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 없는 술집이 있다?

#173 뽀송하게 홈술 즐기는 뉴술레터

눅눅 꿉꿉한 장마☔의 나날이 시작되었어요. 이 습기를 뚫고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집에서 한잔을 기울이는 것도 방법이죠. 편안한 공간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내가 좋아하는 술과 안주를 가득 차려놓고 재미있는 영상까지 튼다면 여기가 바로 천국 아닐까요? 오늘 레터는 즐거운 홈술을 만들어줄 준비물로 채워보았어요.

그럼 잔을 부딪치며 뉴술레터 시작해 볼까요 짠!🍷

✍️ 이번 주의 술상

취향 가득 홈술

내 집이니까, 내 취향대로만 차려본 홈술상을 공개해요.

🍏기분까지 달달해지는 빵과 코냑

비 오는 날 가라앉는 기분을 업 시키는데는 밀가루만 한 것이 없죠. 빵술 레터를 제안할 정도로 빵에 진심인 제가 고른 안주는 역시 빵. 옥수동의 빵 맛집 테이퍼드의 고소한하고 달콤한 크루키와 하이볼을 페어링해보았어요. 요즘 캔 하이볼 제품은 많지만, 코냑을 베이스로 한 제품은 아마 이엘 하이볼이 유일할 걸요? 코냑의 은은함이 제법 본격적으로 느껴지는 제품이라 마시면서 감탄했답니다. 평범한 술상에 포인트를 주는 유리 스트로우는 HAY 제품이에요. 글래스에 무심하게 턱 얹는 것만으로도 상큼한 느낌을 준답니다.

👉GS25 4,500원

🐠간단한 저녁 술상, 초밥과 증류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저녁 혼술상은 아무래도 해산물이에요. 모듬회나 초밥 1인분을 주문하여 술 한 잔과 곁들이며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딱이죠. 함께 마신 봉봉소주는 와인을 증류하여 만든 화이트 증류주입니다. 은은한 포도 향은 있으면서 맛은 아주 깔끔해요. 와인의 텁텁한 탄닌감을 싫어하고 맑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술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해요.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초밥을 담은 유리 플레이트는 줄라이 오키드 제품인데요. 이 브랜드의 머들러도 갖고 있는데, 글래스 특유의 매력을 잘 드러내는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 봉봉소주 4만 원대

🤖마라샹궈와 제임슨 하이볼

후암동의 시논샵에서 동글동글 귀여운 술잔을 샀어요. 원래는 와인잔인데 아무 술이나 따라서 마시려고요. 이날은 제임슨 하이볼을 마셨는데요, 하이볼 잔 치고 너무 작긴 하지만 저처럼 '술 한잔에 제사지내냐'는 말 듣는 알쓰들은 이정도 크기여도 충분합니다. 안주로는 매콤하고 화~한 맛이 매력인 마라샹궈를 준비했어요. 얼마전 워크샵에서 동료가 만들어줬었는데 맛있더라고요. 시판 소스에 좋아하는 재료 때려넣고 볶기만 하면 되니까 생각보다 쉽게 따라할 수 있었어요. 재료 손질마저 귀찮다면 밀키트를 추천!

👉이마트 3만 원대

🎓찹쌀콩떡에 꾸덕 막걸리

여름이면 불 쓰는 요리 절대 안 하고요? 방앗간에 주문한 떡 한 말을 소분, 얼려두었다 야금야금 꺼내 먹는 요즘이에요. 좀 더 볼륨을 주고 싶어 꾸덕한 막걸리와 함께했는데요. 단양 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선물해 준 도깨비술입니다. 탄산이 거의 없는데도 청량하고, 질감은 진하게 뽑은 콩국수 국물처럼 부드러워요. 소규모 양조장이라 생산량이 많지 않아 직접 사왔다는데, 그래선지 더 아껴먹고 싶은 맛이에요. 떡을 담은 접시와 막걸리를 담은 잔은 다이소에서, 라탄 매트는 발리 여행에서 구입했답니다.

👉 도깨비양조장 1만 원대

👩🏻시원하고 매콤한 비빔물국수와 소주

일상 속 소주 지분이 압도적인 강경 소주파로서 습하고 더운 장마철에 어울리는 안주로 비빔물국수를 추천할게요. 2인분 기준으로 고추장과 진간장, 다진 마늘 1스푼씩, 고춧가루와 식초, 설탕은 2스푼씩 넣어주세요. 채 썬 오이와 청양고추, 김치를 고명으로 올리고 시판 냉면육수나 동치미 국물을 넣으면 완성이에요. 시원해서 호로록 먹을 수 있는데다 적당히 칼칼하고 감칠맛 나서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안주죠. 잔은 애스크 제이 레트로 소주잔인데 미니 와인잔 같이 귀엽고 손쉽게 원샷이 가능해서 가장 즐겨 쓰고 있어요.

👉편의점 1,350원

✍️ 이번 주의 술친구

홈술의 술친구

술 마시면서 보면 더 재미있는 영상들을 추천할게요.

🤖김민희의 연기 리즈시절 <화차>

사랑이 묻어나는 눈빛으로 대화를 나누며 결혼을 앞두고 부모님을 뵈러 가는 커플. 잠깐 휴게소에 들러 차를 세운 사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있는 여자. 남자는 전직 형사인 형과 함께 약혼자의 행방을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죠. 일본의 추리소설가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한때 발연기 소리를 듣던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발전한 김민희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에요. 주룩주룩 비 내리는 차 안을 배경으로 영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장마철에 본다면 몰입하기 더 좋을거예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방울 흔들며 상대 고르는 <신들린 연애>

샤머니즘 좋아하시나요? 우리 일상 곳곳에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해요. 그럼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일상을 보낼까요? 연애는 하고 사랑은 할까요? 무당, 퇴마사, 타로술사, 역술가 등의 멤버들이 출연하는 새로운 연애 프로그램이 방영 중입니다. 점술로 서로 맞는 상대를 맞춰버리는 등의 약간은 소름 돋는 장면들이 있어서 비 오는 날 스산하게 보기에 좋은 프로그램이죠. 다들 뭐가 보여서(?) 그런지 돌려 말하는 법 없는 직진 화법을 구사하며 도파민을 주기도 해요.

