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안녕은 우릴 아프게 하지만 우↗️아↗️할거야🎶

“일만 하다가 한 해가 다 간 것 같고, 기념할 만한 일이 좀체 없었던 것 같지만 얘기하다 보면 알게 된다. 돌아보면 좋은 순간들도 많았다는 걸. 예고 없이 슬픈 일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기다리면 다시 웃는 일도 생기는, 그게 삶이기도 하다는 걸.”

김신지, <제철 행복>

 

눈 감았다 뜨니 2025년이 하루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지 싶다가도 또 더디게 흐르는 거 같기도 하죠. 일년을 돌아보니, 이 모든 일들이 올해 일어났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합니다. 저는 종종 친구들과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버티는 게 이기는 거다, 살아남는 자가 승자다. 한편으론 과정이 아니라 결과론적으로만 생각하는 건 아닌가 돌아보게 됩니다. 사실 결과도 결과지만 무탈하게, 그저 평범한 일상을 잘 영위하며 지내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큰일을 겪으며 비로소 깨닫게 되죠. 내년에는 버티고, 살아남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대체로 행복하고 무탈하길 바라는 마음을 잘 길러야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갑자기 찾아오는 슬픔과 고통에 너무 잠식되지 않길 바라봅니다. 힘든 순간이 닥치더라도 잠깐 숨 고르고, 이내 보통의 삶을 살아낼 수 있길 바라봅니다. 그리하여 ‘지나보니 이런 일도 있었네…’하며 회한의 웃음으로 술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단단함이 생기길 염원해봅니다. 매년 드리는 인사지만, 올 한 해를 잘 견딘 나 자신에게 그리고 가족과 친구, 지인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며, 올해도 고생 많았습니다.

👩‍💻👨‍💻우리가 만난 청년들, 그리고 노원이라는 이름

 2월부터 11월까지, 열 번의 대화에 대한 기록

 

2월의 어느 날,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일로 청정시간의 2025년을 밝혔습니다. 이후 우리는 매달, 청년이라는 이름으로 노원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만났습니다. 가게 안쪽의 작은 작업대에서, 회의실의 테이블 위에서, 행사장의 참여 청년들 틈에서, 숲길과 강 위에서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길목까지요. 열 번의 인터뷰는 늘 똑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청년의 시각에서 바라보았을 때, 노원구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질문은 같았지만, 각자의 경험에 따라 대답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여러 말들이 쌓여, 하나의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12월, 을사년 마지막 청정시간에서는 지난 11개월의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말들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청년이 말하는 노원

‘청년의 시각에서 바라보았을 때, 노원구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라는 열 번의 질문에 하나의 공통된 흐름이 보였습니다. 청년들이 말하는 노원에 필요한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어요. 반복해서 등장한 단어는 대체로 ‘연결’, ‘관계’, ‘머무를 수 있음’, ‘다시 해볼 수 있는 여지’였어요.

  •  혼자 상상할 때는 막였했던 생각이 함께 이야기할 때 현실이 되는 도시
  •  실패해도 괜찮고, 속도가 달라도 기다려주는 환경
  •  주거·일·관계가 따로 흩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
  •  지원받는 대상이 아니라 기획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자리

청년들은 더 많은 정책을 요구하기보다는 이미 있는 제도 안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충분이 인정받고 존중받고 있다는 감각을 원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청년친화도시는 새로 만드는 도시가 아니라, 청년의 목소리를 끝까지 듣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어요.

💬어떤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 했을까

올해 총 17명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17명의 청정시간 인터뷰 참여자의 특징은요.

  • 지역에서 가게를 연 청년 창업가
     ➡️ 자개공방 공방, 식물, 스포츠 브랜드 등을 통해 노원에 뿌리내린 청년을 만났어요.
  • 문화와 예술로 지역을 연결하는 청년

     ➡️ 연극, 마음돌봄 키트로 감정을 나눈 기획자들을 만났어요.

  • 청년 정책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청년 종사자

     ➡️ 청년성장프로젝트, 일자리 지원의 현장을 지키는 청년을 만났어요.

  • 청년의 주민자치를 지원하고 설계하는 종사자

     ➡️ 회의실에서, 동네에서 청년의 자리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 들었어요.

