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백》에 대해 설명하기 앞서, 독자님들은 지식의 저주(curse of knowledge)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사람의 뇌는 뒤로 돌아가기가 안 돼서 지식을 터득한 후에는 절대로 그것을 몰랐던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해요. 한마디로 아는 사람이 더 괴로울 수 있다는거에요. 그리고 독자 여러분들은 여러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과한 윤리성에 집착했던 적이 있나요?

BBC 코미디 드라마 《플리백》은 런던에서 기니피그 테마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33세 여자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는 코미디 드라마에요. 주인공역을 맡은 배우 피비 월러브리지가 기획, 각본을 맡았고 그만큼 배우 본인의 유머 스타일이 잘 녹여진 시리즈이기도 해요.

플리백은 외설적인 영상들을 시청하고, 자신의 성욕을 드러내는 것에 아무런 죄책감이 없는, 주체적인 생각을 가진, 최악인, 사랑스러운, 재치가 넘치는, 똑똑한, 비윤리적인, 친언니를 증오하면서 사랑하는, '여성스러운', 아이러니한, 어쩌면 우리 옆에 숨쉬고 같이 살아가고 있을 현대 여성을 억지스럽게 부풀리지 않고 본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내요.

예시로, 한 강연자가 "여기서 본인 5년의 인생을 흔히 말하는 '완벽한 외형'과 바꿀 수 있다면 바꿀 사람이 있다면 손을 들어볼까요?"라는 질문에 손을 번쩍 들고 "우리는 정말 나쁜 페미니스트야"라고 속삭이는 씬이 플리백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죠.

앞서 이야기했던 지식의 저주로 돌아가서, 플리백 시리즈는 무엇이 윤리적인 행동인지, 스스로에게 심한 잣대를 두는 사람들, 그리고 "정말 사람처럼" 살아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려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서 시리즈를 쭉 보다보면 어느순간 마지막 화에는 눈물을 조금 흘리고 있을지 몰라요. 시리즈는 아마존프라임에서 시청할 수 있답니다.

《미스터노바디》는 어릴 때부터 지독하게 선택을 하지 못하는 '니모'라는 아이의 일생을 따라가요. 니모는 부모님의 이혼 후 어떤 부모님과 살것인지를 본인이 정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돼요. 이후에도 성장하여 세명의 여자를 만나지만 누구와 결혼할지 계속 고민하죠. 그래서 어떻게 되냐고요? 결국 모든 것을 다 선택해요.

인디 영화인만큼 영화 줄거리를 따라가기 쉽지 않을 수 있어요. 난해하고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니모는 결국 모든 것을 다 선택하고 모든 삶을 다 살아봐요.

저도 어릴 때부터 선택을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사람이었어요. A를 선택하면 B의 가능성이 아쉬웠고, B를 선택하자니 A도 잃고 싶지 않았죠. 두 초콜릿을 양손에 꼭 쥐고 놓지를 못하는 아이였죠. 그리고 이 영화가 그런 아이들에게 주고 싶어하는 메세지는 명확해요. 어느 길을 선택을 하던 어느정도의 행복은 존재하고 어느정도의 불행은 무조건 존재할것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가 평소 하는 선택들에 꼭 '의미'가 담겨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에요.

《이웃집에 신이 산다》 감독이기도 한 벨기에 출신 영화감독 자코 반도르말의 영화들은 영화를 동화, 판타지 같이 그려내는걸로 유명해서 비주얼적으로도 탁월한 영화에요. 앞으로도 우리가 평생 해야하는 선택에 관한 영화, 연말에 시청해보시는거 추천드려요. 이 영화도 아마존프라임에서 시청할 수 있답니다.

#완벽한타인 #인간관계 #티빙

동상이몽(同床異夢): 같은 침상에서 다른 꿈을 꾼다. 같이 잠을 잘 정도로 가까운 사이여도 사람 속은 알 수는 없다는 뜻이죠.

이 이탈리아 영화는 친구 집 집들이로 모인 죽마고우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어요. 친구들은 저녁을 먹기 전, 본인의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저녁 시간동안 오는 모든 메세지, 전화를 그 집에 있는 모두와 공유해야하는 게임을 시작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폭로되는 모든 내용들은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고 이들의 관계는 아수라장이 돼요.

여러분은 본인 옆에 있는 사람을 잘 알고 있나요? 아주 어릴 때부터 봐와서, 친해서, 내가 사람 보는 눈은 있다고 생각해서, 이런 여러 이유로 상대방을 안다고 생각하시나요? 혹은 오랫동안 봐왔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사람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지는 않나요?

내 주변 인간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완벽한 타인은 이탈리아 원작 영화는 티빙에서 볼 수 있고 2018년에 나온 한국판은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답니다. (한국 버젼, 이탈리아 버젼 둘 다 각자의 매력이 있으나 한국판 영화에서는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원작에서 변경된 점들이 몇개 있다는 점 고려해서 선택해서 신청하면 될 것 같아요.)

우리 다음주에도 건강히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