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통신] 질문을 봉쇄하는 특별한 방법
📖[심심한 독후감] 노회찬 평전을 읽다
⚾주간 야구 토크
📢소소한~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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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레터, 누가 보내는 거야??👀
🐦편집자 참새
아침에 공원에서 한 똘똘한 참새를 만난 뒤로 틈틈이 참새를 지켜봅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물을 자주 마십니다.
🌱편집자 들풀
책, 술, 산을 좋아하는 편집자. 초등학교 때 한 주에 한 번 동네에 오는 이동 도서관 덕분에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 보지 않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곽편
좋은 이야기를 읽을 때 설렙니다. 틈틈이 두 다리로, 두 바퀴로 달립니다.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
🐕마케터 시바
홍보·영업·마케팅 업무를 하는 곽편의 또 다른 자아. 사람을 좋아하고 외근 나가는 걸 좋아합니다. 원더박스 뉴스레터 디자인이 어딘가 모자라 보인다면, 그건 마케터 시바가 발로 만들었기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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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봉쇄하는 특별한 방법
by 참새🐦
딱 두 주 전이네요. 원더박스 비밀요원님이 다리를 놓아 스무 명 가까운 청중 앞에서 강연을 한 것이 말이지요. 오늘은 그 강연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한 달 반쯤 전이었나? 부르르 떠는 스마트폰 화면에 도서전에서 인사드린 어느 작가님 번호가 떴습니다. 짧게 인사를 나눈 뒤 어떤 일이신가 여쭈었더니 작가님이 "서점에서 매월 강연회를 여는데, 강사로 서 주셨으면 해서요." 하고 말씀했어요. "강연이요? 일개 편집자인 제가 들려 드릴 말씀이 있을까요?" 하고 되물었어요. 작가님은 "일 얘기 들려주시면 돼요. 책을 어떻게 고르고 어떻게 만드는지." 하고 답하셨죠. 예전 같으면 부담스러워서 바로 안 한다고 했겠지만, 얼마 전부터는 '안 해 본 거 하자!'는 쪽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조금 노력하는 중이거든요. 그래서 조금 있다가 "그런 얘기라면 들려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고 덥석 수락해 버렸습니다.
퇴근길에 막막함이 밀려왔어요.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고민되었죠. '그냥 일하는 얘기 들려 드리면 돼지' 하고 생각했었지만, 가만 생각해 보니 그 얘기로는 30분 채우기도 벅찰 것 같았거든요. 저에게 주어진 1시간 30분(질의 응답 시간 포함)을 어떻게 채워야 하나 며칠 궁리했는데, 작가님 말씀, 즉 "책을 어떻게 고르고 어떻게 만드는지"에 이미 답이 들어 있었습니다. 제가 소개하는 그림책을 처음 보는 분이 많을 테니 먼저 전체 내용을 보여 드린 다음, 이 책을 왜 내기로 맘먹었는지, 편집할 때 무엇을 중시했는지 등등을 말씀드리는 것이 최선이겠더라고요.