👉웨이브

🍏연기 맛집, 전개 맛집 <돌풍>

"내가 대통령을 시해했습니다." 티저 속 이 대사 한 문장만으로 많은 이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작품. 대통령을 암살한 청렴한 총리와 부패한 부총리 사이의 촘촘한 파워게임을 다루는데요, 일단 보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합니다. <추적자><황금의 제국> 등 명작을 쓴 박경수 작가의 작품답게 긴장감이 팽팽하거든요. 주연을 맡은 설경구, 김희애 외의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살벌해서 더욱 빠져들게 된답니다.

👉넷플릭스

👩🏻가족의 소중함을 <더 임파서블>

짜릿함과 스릴이 넘치는 영화만큼 술친구로 좋은 영화가 없죠. 수많은 재난 영화들을 봤지만 그중 큰 감동을 받았던 영화 더 임파서블이에요. 2004년 태국을 강타한 쓰나미로 뿔뿔이 흩어졌다 극적으로 상봉한 어느 가족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죠. 보통의 재난 영화처럼 전형적인 영웅담이 중심이 되는 게 아니라 가족들을 잃은 슬픔과 공포, 끝까지 놓지 않는 희망, 기적같이 재회하는 과정까지 진정성 있는 스토리에 가족의 소중함을 절절히 느낄 수 있어요.

👉웨이브

🎓웃음 복지 콘텐츠 <디바마을 퀸가비>

입꼬리에 미세한 진동도 오지 않던 나날을 보내는 제게 퀸가비가 찾아왔어요.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로 일찍부터 그녀의 뽐을 알아봤지만, 유튜브 속에서는 훨씬 더 눈부시답니다. savage 엄마와 gangster 아빠 사이에 태어나 3살 때부터 파파라치에 시달려온 세계적인 아티스트(컨셉)인 그녀. 이별의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빵상 아줌마를 찾아가는 것부터 전생 이야기를 듣고 기 치료를 받는 에피소드는 그야말로 순수 재미 그 자체예요. 오랜만에 머리 비우고 깔깔 웃고 싶다면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유튜브

✍️ 이번 주의 술일상

우리들의 일상음주

🐠비가 오면 차분하게 술을 마시자 (안 마시진 않음)

1.알디프 도산 티 라운지 주제나 취향에 맞춰 여러 티와 디저트를 제공하는 티 코스 경험해 보셨나요? 다양한 티 브랜드에서 진행하지만, 알코올을 선택 옵션이라는 중요한 포인트가 있는 ‘알디프’ 프라이빗 티 코스에 다녀왔어요. 바 테이블에 앉아 계절에 어울리는 블렌딩 티 부터 당도, 알코올 옵션을 본인의 취향에 따라 고르면 바로 앞에서 티 칵테일을 만들어 주세요. 총 3가지의 티로 진행되는데 마지막은 제가 직접 차를 내려볼 수도 있었어요! 완전 힐링 코스였음... 시즌 바뀌면 엄마 모시고 가보려구요. 코스가 부담스럽다면 워크인 테이블에도 티 칵테일을 단품으로도 즐길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서울 강남구

2.클라우디 베이 펠로루스 우리에게 친숙한 뉴질랜드 와인 브랜드 클라우디베이의 스파클링입니다. 잘 만드는 곳은 원래 다 잘 만들기 때문에 기대감을 가지고 사봤어요. 사과, 시트러스의 산미와 고소한 브리오슈까지 다양하게 갖고 있어요. 3만 원대 스파클링이라고 생각하면 또 사 마실 의향이 있어요. 힘이 세진 않아서 오래 두고 마시긴 어렵고 빨리 맛있게 마셔버리는 게 가장 좋답니다. 함께 홈 파티로 즐긴 음식은 씨케이브의 훈제 굴로 만든 파스타, 피시테리안의 훈제 민어로 만든 브루스게타인데요, 해산물과 아주 잘 어울렸어요! 와인마트 3만 원대

👩🏻기름진 안주는 다 맛있어요

1.진미회관 소주 안주로 칼칼한 김치찌개가 먹고 싶으면 가는 식당이에요. 생태찌개 전문점이긴 한데 저녁에만 판매하는 차돌박이와 삼겹살, 이 김치찌개가 제 입에는 훨씬 맛있어요. 고기 먹고 난 후 기름진 입안을 싹 정리하면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마성의 메뉴죠. 조미료 맛만 나는 여느 찌개와는 달리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셨던 담백하고 깊은 맛이 나서 술안주로 최고예요. 📍경기 수원시

2,3.왕스덕 최근에 방문했던 중식집인데 양도 푸짐하고 메뉴가 다 맛있어서 인상적이었던 곳이에요. 보통 북경오리는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남은 살을 다 잘게 발라서 양념과 함께 튀겨 내는데 여기는 처음부터 살을 적당히 남겨 이후에 뼈 구이로 내주시더라고요.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았어요. 새콤달콤한 소스 듬뿍 올라간 쫄깃한 꿔바로우로 두툼하고 부드러워서 고량주랑 즐기기 딱 좋았답니다. 📍경기 성남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