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발>(감독 권우정)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63 〈까치발〉
6월 16일 오늘의 큐 💡 Q.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딸? 👩👧 님! 세상엔 참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것들이 많죠. 저는 오늘도 귀여운 힐링짤을 보며 힘을 내고 있는데요. 종종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핸드폰 액정으로 봐도 이렇게 힘이 나는데 내 눈 앞에 있으면 얼마나 예쁠꼬!😍' 반려동물이나 자식이 있다면, 이 감정은 비교가 안될 것 같아요. 오죽하면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는 말이 있을까 싶은데요. 하지만...솜방망이든 고사리손이든 눈을 찌르면 아픈 법😢 다큐멘터리 <까치발>의 권우정 감독은 딸 지후를 '무시무시한 존재'라고 표현합니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존재기 때문이죠. 말은 어찌나 야무지고, 흥은 또 어찌나 많은지. 그런 지후가 주눅드는 순간, 바로 "까치발 그만하고!" 잔소리를 들을 때입니다. 6살이 되도록 까치발을 들고 걷는 지후. 엄마인 우정은 언제나 그 모습을 지적하는데요. 이 증상이 경미한 뇌성마비 증상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눈치채지 못했던 지후의 더딘 부분들을 발견하며 우정은 죄책감과 조바심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립니다. 다시 한 번,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순간입니다. 잘 걸어오던 길이 막다른 벽에 가로막힌 듯한 혼란 속에서 우정은 어떻게 다시 길을 걸어갈까요?😵 님, 이제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는 표현은 꽤나 익숙한 말이죠. 어쩌면 우리는 모두 미지의 세계에 놓여있는 같은 입장일 지도요. 엄마와 딸이 미지의 세계를 함께 가는 과정이 담긴 다큐멘터리들이 있어요! 큰딸의 입장으로 엄마와 막냇동생의 이야기를 담아낸 구윤주 감독의 <디어 마이 지니어스>, 그리고 외동딸의 입장으로 엄마의 '독립기'를 담아낸 한태의 감독의 <웰컴 투 X-월드>를 함께 소개합니다.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넘어지고, 주춤대는 순간을 마주하죠. 실수를 연발하더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 우리는 모두 사람이라 찔리면 아프답니다😖 그럴 때 아픔을 외면하고 밀어붙이기 보단,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님, 그럼 오늘도 행복하자...아프지 말고...🎵
까치발로 닿고 싶은 세상 〈까치발〉 딸로 사는 일이 녹록지 않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종종 엄마만의 대나무 숲이 되고, 때로는 친구들 사이에서 엄마의 기를 살려주는 다정한 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딸’에게 기대하는 어떤 역할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가족을 마주하고 싶은 내 마음이 엄마의 기대를 자꾸만 벗어난다. 집을 나와 산 지 5년, 엄마는 여전히 나를 품 안의 자식처럼 생각하고 엄마 눈에 나는 올챙이 시절을 잊은 개구리라 우리는 아직도 혈기왕성하게 다툰다. 이번에도 어버이날을 앞두고 엄마와 냉전을 치렀다. 〈까치발〉을 보며 나는 딸의 억울함만을 생각하다가 문득 엄마가 처음 엄마가 된 순간을 상상하게 됐다. 〈까치발〉은 권우정 감독의 자전적 다큐멘터리로 딸 지후가 함께 출연한다. 유치원생 지후는 종종 발뒤꿈치를 들고 까치발로 걷는다. “지후야, 까치발 하지 말랬지.” 이 말이 유독 크게 들렸던 건 나도 엄마에게 걸음걸이를 지적받으며 컸기 때문이다. 내 팔자걸음이 엄마 눈에 거슬리는 이유는 아빠의 걸음걸이와 닮아서인데, 끊임없는 엄마의 지적으로 나는 한쪽은 일자, 한쪽은 팔자로 걷는 모, 부 반반의 걸음걸이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까치발에 있어서만큼은 지후의 편이 되었다. 까치발이 ‘뇌성마비의 징후’일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지후는 출산 예정일보다 일찍 세상에 나온 ‘미숙아’다. 