그다음은 일사천리였어요. 책을 고르고(자그마치 일곱 권!), 책의 표지와 본문 자료를 정리하고,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고, 집에서 약식 리허설까지 마치니, 걱정은 바람에 날려 가고 자신감은 뿜뿜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할 수 있으니 간단히 얘기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죠. ^^
드디어 강연 당일. 강연장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강연 준비를 끝낸 뒤 청중을 둘러보았어요. 눈을 마주치니 살짝 긴장이 되길래 천천히 숨을 골랐어요. 이제 강연 시작. 마이크를 잡고 제 소개를 간단히 한 뒤 '아주 사적인 편집'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자료를 넘기며 책을 읽어 드리고, 설명을 하고, 질문도 던지고, 책도 선물하며, 사이사이 청중도 살펴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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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가 들을 만한가?' 한 분도 졸지 않는 모습을 보고서 저는 얘기하는 데 빠져들었어요. 한참 떠들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1시간 반이 훌쩍. 소개할 책이 두 권이나 남아 있어서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남은 두 권에 대해서는 간단히 설명한다고 했는데, 제가 이야기를 마쳤을 때 시계는 9시 10분 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당초에는 1시간 강연 뒤 30분 동안 질의 응답 시간을 진행하고 8시 30분에 강연을 마칠 계획이었으나, 질의 응답은커녕 곧바로 일어서서 "지금까지 제 얘기 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럼 안녕히 돌아가세요." 하고 인사해야 할 상황이었죠. 그래도 한 분의 질문을 받아 간단히 답해 드렸고, 청중 가운데 하모니카 연주를 선물로 준비해 오신 분이 계셔서 강연은 훈훈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강연 끝내고 나오면서 비밀요원님과 걸으며 얘기했어요. "두 시간을 꽉 채우실지는 몰랐어요. 사람들이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을 텐데..." "그러게요. 강연 중에 책을 몇 권 빼고 진행할 걸...^^;"
본의 아니게 청중의 질문을 봉쇄하고 말았지만, 제 얘기를 들어 주는 분이 계시다는 사실만으로도 벅찬 시간이었습니다. 혹시 저희가 책 만드는 이야기 궁금하신 분 계신가요? 불러 주신다면 그때는 묻고 답할 시간이 충분하도록 이야기를 준비해 보겠습니다.
독자분들의 안녕을 빌며, 편집자 참새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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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3일, 언제나처럼 사무실 모니터 앞에 있을 때 뉴스 속보가 떴습니다. ‘노회찬 의원 사망’. 믿기지 않는 문구였습니다. 그가 죽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아니 이게 말이 돼?” 입으로 연신 내뱉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이었죠. 노회찬은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저는 그날 밤 한 후배와 빈소를 찾아가 마지막 인사를 보냈습니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2008년, 저는 처음으로 정당에 가입했습니다. 그해에는 촛불 시위가 뜨거웠죠.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로 시작된 촛불시위에 매일같이 적게는 수만에서 많게는 수십만 명이 참여했죠. 저도 자주 거리로 나갔었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민심의 파도는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 소고기 수입 재협상을 이끌어 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변한 건 없었습니다. 조직되지 않은 민심의 분출은 아무리 거대해도 금방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정당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죠. 정치적 입장이 가장 가깝다고 생각한 진보신당에 입당했습니다. 노회찬은 당대표였죠. 물론 그가 그전까지 보여 준 활약도 진보신당을 택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2011년에 노회찬이 진보신당의 다른 주요 인사들과 함께 탈당하고 통합진보당에 합류할 때까지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노회찬을 볼 일은 자주 있었습니다. 소탈하고 권위의식 없이 친근한 모습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 내의 여러 갈등을 봉합하고 조정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요. 그야말로 대중 정치인다웠죠. 그가 잘 되길 바랐고, 그건 같은 당이 아니고 나서도 계속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통합진보당이 파국을 맞이했을 때도, 정의당을 새로 만들었을 때도, 마음으로 응원했습니다. 한국 사회가 더 인간적이고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계속 동지(同志)였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그의 죽음에 더 황망하고, 슬펐던 거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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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평전』을 읽었습니다. 정치를 통해 세상을 더 낫게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지금, 그의 정치와 삶을 다시 돌아보고 싶었습니다. 부끄러움이라고는 없이 남탓만 하는 정치인들에 환멸을 느끼는 지금, 책임감 있는 정치인을 보고 싶었습니다. 노회찬은 사회주의라는 꿈을 현실에서 실현시키기 위해 부단히 애썼습니다. 몇 번씩의 창당과 분당과 탈당을 하면서도, 거듭 실패를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죠. 성공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은 수없이 바꾸었지만 노선은 한 번도 바꾸지 않았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 투명인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을 만들고 집권하려는 먼 길을 가다가 그는 멈춰 섰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그 길을 따라가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책에 소개된 그의 말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나는 다시 꿈을 꾼다. 대학 서열과 학력 차별이 없고 누구나 원하는 만큼 교육받을 수 있는 나라, 지방에서 태어나도 그곳에 교육받고 위직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데 아무 불편함이 없는 나라,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나라, 인터넷 접속이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되는 나라,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국민이 악기 하나쯤은 연주할 수 있는 나라,
토머스 모어는 고작 하루 노동시간을 여섯 시간으로 줄여놓고 그 섬을 존재하지 않는 섬, 유토피아라 불렀지만 나는 그보다 더 거창한 꿈을 꾸지만 단지 꿈이라 여기지 않고 있다. ―『노회찬 평전』, 2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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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야구 토크는 이번주까지만!
