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에서는 FTX 파산을 둘러싼 사법 절차가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청문회와 함께 창업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의 체포, 그리고 미국 송환에 이은 검찰의 대대적 조사 등인데요. 이 과정에서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정보들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중 눈길이 쏠리는 것은 바로 FTX 주주들의 명단입니다. 소프트뱅크와 함께 타이거 글로벌 등 전세계 유수의 벤처 캐피탈들이 FTX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은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여기에 FTX 파산 절차를 수행하기 위해 법원에 제출된 보유자 명단을 통해 추가 주주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는데요. 미국에서 손꼽히는 NFL 스포츠 스타인 톰 브래디와 그의 전 부인이면서 전세계 톱 모델인 지젤 번천이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페이팔 마피아의 대표적인 인물인 피터 틸, 억만장자이자 미국의 스타트업 코칭 예능인 샤크 탱크의 고정 패널인 케빈 오리어리도 FTX의 주주였네요.
다소 의외의 회사도 주주에 포함돼 있습니다. 알리바바 공동 창업자인 차이충신의 개인 자산 관리 회사인 블루풀도 FTX의 주주였습니다. 그리고 블록체인, 가상자산 시장에 꽤 잦은 투자를 해왔던 삼성넥스트도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전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FTX의 여러 자회사들의 주주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런 걸 보면 투자 산업은 정말 탐욕이 지배하는 시장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코인의 유용성 없음을 소리높여 지적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임에도 불구하고 돈이 될 것 같으면 일단 들어가고 보는 것이 일반화된 시장인 것이죠. 하물며 기관 투자자들도 이런데 일반 투자자들은 어떠할까요. 하지만 이 주주들은 고위험, 아니 탐욕을 감수한 댓가로 투자금을 날리게 됐네요.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딱 맞는 사례로도 꼽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