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치노트 1.1.1(name idea by Dintei)
- 숫자 레터와 성취 스코어 시스템 테스트를 시작해요.
- 공휴일에는 쉬어갈게요. 겜피레터
없어도 이미 즐거울 테니까요 ヾ(≧▽≦*)o 3주 만에 돌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동안 즐겁게 보내셨나요? 저는 게임 플레이타임과 업무량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쉴 새 없이 즐거웠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쉴 새 없이 영상을 찍어 올려야했던 유튜버가 떠올랐어요. 본인이 약속한 규칙 때문에 구독자가 짧은
시간 내에 확 모였거든요. 얼마나 빨리 모였냐면요, [한짤요약] “구독자 1만부터 15만 명을 4일 만에 모은 방법”을
영상 제목으로 쓸 정도예요. 그 비결을 요약한 게 아래 짤입니다. 이상적인 형태입니다. 장난삼아, 흥미로워서. 구독해달라는 말을 지겹도록 반복해서 겨우 구독하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낫죠.
콘서트에서 “소리 질러”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시그니처 동작 하나로 소리 지르게 하는 가수가 더 멋진 것처럼요 ✪ ω ✪♪ 12% 푸드 크리에이터 ‘칩chip’은
1만명의 구독자가 늘어날 때마다 감사 인사 영상을 업로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자신의 두 번째 채널인 ‘칩chip-Two’에
규칙을 정한 게 사건의 시작이었죠. 본 채널의 구독자가 137만
명인 만큼 파급력이 높아서 칩chip-Two의 구독자는 하루가 다르게 1만 명을 돌파했고, 덕분에 칩이 감사 인상을 찍느라 허둥댔거든요. 미팅 도중 화장실 가게 만드는 극한 게임 이때부터 실시간으로 나(구독자)의
행동에 반응하는 게임이 시작됐습니다. 여러분이 구독자고, 이
영상을 봤다면 어땠을까요? 10명 중 한두 명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상황을 공유하거나, 카톡으로 입소문을 내지 않았을까요? 그 결과가 어땠나면요~ 화장실 간 지 3시간 만에 허겁지겁 찍고, 촬영할 시간도 없어 지난 영상 재탕하고, 끝내 잠 줄이고, 밥도 안 먹는 게임 개발자 칩… 이 규칙이 재미있는 이유, 자발적 참여를 끌어낸 이유를 게임의 관점에서
볼게요. 칩은 구독자 “1만 명 단위”로
감사 영상을 업로드했습니다. 수치화된 약속을 한 셈이죠. 추상적이고
무의미한 “다음에 더 재미있는 영상으로 돌아올게요”가 아닙니다. 규칙은 모두에게 적용됩니다. 누가 봐도 이견이 없도록 해야겠죠. 행동 지침이 숫자로 정해지면, 힘의 방향이 하나로 모입니다.
명확한 숫자가 있으니 머릿속에 ‘어떻게’에 대한 의문이 사라집니다. 참여의 허들은 낮아지겠죠. 친구에게 공유할 때도 와전될 일이 적을 거예요. 다수의 참여를 빠르게
모으기 위한 조건이 형성된 셈입니다. 구독 게임의 논리적 인프라는 행동의 수치화에 있습니다.
한편, 구독 게임에 재미를 불어넣는 또 다른 규칙은 구독자와 유튜버
사이의 관계에 숨어있습니다. 칩chip-Two 채널을 구독하면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건 무엇일까요?
1. 구독하면 뭐가 됐든 재미있는 영상을 보여줘
2. 구독에 반응한 영상을 제때 맞춰서 올려줘
특정 기간에 특정한 형태의 참여를 빠르게 끌어낸 이유는 2번일 거예요. 플레이어의 행동(구독)이
유튜버의 영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알기 쉬운 것도 2번이고요. 영상이
올라오는 속도가 빨라졌고, 촬영 공간과 상황이 실시간으로 바뀌면서, 숨을
헐떡거리는 목소리로 긴박함까지 더해졌어요.
행동과 결과의 1:1 대응.
행동의 수치화.
참여를 부르는 게임 규칙의 모습인데요, 조금 더 스케일이 크고 친숙한
사례도 볼까요? (≧∇≦)ノ 40% [윈도우의 DOS 밀어내기; 지뢰찾기] 칩이 신규 채널 구독자를 늘렸듯, 새로운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사용된 게임이 있습니다. <지뢰찾기>요. 지뢰찾기가 오늘날 고전 게임이 된 건, 윈도우 PC에 기본 소프트웨어로 설치되어서잖아요.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전략이 숨어있습니다.