새로운 콘텐츠를 고민해 볼게요~~👋
(과연 타이거즈는 몇 위로 시즌을 마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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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대학살 100주기, 우리가 마주해야 할 과제들,『1923 간토대학살 침묵을 깨라』를 읽고 간토대학살 문제를 널리 알려 주실 응원단(서평단)을 모집합니다.신청 방법📝💡하나, 인스타그램 @wonderbox_pub 팔로우💡둘, 상단 프로필 링크 클릭 > 신청서 폼 작성 > 제출💡셋, 댓글로 신청 완료 알림과 기대평 남기기(친구 소환 감사합니다)모집 기간: 8월 21일 ~ 8월 23일모집 인원: 10명선정자 발표: 8월 24일 (댓글 안내🥳)서포터즈 미션📍하나, 책을 받고 수령 인증샷을 올려 주세요.📍둘, 9월 10일까지 인스타그램과 온라인서점 1곳에 서평을 작성해 주세요.📍셋, 『1923 간토대학살 침묵을 깨라』와, 간토대학살 문제를 널리널리 알려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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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받았답니다~📬
🙍 왈왈~ ㅎㅎㅎ 안녕하세요! 시바 마케터님~ 점심식사는 든든하게 하셨나요? 전 이제 먹으려고 기다리는 중이랍니다~ 메일 보기만 하다가 오늘은 뭔가에 홀려 이렇게 인사를 드리게 됐네요🤭 반갑습니다~ ㅎㅎㅎ 저도 손글씨 취미를 하다가 그저 종이와 펜만 있으면 될꺼라 생각했는데 여기 이 세계 장난 아닙니다. 텅장은 기본이고요, 만년필 하나를 위해 삼시세끼 라면으로 떼워야 할 판이예요😱 그런 와중 파이롯트 사의 만년필을 알게 됐는데 현재로썬 최애예요~ 그리고 만년필을 알다보니 또 만년필 종이에 눈이 뜨이고요. 마케터님의 질문에 생각해보니 이렇게 연결고리가 지어지는게 재밌어요~ 만년필을 사니 만년필 보관함이나 파우치가 필요하고요, 잉크도 필요하고요. 끝이 없어요😅 그래서 여유시간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나봐요~ 주중 지나가는 태풍에 피해없이 잘보내시구요~ 더위 피해서 시원하게 여름날 보내셔요🧊🧊
🐶 만년필! 손글씨!!! 멋스러운 만년필을 꺼내 들고 마음에 와닿는 책 구절을 예쁜 글씨로 사사삭!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심한 악필이거든요. 두어 번 만년필을 선물 받은 적 있는데, 잉크 조절을 잘 못해서 번지고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소개해 주신 파이롯트 사가 궁금해 검색해 보니, 아니!? 지워지는 펜이 있다네요??? 오호... 신기방기. 소중한 만년필을 아무 데나 담을 순 없죠! 만년필과 찰떡인 파우치 당연 필요하고요~! 잉크나 종이에 따라 쓰는 느낌이 달라지나 보네요. 새로운 세계를 배워 갑니다.🖋️
🙍 저는 한국지엠을 다녀서 쉐보레 차를 타고 출근합니다. 한 손에는 핸드폰, 다른 손에는 차키를 들고 다니면 되지만 양손에 자유를 부여하고자 ALDO 가방을 들고 다니지요. 외국에 사는 언니가 우연히 ALDO 가방을 선물했는데 제가 편하다고 좋아하자 벌써 세 번째 가방을 선물해 줬어요. 결국 나에게 소중한 회사인 쉐보레에서 차를 구매하고 편하게 멜 수 있는 ALDO 가방을 선호하네요.
