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장은미 기자입니다.
지난 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안타까움과 슬픔이 담긴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희생자들의 소식과 사고와 관련된 뉴스도 계속해서 전해지고 있습니다. 더이상 이런 참사가 우리사회에 발생하지 않도록,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지않기 위한 우리의 노력과 다짐을 해봅니다.
이번 주 뉴스레터는 지역사회에서의 제주항공참사 추모 현장 소식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시민분향소를 찾아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추모집회 형식으로 열린 윤석열퇴진 대구시국대회 현장을 취재한, 김보현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
|
|
|
🤔 시민분향소는 누가, 어떻게 운영된 건가요?
김보현 기자🎤 윤석열퇴진 대구시국회의, 대구4.16연대가 함께 준비했어요. 1월 2일 오후 3시부터 1월 4일 오후 3시까지 대구 중구 동성로의 옛 대구백화점 앞에 설치됐어요. 주최측은 분향소와 추모게시판을 설치한 뒤 순번을 정해 분향소를 지켰어요. 매주 토요일 대구시민시국대회를 준비하는 활동가들이 분향소를 지키고 있어 마음이 쓰이기도 했어요. 🏷️
대구시는 31일 오후부터 달서구 두류공원 안병근올림픽기념유도관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운영했어요. 시는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당시에도 이곳에 분향소를 설치했더라고요. 많은 시민이 일상을 보내는 와중에 찾아가기엔 위치가 아쉽죠.
저는 시민분향소를 설치한 첫날인 2일 목요일 오후 2시 30분부터 한 시간가량 현장을 취재했어요.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줄을 서서 추모를 하고 방명록과 추모 메시지를 남기는 모습을 봤습니다. 분향소 운영을 시작하고 40여 분 만에 50명이 방명록에 이름을 남겼어요. 제가 현장을 떠날 때도 조문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더라고요. ‘사람들이 추모의 마음을 표현하고 나누고 싶었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
|
|
▲2일 추모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삼삼오오 줄을 서서 헌화한 뒤 방명록에 이름을 남겼다. |
|
|
🤔 추모를 위해 찾은 시민들의 마음과 표정도 무거웠을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이야기가 있나요?
김보현 기자🎤 조문을 하고 나온 시민 중 10명 정도를 인터뷰했는데요. 대부분 인터뷰를 하면서 눈이 그렁그렁해졌어요.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를 언급하면서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구석구석 잘못되어 있는데, 이를 해결할 정치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말한 30대 남성이 기억나요. 화가 난다고 말하면서 눈가가 붉어지더라고요. ‘반복된 참사가 우리에게 집단 트라우마를 남기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 뉴스 등 영상으로 사고를 간접 경험한 국민도 우울증과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는 통계 자료와 전문가 의견도 있어요. ✍️
10살 딸과 손을 잡고 온 40대 여성도 기억 나요. 분향소 옆 벽면에 쓰인 글귀를 한참 읽으시더라고요. “본인이 전라도 지역 사람이라 뉴스가 더욱 남의 일 같지 않다”면서 추모분향소에 와서 조문하고 포스트잇에 메모를 남기니 위로가 되는 것 같다. 우리 마음이 희생자와 유족에게 닿을까 싶어서 마음으로도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어요.
추모 포스트잇에 ‘승준생(승무원 준비생)’이라고 쓴 학생 4명도 있었어요. 경일대 항공서비스학과 학생들이 동성로에 놀러 나왔다가 추모분향소를 보곤 한참 머물다 갔어요. 수업에서 배운 항공기 안전 문제부터 희생자에 포함된 승무원에 대한 이야기, 나라면 어땠을까 등 추모 게시판 앞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포스트잇을 쓰곤 조문하더라고요. ✈️
|
|
|
▲시민분향소 옆에는 추모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공간과 게시판도 마련됐다. 한 승무원 준비생이 추모 메시지를 적고 있다. |
|
|
🤔 윤석열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에서도 추모집회가 진행됐는데, 분위기는 어땠나요?
김보현 기자🎤 2025년 첫 대구시민시국대회는 케이팝 대신 추모의 노래로 구성됐어요. 주최 측이 배포한 피켓은 검은 바탕에 흰색 글자로 쓰였고, 무대 위 스크린에도 흰 국화가 띄워졌고요. 대회 구성은 참사 희생자 179명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해 헌화로 끝났어요. 🌼
전반적으로 엄숙한 분위기였습니다. 주최 측에 세월호 참사 추모곡인 임형주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신청한 대학생 A 씨를 대회 전에 잠깐 만났는데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하기 전에 이 곡을 신청했다고 해요. A 씨는 “이 곡을 신청할 때만 해도 지금의 집회는 밝고 안전한 공간으로 여겨지는데, 그 속에서 폭력적이었던 우리 사회 참사들을 기억하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를 전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그사이 또 한 번의 참사가 발생한 거죠”라고 설명했어요. 🗣️
A 씨는 이렇게 덧붙였어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뉴스를 오후 늦게 봤어요. 연말이니 전날 친구들과 파티를 하고 늦게 잠들었거든요. 처음 뉴스를 보니 두 명이 생존했고 나머지는 실종자라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사망자 수가 늘어나고 실종자 수는 줄었죠. 세월호 참사 때가 생각나면서 무섭고 힘들었어요. 그땐 제가 초등학생이었는데 소풍을 다녀와서 참사 소식을 접했거든요. 세월호,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무안공항으로 가서 봉사를 하고 항공기 참사 유가족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복잡한 감정이 들었어요.”