이 전략은 MS 윈도우가 PC 운영체제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던 1990년대 초, DOS를 상대하는
데 큰 공을 세웠어요.
약간의 배경 설명이 필요할 것 같네요. 당시만 해도 윈도우에 사용되는
‘마우스’라는 녀석이 생소했습니다. 더블 클릭을 어려워 하는 건 물론이고, 커서를 움직인다는 개념이
생소했을 정도로요. 윈도우 점유율을 늘리려면 마우스 사용을 능숙하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리하야, MS는 마우스 사용자 육성을 목적으로 MS는 지뢰찾기를 내놓게 되었읍니다. 둘이 무슨 상관이냐구요? 마우스로 시장/지뢰 정복하기 ‘커서를 움직여 조그만 칸에 클릭한다’ 이 단순한 물리적 규칙이 MS의 필요에 꼭 맞았으니까요. 지뢰가 의심되는 곳에 깃발 꽂으려면, 정확한 자리에 우클릭하는 법까지
익혀야 하죠.
1990년대엔 마우스 사용법이 지금 VR 기기 적응하는 것처럼 어려웠을 거예요. 사용자는 지뢰찾기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우스 컨트롤을 배웠고, 이는 윈도우 사용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했습니다. 행동과 결과 사이의 대응이 수면 아래에 깔린 것이죠. 카드놀이도 ‘드래그 앤 드롭’을
알려주며 이를 도왔고요 물론 이건 지뢰찾기를 윈도우 보급의 도구로 봤을 때 이야기입니다. 게임
자체로 보자면, 클릭이라는 행동에는 숫자 or 지뢰 or 깃발이 결과라고 해야겠죠.
행동 하나에 결과 하나. 고전게임답게 1:1 대응이 심플합니다. 배우기 쉬워요 (@^0^@)/ 87%
지뢰찾기를 재미있게 하는 규칙(혹은 난제)는 하나 더 있습니다. 지뢰의 위치를 추측하는 근거가 수학적 전략과
확률에 의존한다는 점이요. 격자를 클릭했을 때 나타나는 숫자는, 해당
숫자를 둘러싼 8칸에 지뢰가 몇 개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단순하고, 명확하면서, 무한에 가까운 경우의 수가 나올 수 있어 마스터하기는
어렵습니다. Easy to Learn, Hard to Master “왜 눈이 충혈됐냐고요? 밤새
지뢰찾기 했그등요” (감동 실화) 칩chip-Two 사례와 마찬가지로,
지뢰찾기 역시 플레이어의 행동 기준에 수치를 부여했습니다. 이러한 ‘행동의 수치화’는 디지털 게임은 물론이고 보드 게임, 방탈출 게임에서도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게임과 게이미피케이션에서 규칙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고, 참여를
유도하려면 앞서 말한 것들 것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20년이 넘도록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디지털
게임에서 배운 규칙의 기본입니다. [숫자 레터] 그래서 이번엔 배운 걸 좀 써먹어보겠습니다.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봤어요. 이름은 <숫자 레터>입니다. 이번 레터에는 숫자를 여기저기 심어뒀어요. 일, 이, 삼, 사 등 한글로 표기한 숫자가 순서대로 레터 중간중간에 숨어있죠. 게임의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레터에 쓰인 마지막 숫자(n)를
찾고, 그보다 1이 큰 숫자(n+1)를 포함해 답장을 보낸다.
2. 답장에 들어갈 숫자는 작은 숫자에서 큰 숫자 순서로 배치한다. Ex) 사랑스러운 게임이네요. 오늘도 재밌게
봤어요! 😎
3. 먼저 십오(15)에
도달하거나, 상대가 포기를 선언하면 승리
4. 백 이상의 숫자(천, 조, 경 등) 포함 시
최종 숫자에 2점을 더한다.
5. 승리 시, 달성 숫자가 적힌 디지털 배지 부여 및 겜피레터 성취 스코어 제공 간단히 짜려고 줄였는데도 뭐가 많네요. 규칙을 정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닌 걸 계속 느끼고 있습니다. 이 숫자 레터 게임엔 흥미가 좀 생기셨는지 궁금하네요. 게임이란 게 출시될 때까지는 반응을 장담할 수 없으니까요. 퍼블리싱은 끝났으니,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๑•̀ㅂ•́)و✧ 월요일을 즐길 수 있길 바라며, 진성훈 드림 겜피레터_진성훈 sunghoon_jin@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