고, 최대한 말로 표현하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신기하게도, 상대방에게 나쁜 기분을 전염시키지 않고도 제 기분이 나아지는 경험을 하고 있어요. 😂

3. 울음은 나를 진정시켜주고 삶 속의 고민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줘.

서울 아산병원의 스트레스 심리상담센터에서는, 본인의 기분을 스스로 인정하고, 말로 표현하는 것으로 어떠한 기분으로 인한 심적 부담을 덜 수 있다고 해요. 

“나는 이런 일 때문에 기분이 이렇구나.” 😊
“친구야, 나는 내 직장 상사가 그런 행동을 한 것이 무례하다고 생각해서 화가 나.” 😑

이런 표현을 해보면 기분이 나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한다면,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대방은 여러분의 기분에 진심으로 공감해줄 거예요. 나쁜 기분을 전염시키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눈물이 나올 것 같다면 시원하게 흘려보내도 괜찮아요. 😄

실제로, 눈물을 흘리는 행위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해로운 물질인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을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고 해요. 그리고 울고 나면 생각이 정리되면서 차분해질 수도 있어요. 😏

가둬두었던 감정을 꺼내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울고 싶은 기분이 들면, 울어버리면 어떨까요?
우울할 때 보기 좋은 콘텐츠를 소개해요!

🙏 영화: 굿 윌 헌팅 (Good Will Hunting)

‘억눌려 있던 감정을 폭파시킬 수 있는 영화’

정말 유명한 영화죠. 유년 시절 부친에게 학대를 당한 트라우마를 가진 청년이 꽁꽁 닫힌 마음을 타인에게 열어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입니다. 못 보신 분들을 위해서 스포일러는 하지 않을게요. 저는 이 영화를 핸드폰에 다운 받아서 봤어요. 영화의 마지막 50분 정도를 지하철에서 봤는데, 몸에 열이 오르고 얼굴이 터질 것 같이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꾸역꾸역 참았던 기억이 납니다. 😂

"그 때 눈물을 참지 않았다면 제가 가진 트라우마도 조금은 사라지지 않았을까요?"

눈물을 흘릴까봐 이 영화를 다시 못 보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주인공과 함께 울어버리려고 해요.

“네 잘못이 아니야.” <영화 대사 中>

😸 노래: Good Night - 10cm

‘아무도 내 힘든 하루를 알아주지 않았을 때 들으면 좋은 노래’
누가 보면 아닐 수 있지만, 나름대로 힘든 하루를 보내고 쓰러질 듯 집에 온 기억이 많네요. 하지만 아무도 저에게 고생했다고, 힘들었겠다고, 잘 견뎠다고 얘기를 해준 날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럴 때 노래 한 곡이 무엇보다 따뜻한 위로를 주곤 해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우울이 여러분, 오늘 하루도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

나쁜 기억에 아파하지 않았으면, 숱한 고민에 밤새우지 않았으면.” <노래 가사 中>
우울이들이 좋아하는 영화나 음악은 무엇인가요? 
어바웃우울 팀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안타깝게도 기존 에디터셨던 소나님과 해수님이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당분간 일을 쉬시기로 하셨습니다. 😢
하지만 기쁜 소식은 새로운 에디터리인 DK님이 합류하셨습니다! 당분간은 우울이분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나폴레와 DK님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지켜봐 주세요.
달라진 뉴스레터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피드백 주시면 반영하겠습니다. 다음 호에서는 그간 받았던 뉴스레터의 피드백을 가지고 찾아뵙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어바웃우울은 🦄익명의 우울이들과 🐯나폴레, 🐤DK 두 명의 에디터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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