대회 마지막은 항상 행진으로 끝났는데, 이날은 참가자들의 헌화와 참배로 꾸려졌어요. 30분가량 2,0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순서대로 무대 앞으로 나와 추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
|
|
|
▲추모분향소가 설치된 2일 오후 3시부터 40분 동안 50여 명의 시민이 조문을 했다. |
|
|
🤔 사회적 재난 참사를 우리는 어떻게 마주하고, 대해야 할까요?
김보현 기자🎤 참사의 원인은 차근차근 밝혀지고 있습니다. SNS를 통해서 참사 원인을 분석하고 넘겨짚는 글이 난무했죠.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되, 차분히 조사를 기다릴 때입니다. 대형참사의 원인 규명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과거의 참사를 돌이켜보면 우리 사회는 빠르게 수습하고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어요. 이번에도 국가가 7일의 애도 기간을 정한 것을 놓고 여러 비판이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올바른 재난 서사를 구축해야 할 의무’를 말합니다. 참사를 다면적으로 이해하고 사고 원인을 다각도로 들여다보며 항공 산업의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참사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글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운항 시간, 정비 소홀 등 항공 산업 안전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어요. 세월호 참사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족을 포함한 모두가 합의한 침몰 원인을 제시하지 못한 것,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한 뒤에도 예산을 배정받거나 조사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에서도 여전히 우리 사회가 갈 길이 멀다는 걸 알 수 있죠.🗯️💭💬
우리 개개인의 마음에 대해서도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일상에서 반복되는 대형 참사는 불안감을 넘어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등 트라우마로 누적될 수 있다 해요. 전문가들은 유가족뿐 아니라 참사 이후 불안·우울을 겪는 국민에 대해서도 심리 지원을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확실히 하고 진상조사 과정을 유가족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집단 트라우마가 커지지 않는다고도 강조해요. 💥
저는 자꾸 희망, 위로 같은 말을 꺼내려 노력합니다. 주변인들과 힘든 마음을 나누고요. 더불어 1월 1일 새해에 무안으로 달려가 연대한 사람들, 유가족을 돕기 위해 두 팔 걷고 나선 유가족들을 생각해려 노력해요. 추운 겨울 길거리에 나와 우리 사회가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외치는 이들의 응원봉, 자신의 주머니에서 데핀 핫팩을 나누는 마음 같은 걸 상상하면 2025년은 괜찮을거란 안심이 조금은 듭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뉴민스 여러분. 🌻
|
|
|
✉️ 뉴스민 뉴스레터 ✉️
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입니다~ 재밌게 보셨나요?
뉴스민 뉴스레터 <뉴스미니> 용감한 장기자는
매주 월요일 오전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뉴스레터에 관한 질문과 피드백이 있다면
newsmin@newsmin.co.kr로 알려주세요.
|
|
|
뉴스민은 지난 2012년 5월 창간한 대구경북지역 독립언론입니다. 가장 억압받는 이들의 삶과 투쟁, 그리고 지역사회 대안 모색을 위해 노력하는 뉴스민은 후원회원과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뉴스민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큰 힘이 되어주세요. 👏
|
|
|
📢 뉴스민 독자회원에게 드리는 혜택
🎬공간대관 신청
1. 뜻밖에 스튜디오
팟캐스트와 녹음, 콘텐츠 제작 등을 위한 스튜디오 대관이 가능합니다.
※ 실내 4층/ 면적 10평/ 수용인원 5명
2. 뜻밖에 회의실
회의, 세미나, 커뮤니티 등의 행사가 가능한 회의 공간 대관이 가능합니다.
※ 실내 4층/면적 15평/수용인원 20명
|
|
|
📢 뉴스민 독자회원에게 드리는 혜택 또 하나!
💡 광고게재 신청
뉴스민 독자회원에게 홍보 공간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무료 배너 광고는 독자회원 별로 연 1 회, 일주일 입니다.
(※ 불법적이거나 반인권적인 광고나 정당 홍보 광고를 제외)
|
|
|
뉴스민 newsmin@newsmin.co.kr 주소 대구광역시 남구 현충로244 3층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