시경(詩經)은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셨다고 하지만, 출생은 온전히 어머니의 몫이며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엄마’들이 죄책감을 갖는다는 사실을 지인들이 하나 둘, 엄마가 되며 알게 됐다. 그들은 태아에게 혹여나 해가 될까봐 달고 살던 커피를 멀리하는 건 물론, 선크림 대신 모자를 썼다. 항생제 한 알이면 해결될 알레르기에도 약을 쓰지 못해 진물이 가득한 팔다리를 울면서 긁었다는 이도 있다. 그들은 자신이 바르고 먹는 것 하나 때문에 아이가 잘못 되는 게 두렵다고 했다. 지후의 ‘까치발'이 ‘뇌성마비’와 연결될 때, 그리고 다시 ‘뇌성마비’와 ‘미숙아’가 이어질 때 엄마 우정의 두려움에는 ‘죄책감’이 드리워지고 그것은 더 이상 우정의 개인적 경험이 아니었다. 우리 엄마는 임신 초에 감기약을 먹었다. 오한이 들어 약을 먹었는데 병원에 가보니 애가 들어섰다고 해서 행여나 내가 잘못될까 걱정이 컸다고 한다. 그 걱정은 지금도 유효하다. 조금만 날이 추워져도 몸살을 앓는 나를 보며, 엄마는 임신 중에 감기약을 먹어서 그런 것 같다는 말을 지나가는 투로, 그러나 퍽 조심스럽게 꺼냈다. 너무 조심스럽고 비밀스러워서 남몰래 물려줄 자산이 있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처럼 말이다. (...) 우정의 죄책감은 결국 지후를 다그쳤다. 아이의 ‘남다른 행동’을 고칠 수 있어야 엄마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 엄마는 그렇게 아이를 나무라고, 또 나무란다. 아이는 어느 순간 엄마에게서 멀어진다.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는 지후의 말은 한번쯤 내가 엄마에게 하고 싶던 말이기도 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지후의 까치발은 여전하다. 종종거리는 뒷모습이 병아리 같다가도 의사의 말이 떠오르면 아찔하다. 우정은 죄책감에서 해방되었는지, 지후의 까치발이 뇌성마비와 연관이 있는지 영화는 다 말해주지 않는다. 그건 영화 밖에서도 확신할 수 없는 일일지 모른다. 다만 우정과 지후가 천국과 지옥이 번갈아 찾아오는 일상을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모든 엄마와 자식이 살아가는 풍경이 비슷할 거란 것만이 위안으로 남았다. 까치발이 엄마 개인의 죄책감보다, 아이 개인의 특별함으로 남을 세상을 바라본다. 인디즈 16기 은다강 어디까지? 언제까지? 끝없는 엄마의 굴레 😵
괜찮다는 말 한마디 〈디어 마이 지니어스〉 6살이 되어도 까치발로 걷는 여자아이가 있다. 감독은 그런 아이의 뒷모습을
카메라로 좇는다. 지후야, 너 또 까치발 하면서 걷잖아. 자세를 바로 고쳐주려 해도 소용없다. 아이는 다시 춤을 추듯 발을
공중에 내딛는다. 감독은 걸음마와 함께 이어져 온 까치발이 뇌성마비의 증세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다. 영화 <까치발>은 이 작은 습관을 둘러싼 한 가족을 그리고 있다. 죄책감과
불안감이 얼룩진 사랑으로 보살피는 엄마의 억양은 다소 날카롭다. 지후는 한글을 써보려고 몇 시간 동안
노력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우리 아이가 정말 뇌성마비이면 어떡하지. 왜 진작에 병원을 찾지 않았을까. 엄마의 자격이 박탈된 듯 카메라를
든 마음이 어지럽다. 그 순간에도 카메라에 읽히는 건 감독이자 엄마인 어른의 파장뿐이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고 나서야 이 묘한 기시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았다. 그리고 왜 영화를 보는 내내 다른 영화의
주인공이 떠올랐는지도. 작년에 개봉했던 <디어
마이 지니어스>도 엄마와 갈등을 겪는 8살 윤영이가
등장한다. 윤영이는 엘리트로 자랐던 언니를 따라 영재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엄마는 그런 윤영이를 포기하지 않는다. 진정한 엄마라면 아이가 특출날
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는 일념에서 비롯되었다. 사회가 정해 둔 목표치에 벌써 숨 가쁘게 달려가는 경주가
시작된 것이다. 가족 중 누구의 손에서도 뻗어 나오지 않았던 골인선은 두 딸에게 검은 팔을 내보인다. 결국 윤영이는 밥을 제때 먹지 못하고 잘 씹어 넘기지 못하는 습관이 생긴다.