  • 회복과 재도전을 선택한 청년

     ➡️ 쉬었음의 시간을 지나 다시 관계로 들어온 참여자를 만났어요.

  • 장애, 경계선지능 청년과 함께하는 중간지원 조직 종사자

     ➡️ 배제 없는 청년 정책을 현실로 만들고자 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어요.

이들 모두 다른 위치에 있지만 공통적으로 정책을 이용한 사람이 아니라 청년과 함께 정책을 만들고 실현시키고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누구도 스스로를 정책의 수혜자라고만 부르지 않았어요.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정책을 함께 만들고, 수정하고, 실현하며 살아낸 사회 구성원이었습니다. 

🍀열 번의 인터뷰가 남긴 청년에게 건네는 말

인터뷰에 참여한 청년이 뉴스레터를 읽는 또 다른 청년에게 건네는 말의 공통점은 괜찮다였어요. 지금 잠시 멈춰 있어도 괜찮다고, 비교하지 않아도 된다고, 혼자 해결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용기를 복돋아 주었어요.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실패가 아니라 관계의 시작이라고 말이에요. 누군가는 ‘그날의 선택이 나 자신에게 준 선물이었다’라고 말했고, 다른 누군가는 ‘정책은 사람을 분류하기보다는 회복시키는 언어여야 한다’고 말했어요. 열 번의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이어지더라고요. 청년의 삶은 성과 이전에 안전해야 한다고요. 여기서 말하는 안전은 나 스스로 혼자 두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이에서 관계를 통해 만들어진다고요. 그러니 지금 혼자라 생각해도 일단 잠시 밖에 나와보라고 따뜻한 말을 건네주었어요.

📫2025년, 정책에 참여한 청년들의 모습

올해 청정시간을 통해 만난 정책 참여 청년들은 완성된 모습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기 보다는 여전히 변하고 성장하고 있는 청년이었어요. 자신의 불안을 숨기기보다 지역의 언어로 풀어내고, 앞서 나가기보다 함께 가는 방식을 고민하고, 빠른 결과보다 오래 남을 선택을 생각하는 청년이었어요. 10번의 인터뷰를 통해 노원구가 그리고 노원구에서 생활하는 청년과 관련 종사자가 볼 때 청년은 ‘잘 준비된 이야기’를 건네기보다는 노원 안에서 계속 살아갈 기록자처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이런 점 때문에 노원구가 가진 가능성이 기대되고, 오래 머물게 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기록을 마치며

열 번의 인터뷰를 지나며 알게된 점이 있습니다. 청년친화도시는 특별한 청년이 모이기보다는, 평범한 일상을 잘 가꿔내는 청년이 노원구에 머물 이유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도시라는 것을요. 이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아직 열어보지 않았던 정책의 문이 될거에요. 또 누군가에게는 다시 한 번 잠시 쉼을, 잠깐 멈추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일상을 선택해도 괜찮다는 신호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내년에도 청정시간은 또 다른 청년의 이야기를 같은 질문으로 다시 묻게 될 것입니다.

청정 시간|정책을 경험한 경험할 청년에게 건네는 이야기💌
 청년의 이름을 다시 부르는 자리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며, 청년성장프로젝트를 운영한 센터장으로서 조용히 지난 시간을 돌아봅니다. 올해의 시간은 유난히 빠르게 흘러갔지만, 그 안에서 만난 청년들의 얼굴과 목소리는 또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 사업은 무언가를 ‘해 주는’ 일이기보다, 지역에서 살아가는 청년 한 사람 한 사람을 다시 이름으로 부르는 과정에 가까웠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우리가 만난 청년들은 흔히 사회가 붙이는 여러 이름 속에 있었습니다. 미취업, ‘쉬었음’, 준비 중이라는 말로 묶이곤 했지만,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은 언제나 각자의 삶을 가진 ‘나’였고, 고유한 속도와 이야기를 지닌 개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청년을 하나의 유형으로 보지 않으려 애썼고, 가능한 한 많이 듣고, 쉽게 판단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이 사업의 출발점은 늘 ‘지금 이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매달 이어진 나다움상담에서는 버크만과 TCI라는 도구를 빌려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검사 결과보다 더 오래 남은 것은,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하고, 수업이 끝난 뒤에도 이야기를 이어가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믿고 꺼낸다는 일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 알기에, 그 시간을 함께해 준 청년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다움학교에서는 각자의 강점을 처음으로 말로 꺼내보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다는 말, 그리고 어느 날 전해진 취업 소식은 이 일이 왜 중요한지 다시금 알려주었습니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이, 누군가의 삶에서 실제 변화로 이어질 때 느껴지는 기쁨은 언제나 특별했습니다.

