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오후 세 시에서 네 시 사이. 여건이 허락한다면 양지바른 곳을 찾아 깊게 숨을 내어 쉬며 두 눈을 감고 어깨를 비롯해 몸 구석구석의 긴장을 내려놓습니다. 대기의 무슨 마법인지 이 무렵 태양의 빛은 눈을 감아도 한여름보다 더욱 뜨겁고 붉습니다. 정수리, 눈꺼풀 (이라기보다는 두 눈두덩이), 양 콧볼과 인중, 그리고 입술과 가슴에 닿는 그 따스함을 느낍니다. ‘고맙습니다’하고 말해보기도 하고, 부러 두 입술 꼬리를 조금 올려 미소도 지어봅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주홍빛이 피부를 스며 갈비뼈 사이사이까지 어루만지는 걸 느낍니다. 그렇게 몸과 정신의 온도가 조금이라도 높아진 날은 단 몇 시간, 몇 분이라도 내가 좋은 사람이 된 느낌이 듭니다. 태양이 내게 안겨준 미소를 어서 다른 이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바깥을 향한 나의 마음은 돌고 돌고 또 돌아서 다시 나에게 돌아올 거라는 것을 알고, 또 믿고 있지요.

✉️ 프리뷰 1/ 고 돌고 돌고- 삶의 안팎을 순환하는 퍼블릭아트 (2021-2022)

생태, 관계, 순환, 공존… 그리고 예술적 실천. 이러한 단어들은 아침에 눈을 뜨고 잠자리에 들기까지 우리 삶의 매 순간을 이루고 있음에도, 때로는 실천보다 개념을 위한 개념으로 우리를 떠나 어딘가에서 부유하면서 공허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를 공허하다 비판만 할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우리는 예술을 사랑하고요. 팩토리는 새로운 팀원으로 구성한 팀팩토리를 중심으로 또 하나의 퍼블릭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앞서 《오늘의 날씨》가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면, 《돌고 돌고 돌고》는 우리 인간이 자연과 지역생태계의 일부로서 어떻게 다른 이와 공존하는 연습을 이어나갈지 예술을 통해 배워나가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본 프로젝트는 팩토리의 멋쟁이 친구 크리스티나 킴이 그간 질문하고 또한 꾸준히 실천해온 ‘잘 사는 것’에 대한 생각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제작과정과 수공예를 중시하며,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해온 디자이너 크리스티나 킴은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DMZ의 자생식물군을 리서치 중입니다. 해당 식물군과 관련한 텍스트와 추상화한 식물 이미지를 수 놓으며 모든 것이 함께 순환하는 온실인 ‘제로웨이스트 파빌리온’을 구상하며 가구 제작자, 식경험 디자이너, 요리연구가, 식물 전문가, 아티스트 등 다양한 파트너와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저희가 함께 공부하고 나누길 바라는 《돌고 돌고 돌고》에서 나오는 ‘경험과 지혜의 순환’을 앞으로도 귀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서울 입말음식 : 맛의 탯줄 Taste the Diaspora> 첫 번째 이야기 : 향 Scent 
《돌고 돌고 돌고》의 첫 프로그램으로 본 프로젝트를 함께하는 ‘입말음식’ 대표 하미현 님의 워크숍 소식을 전합니다! 
“국적도 바꿀 수 있고, 성별, 이름, 가치관까지도 바뀔 수 있지만 사람이 절대 바뀔 수 없는 게 있는데, 그게 바로 맛이에요. 아무리 외국에서 오래 살고, 다른 지역에 가서 살아도 어릴 때 자기가 먹고 살았던 맛 취향은 바꿀 수가 없어요.” 
-서울전주 사람, 박은휴 입말- 

서울 토박이부터 서울 전주사람, 서울 평양사람, 서울 미국사람 등 서울에 모여사는 팔도, 지구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이어지는 입말음식을 만납니다. 

기간 2021.10.30~10.31 11:00~17:00 
장소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7 KOTE 
* 본 프로젝트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공예술사업의 후원으로 Factory2가 주최/주관합니다.

✉️ 프리뷰 1 / Art Is All Around You
2021. 11. 6. - 11. 30.