두
영화에서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느끼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아이가 카메라를 들지 않았기에 아이의 눈으로
가족을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작은 머리통에서 무슨 생각을 할지,
엄마에게 어떤 말을 마음으로 속삭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관객과 시선을 공유하던 감독은
점차 주인공의 내면으로 파고든다. 처음으로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그리고 질문한다. 윤영아 학원 가지 말고 친구들이랑 놀고 싶어? 지후야 너는 까치발이 좋아? 엄마와 아이 그리고 가족은 한층 더
성장하고 단단해진다. 엄마와 딸의 이야기. 두 영화를 요약하자면
이렇듯 한 구절로 말할 수 있겠지만 빠지면 안 되는 단어가 있다. 성장. <까치발>과 <디어
마이 지니어스>는 모녀의 성장 다큐멘터리다. 영화가
끝나기 전, 엄마와 떨어지기 싫다며 달려오는 지후는 한 품에 안겼다가 다시 학교로 걸어간다. 여전히 까치발을 든 채로. <디어 마이 지니어스>는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전하고 <까치발>은 특별해도 괜찮다며 말한다. 영화 속 인물들이 그토록 바라던
딱 한 마디. 두 영화는 스크린 너머에서 빠져나와 모든 엄마와 딸에게 괜찮다는 말 한마디와 함께 머무른다. 인디즈 16기 이현지 ![]() <디어 마이 지니어스> 감독 구윤주 한때 과학 영재로 뽑혀 부모님의 자랑거리였던 나는 영문학을 전공하고, 곧 백수가 되어 하릴없이 집에 누워 있다. 그런데 어린 동생이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도 언니처럼 영재가 되고 싶어." 이제 겨우 초등학교 1학년인 내 동생은 '나처럼' 되기 위해 오늘도 빡빡한 공부 스케줄을 소화한다. 그리고 그 옆엔 언제나 엄마가 함께다. 나는 이들의 치열한 일상을 지켜보는 것이 고통스럽다. To. 엄마 미지의 세계로 온 것을 환영해 😎 영원한 미지의 세계, 모녀관계를 담아낸 훌륭한 여성감독의 독립다큐멘터리들이 많아요. <까치발>은 엄마가 자신과 딸 이야기를, <디어 마이 지니어스>는 큰딸이 엄마와 막냇딸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웰컴 투 X-월드>는 딸이 오로지 엄마를 담아냅니다. 시월드를 탈출한 엄마가 마주한 X-월드는 어떤 세계일까요? 그건 엄마도 딸도 몰라요. 다만 씩씩히 함께 갈 뿐! <웰컴 투 X-월드>를 연출한 한태의 감독과 작업실을 공유하는 작업 메이트, <메기>의 이옥섭 감독과 <창진이 마음>의 궁유정 감독이 함께한 인디토크 자리를 소개할게요. 정말 재밌는 대화가 이어져요, 추천!😆
한태의 감독: 영화가 완성되고 방에서 엄마 보라고 틀어드리고, 저는 너무 떨려서 거실에 나와 있었어요. 그런데 영화가 끝나가는데 엄마가 한 번도 안 웃으시는 거예요. ‘망했다. 싫으신가보다.’ 이렇게 생각하고 방문을 열었는데, 엄마가 울고 계셨어요. “너무 슬프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관객분들과 같이 보니까 되게 좋아하셨어요. 감사하게도 관객분들이 따뜻한 응원을 많이 해주셨거든요. 영화관 안에서 같이 웃고 대신 울어주시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가 “나 잘 살았구나”라고 말씀하셔서 저도 너무 기뻤어요. 이 영화가 탄생한 게 정말 잘 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웰컴 투 X-월드> 감독 한태의 엄마는 왜 아빠가 돌아가신 후에도 시월드에서 나오지 않는 걸까? 구로동 집에는 나, 엄마 그리고 친할아버지가 산다. 12년 전 아빠가 돌아가신 후에도 엄마는 시아버지를 모시고 산다. 희생하는 엄마를 보고 자란 나는 결혼이 싫다 여기 또 만만찮은 엄마와 딸이 있다 ... ⚾️ ![]() 똑똑, 여기 독립영화계 슈퍼스타 모녀가 있다고 해서 한번 보러왔는데요👀 그야말로 믿고 보는 배우! <야구소녀>의 수인(이주영)과 해숙(염혜란) 모녀예요. 어라, 근데 이 둘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데요💥 여성으로 프로야구 입단에 도전하며 날카로운 말들을 맞아온 수인. 그런 수인의 감정이 폭발해버린 순간은 엄마마저 수인의 꿈을 막으려는 순간입니다. 해숙은 왜이렇게 매몰찬가 하니, 그 또한 좌절했던 과거가 있기 때문이라는데....😭두 사람의 불꽃연기🔥로 더욱 풍부해진 영화 <야구소녀>! 6월에 스크린으로 볼 기회가 있으니 아래의 소식도 체크해보세요! ![]() 여기, 물보라를 일으켜 🐬 여성영화를 말하다 여성영화를 '우리'의 시선으로 다시 보기! 우리의 연대와 사랑 속에서 퐁퐁 솟아날 새로운 기포들이 궁금한데요. 인디스페이스, 프로젝트38과 함께 서핑하실래요? 🏄♀️ 6월 19일 오후 2시, 두 번째 시간에는 <야구소녀> 상영 후 '스포츠 영화와 여성/적 액션'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나눕니다. 안전한 관람을 위해, 함께 해주세요! 극장은 오늘도 안심방역중! 보다 안전한 영화관람을 위해 방역지침을 지켜주세요.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 등의 출입자 기록은 국가 방역수칙의 필수사항입니다😷 방역수칙 위반시 방문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영화 관람 시 주의사항 1. 인디스페이스는 음식물 반입 금지 영화관입니다. 음료 섭취 또한 가능한 자제 부탁드립니다. 2. 영화 관람시에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세요. 3. 티켓 발권시 전자출입명부 QR코드 등록 혹은 수기명부작성은 필수입니다. (매회차 발권마다 진행) 오늘의 이야기가 재밌었다면, 구독페이지를 친구에게도 소개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