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일: 딸기는 나중에 먹자

2023년 5월 22일 | 태어난지 201일

쑥쑥이 안녕.

아빠는 이번주 1박 2일로 출장을 떠나. 엄마는 몇 주 전부터 계속 걱정했어. 물론 아빠 걱정이 아니라 엄마 걱정이었지. 아빠가 평일에 쑥쑥이를 보는 건 저녁 잠깐이지만 그래도 ‘독박육아’는 막막한가봐.

그래서 지난 주말 이틀간 아빠는 쑥쑥이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됐어. 토요일 아침, 엄마는 외출하고 너와 둘이 있는데 뭔가 막막하더라. 졸리기도 하고, 핸드폰으로 게임도 하고 싶고 그랬지.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하루 돌보는 것도 힘들어하는 내가 나중에 어떻게 육아를 할 수 있을까. 그래서 곧바로 일어나 커피 한 잔 마시고 너와 놀아주기 시작했어. 놀다 보니까 아빠도 잠이 깨고 신나더라.

쑥쑥이는 아빠가 뭔가를 먹는 데 관심이 많은 것 같아. 아빠가 냉장고에서 딸기를 한 알씩 빼서 먹고 있는데, 너가 아주 흥미로운 표정으로 쳐다보더라. 먹을까 싶어 딸기를 주려고 하자 얼른 달라는 듯이 손을 뻗으며 입을 벌렸지. 얼마전 사과도 먹었겠다 아빠는 괜찮겠지 싶어 줬어. 쑥쑥이는 딸기를 정말 잘 먹었어. 잇몸으로 딸기를 쪽쪽 빠는 모습을 보니 더 주고 싶었지만, 너가 배부를 것 같아 더 이상은 안 줬어.

그런데 나중에 엄마가 그러더라. 쑥쑥이는 지금 딸기를 먹을 시기가 아니라고. 딸기나 키위 같은 씨가 많은 과일은 빠르게는 7개월, 늦게는 13개월이 지나야 먹을 수 있나봐. 아빠는 순식간에 죄인 모드가 됐지. 쑥쑥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딸기를 더 먹고 싶어했고. (엄마는 무슨 일 생기는 거 아닌가 엄청 걱정했어😅)

다음날, 아빠는 쑥쑥이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었어. 쑥쑥이는 아이스크림에도 흥미를 많이 보였지. 아빠는 그제서야 깨달았지. 아이고 이거 조심해야겠다. 아이들은 부모가 하는 걸 따라 하고 싶어하는구나. 아빠 혼자 아이스크림을 먹으려니 좀 미안했어. 아이스크림을 살짝 주려고 해보자 이번에도 쑥쑥이는 손을 내밀며 달라고 하더라.

나중에 쑥쑥이랑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면 아빠도 행동을 조심해야겠어. 군것질도 조금만 해야겠고, 핸드폰이나 티비도 웬만하면 안 하는 게 좋겠지. 나중에 아빠랑 딸기 많이 먹자🍓

쑥쑥이 딸기 먹방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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