또한 청년활짝네트워크를 통해 이어진 교류의 시간도 잊을 수 없습니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지역 안에서 연결되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이곳이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관계가 만들어지는 자리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노원구경계선지능인평생교육지원센터와 서울발달장애인부모연대 노원지회와 ‘동그라미 활동단 <품>’이라는 사업을 통해 처음 인연을 맺고 함께 일을 시작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서로의 역할과 강점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였고, 그 흐름 속에서 청년성장프로젝트에도 참여의 형태로 함께해 주셨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고,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참여해 주신 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자리를 빌려 노원청년정책네트워크 6기 청년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노원청정넷과 청년자율예산제를 통해 만난 청년들은 단순한 참여자를 넘어, 지역의 의제를 함께 고민하고 예산이라는 현실적인 조건까지 책임 있게 다뤄 주었습니다. 청년의 목소리가 제안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의 결정과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성숙한 참여 덕분이었습니다. 이 경험은 청년이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을 함께 만들어 가는 동료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혼자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늘 새로운 시도를 이해해 주고 현장을 묵묵히 지켜준 센터의 주무관들, 그리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꼼꼼함을 잃지 않았던 청년성장프로젝트 전담 매니저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한 해의 내실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청년성장프로젝트는 올해 최우수 운영기관으로 선정되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었습니다. 이제 센터는 2026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이곳은 여전히 열려 있을 것입니다. 아직 준비가 덜 된 사람도, 방향이 흐릿한 사람도, 잠시 쉬어가고 싶은 사람도 괜찮은 자리로 말입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나도 한 번 가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합니다.


2026년의 어느 날, 센터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기다리겠습니다. 💌

#11월 청정시간 나누기 | 11월 청정시간에 대해 들려준 이야기를 나눠요👂

👍 좋았어요 |  뉴스레터의 첫 시작은 언제나 인용문구와 담당자님 내면의 생각이더라구요:) 이번에 쓰인 문장중에 “시간을 쌓아가면 쌓아갈수록 이토록 많이 무지하였음을 알게 되는 무력감에 지칠때가 있어요.“ 라는 게 가장 와닿았습니다. 어른이 되는 하나의 과정인 것 같아요.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라는 상태로 저는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 세상도. 나도. 그 어떤것도 지금 당장 장담할 수 없기에 그저 무력감이 나의 일상을 방해하지 않도록 잠잠함을 연습하는 것 같네요. 예상치 못한 것에 주눅들지 않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청춘이 참 귀중한 것 같아요. 기어코 모든 불확실함을 넘어설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담당자의 편지📬 | 2025년 한 해 동안 무명의 독자분이 보내주신 응원의 글을 읽으며, 사소한 레터가 아님을 많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무심코 쓴 한 글귀가 누군가에겐 하루를 버틸 용기를 줄 수 있다는 걸 종종 잊을 때가 있어요. 나의 작은 행동이 어떤 이에겐 하나의 걸음이 된다는 걸 잃어서도 잊어서도 안 됨을 새삼 느꼈어요. 지칠때마다 보내주는 작은 글귀가 적어도 저에게는 큰 힘이 되었기에 마지막을 빌미로 이렇게 인사를 건네요. 감사하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청년이자 한 독자이신 분도 하루에 딱 5분 잠시 행복한 순간이 늘 깃들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청년님, 이번 달 청정시간은 어땠나요?

함께 만들어가는 청정시간,
좋았던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 무엇이든 다양한 생각을 들려주세요✍
우리는 늘 청년님의 의견을 귀담아 들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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