최근 많은 분들의 관심 속에서 마무리 된 《건축물 미술작품 도큐먼트 : 오늘의 날씨》 전시에 이어, 광명 유 플래닛의 오픈 기념 전시 《Art Is All Around You》가 유 플래닛 내 U타워에서 열립니다. 전시 중 매 주말에는 하루 두 차례의 도슨트 투어도 마련하였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현장의 퍼블릭아트, 전시, 도슨트 투어를 이용하시면 더욱 풍부한 보실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팩토리2의 sns를 참조해주세요. (사전 예약제, 1시간 소요, 무료) 

《Art Is All Around You》는 유 플래닛의 퍼블릭아트에 관한 ‘24개의 주석’에 해당합니다. ‘건축물 미술작품’ 프로젝트 《오늘의 날씨》 15개 작품, 미디어 파사드 속 7개의 영상, 그리고 바닥화까지 어느 길로 들어서도 쉽게 작품을 발견할 수 있는 유 플래닛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경험하는 데 본 전시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기획자: 필드워크 전유니)

✉️ 리뷰 / 건축물 미술작품 도큐먼트: 오늘의 날씨

사진 촬영. 금다듬
3주간 약 5000명이(하루 평균 약300명이) 관람한 본 전시는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에 대한 관심과 질문에 대한 또 하나의 지표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예술과 공공이 만나는 접점에 대한 보다 활발한 대화와 태도, 그리고 제도적 보완이 꾸준히 더해지길 바랍니다. 광명의 해당 사이트에서 11월 열리는 본 퍼블릭아트 프로젝트 《오늘의 날씨》와 연계 전시 《Art Is All Around You》에도 많은 관심 바랍니다.

🎁  팩토리 숍  Seamless Flow in Letters

팩토리 숍의 매력적인 작업들을 그냥 지나치신 분들을 위해 마련한 참으로 친절한 코너, ‘Seamless Flow in Letters.’ 팩토리 숍의 모토 ‘Seamless Flow: (art) appreciation & (craft) experience’를 통해 팩토리는 언제나 예술과 일상의 아름답고 조화로운 만남이 여러분의 삶에 함께하길 바라는 것 잘 알고 계시지요. 

오늘은 팩토리의 언제나 다정한 친구, 최태윤 작가의 2020년 전시 때 제작했던 실크스크린 포스터와 편지시리즈를 소개합니다. 본 작업들은 원본이 가진 힘있는 선의 느낌을 잘 살리기 위해 SAA와 협업한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최태윤 작가는 마침 현재 《시-코드-실》을 통해 ‘돌봄’의 관점에서 코딩, 직물, 시를 풀어내며 사회적 실천으로 확장하고 있으니 전시장에서 작가의 이전의 이야기에서 더욱 확장 중인 이야기를 보러 가셔도 좋겠습니다. (12월 12일까지 아트선재센터)

최태윤 sns  @drwngdrwng
SAA sns  @screenartagency

✉️ 팩토리 친구들 

2020년 팩토리2 코디네이터로 일했고, 그 후론 사진과 영상 작업을 하며 프리랜서로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도 팩토리2의 프로젝트에 종종 참여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팩토리2와 막집; project space에서 전시했던 《오늘의 날씨》의 영상 작업과 공간 사진, 《커밍홈투서울》에서 로컬(Lokal)의 제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작업했습니다.

금다듬 sns  @dadeum

✉️ Serendipity

2021년 뉴스레터에서는 2018년 말, 갤러리 팩토리 개관 15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글로서리 북, 『Serendipity』 중 뉴스레터와 함께 전하면 좋을 키워드를 하나씩 보내드리고 있지요. 이번 키워드는 ‘생각의 광장’입니다.

“생각의 광장은 장소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특정 좌표 또는 관례의 경계 없이, 마치 전통적인 시장에서 물건이 거래되는 것처럼 생각이 공개적으로 교환될 수 있다. 이는 전형적인 계층적 시스템 속에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문화적 자본, 생각의 힘과 정신의 활기를 바탕으로 성장한다. 팩토리는 바로 물리적 공간의 형태로 생각의 광장으로서 존재해 왔으며 이 생각의 광장을 자유로이 탐색할 수 있도록 생각의 공간을 창조해 왔다. (중략) 생각의 광장은 한시적인 공동체로서 오랜, 새로운 관계들이 형성되어 열린 마음들끼리 만남을 갖는 곳이다.”

더 자세한 내용과 팩토리의 관련 프로젝트는 아래 링크로 가시면 읽고 보실 수 있습니다. 

구 창성동 현 자하문로10길에 위치한 팩토리2는 당분간 대관전으로 공간을 채웁니다. (전시 페이지 링크) 연말과 내년에 있을 다양한 활동 소식으로 곧 또 찾아뵐 예정이니 모두들 그때까지 안녕히!

팩토리2 드림
팩토리2
factory2.seoul@gmail.com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02-733-4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