🐶 쉐보레!(정식 런칭 전엔 '시보레'라고 불리곤 했었죠.) 쉐보레 트랙스를 정말 좋아했는데요, 과거형으로 말씀드리는 건 이번 신형 말고 구형을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작고 아기자기한 걸 좋아합니다. 트랙스의 작고 단단한 모습이 정말 마음에 쏙 들었는데 완전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했더군요! 독자님은 어떤 차를 타는지, 어떤 차를 좋아하는지 궁금하네요. ALDO 가방이 세 개나!(ALDO 가방... 편하다... 메모...!!!) 어떤 점이 편한지도 궁금합니다. 차와 가방의 연결! 이야기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도바새 4쇄 축하드려요!! 저는 오며 가며 읽으려고 이북 구매로 읽었었는데, 실사 책도 재생종이라니 책의 취지와 맞게 친환경 디테일을 살리신 부분이 참 좋네요!! 또 새와 관련한 책들 많이 내주세요 ㅎㅎ
🐶 새라는 존재, 정말 매력적이지 않나요!? 『도시를 바꾸는 새』를 도바새라고 줄여 부르는 분 만나니 괜히 반갑네요! 도바새 편집할 때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어느 순간 길에서 새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거예요. 그뒤로 이따금 길에서 가만히 새 소리를 듣곤 한답니다. 깨알 홍보하자면, 『새가 된다는 건』이라는 멋진 그림책도 펴냈답니다!
🐶 드라마보단 영화파인 저는 왓챠를 구독 중입니다! 수많은 OTT 서비스 중 넷플릭스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요~?
🙍 저는 뚜까따라는 브랜드를 정말 좋아합니다. 브랜드 내에서도 라인이 있고, 키링과 인형, 장바구니 등등 일상 속의 오브제들을 만들어냅니다. 게다가 환경을 생각해 포장재부터 신경쓰며 자투리 천으로 만든 인형으로 팝업도 진행하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다른 브랜드들과 콜라보도 진행하고 무엇보다 귀엽습니다. 귀여운 게 최고죠!
🐶 으아ㅓㅏㅇ으아ㅓ어어어! 너무 귀엽네요!! 머리(?)가 비죽 솟은 파 캐릭터 정말 귀여워요!ㅎㅎ 환경을 생각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네요. 역시 귀여운 게 최고야! 짜릿해!!
🙍 즐거운 휴가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 덕분에 즐거이 잘 보내고 왔답니다! 휴가 때 마주한 풍경 사진 하나 두고 갈게요! 진도에서 군산으로 넘어가던 중 변산의 한 해변에 들렀는데요,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풍경을 만났답니다. 이렇게 수면에 햇빛이 반사되는 걸 '윤슬'이라고 하지요? 풍경만큼 어감도 예쁘네요. 윤슬 사진, 함께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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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시바의 얼렁뚱땅 좌충우돌 원더박스 뉴스레터 열여덟 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지난 레터를 입추에 보내 드렸는데, 오늘은 처서라네요.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 마침 비 소식도 있고요. 비가 그친 뒤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겠지요? 해도 점차 짧아질 테고요. 더위를 많이 타는지라 여름을 참 싫어했는데, 요즘은 여름 가는 게 그렇게 아쉽습니다. 모두들 다가올 가을, 즐겁게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저번 레터에는 답장함이 풍성했어요! 들려주신 브랜드 이야기, 정말 재미있었답니다. 오늘 레터에서 좋았던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궁금한 점, 개선하면 좋을 점, 책에 관한 내용, 레터에 대한 내용, 격려 말씀 모두 감사히 듣고 답장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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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숨을 고르는 책, 원더박스 wonderbox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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