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가 건축의 메카인 이유

안녕하세요, 님의 깊이있는 찍먹을 위한! 영화 소스 디핑입니다. 🎬🍟

디핑의 취향을 담은 여름 영화 4선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 편으로는, 최근 입소문을 탔던 그 감독... 코고나다의 푸르른 여름 영화, 그리고 아름다운 건축 영화! <콜럼버스>에 대해 이야기해요. 🍀🏞



🍟 콜럼버스가 건축의 메카인 이유
갑자기 쓰러진 건축학과 교수. 서울에서 돌아온 그의 아들 진. 그리고 콜럼버스라는 도시를 사랑하는 케이시. 케이시는 진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도시의 건축물을 소개하고, 두 사람은 콜럼버스 도시의 건축에서 치유의 과정을 거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거두절미하고 줄거리부터 소개했어요. 🙏
영화 <콜럼버스> 포스터 /오원 제공
<콜럼버스>는 드라마 <파친코>와 영화 <애프터 양>으로 이름을 알린 코고나다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입니다. (🍟어쩌다 보니 최근 유명인들의 데뷔작을 많이 소개하는 듯!) 또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존 조가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해요. 영화는 마치 건축 사진전을 보는 듯한 영상미를 자랑하는데요. 다른 건 몰라도 영상미에 태클 거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단호히 얘기할 수 있습니다. (엄.근.진.) 대사의 절반이 건축에 대한 이야기다 보니 건축 다큐 영화를 보고 있나, 하는 생각도 살짝 들어요. 그래도 우리는 여름의 햇빛과 어우러지는 푸른 나무들, 자연의 한 풍경이 된 것 같은 건축물을 보며 주인공들과 함께 위로와 치유를 받게 됩니다. 주의할 점은 영상미를 얻은 대신 (솔직히) 조금 지루할 순 있기에, 정신 똑바로 차리고 봐야 한다는 점. 😓😂


모더니즘 건축의 메카, 콜럼버스
콜럼버스의 관광 홈페이지. 모더니즘 건축 투어 카테고리가 따로 있어요.
님은 콜럼버스가 실재하는 도시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아셨나요?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곳도 아니고, 미국에서도 큰 도시는 아니랍니다. 그러나 “모더니즘 건축의 메카, 콜럼버스”는 영화의 캐치프레이즈이자 실제 콜럼버스라는 도시의 별명이기도 합니다. 변방의 작은 도시가 어쩌다 그런 멋진 건물들을 세우게 된 걸까요? 오랜만에 사혼의 정보들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 먼저, 콜럼버스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어윈 밀러 Irwin Miller(1909~2004)입니다.
밀러하우스에서 밀러 부부, IMA Archives
어윈 밀러는 디젤 엔진 등을 만드는 기업 '커민스'의 사장으로, 콜럼버스에 좋은 인재들을 데려오기 위해 아예 도시를 바꾸기로 결심했는데요. (이런게 바로 자산가의 플렉스?😎💸) 재단을 설립해 콜럼버스의 공공기관 건축에 대한 비용을 부담할 것을 제안합니다. 재단에서 선정한 건축가를 선택하면 설계비를 지원했고, 그 과정에서 당대 떠오르는 많은 건축가가 등용되었어요. 밀러가 본래 건축광으로 안목을 갖추고 있었기에 예술적으로도 의미 있는 도시가 완성된 것! 이렇게 콜럼버스는 약 30년간 60여 개의 건물을 세우며 모더니즘 건축의 메카, 대평원의 아테네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밀러 본인도 '미국 중서부의 메디치'라는 별명을 얻었어요.
에로 사리넨, 위키피디아
참여한 많은 건축가 중 에로 사리넨은 영화에 등장하는 밀러 하우스, 노스 크리스천 교회, 어원 유니언 뱅크(컨퍼런스 센터)를 만든 건축가입니다. 아버지 엘리엘 사리넨 또한 건축가였으며, 두 사람 모두 미국 건축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분이라고 해요.
퍼스트 크리스천 교회 (엘리엘 사리넨, 1942) /영화 스틸컷 중


💬 진 : 아버지의 종교는 모더니즘이에요. 영혼이 깃든 모더니즘.
🎬 영화 <콜럼버스>
여러 정보를 찾아보다 에로 사리넨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 진 부자의 이야기가, 에로 사리넨과 그의 아들 에릭 사리넨의 일생과 비슷했던 것이죠.

에로 사리넨은 건축에 빠져 가족에 소홀했습니다. 이혼과 재혼이라는 집안사정으로 아들 에릭 사리넨은 어머니와 함께 도시에서 떠나야만 했죠. 어린 시절 그는 아버지를 싫어했으며 건축에도 큰 관심을 보이진 않았어요.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 이후 그를 용서하고, 영화감독으로서 에로 사리넨 다큐 제작에도 참여합니다. 영화 속 이재용 교수는 건축을 사랑해 아들 진과 제대로 된 관계를 맺지 못했고, 진은 그런 아버지의 영향으로 콜럼버스 도시와 건축에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결국 진은 미국을 떠나 한국에서 일하며,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으로 살아가죠.

어때요, 님. <콜럼버스>의 이야기는 도시의 건축 뿐 아니라... 그 곳을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도 담은 영화 같지 않나요? 어쩌면 이 영화는 이와 같은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답은 감독만 알고 있겠지만요. 💁‍♀️


건축에서 느끼는 위로
케이시가 세번째로 좋아하는 곳, 어원 유니언 뱅크 (데보라 버크, 2006)
💬 케이시 : 제가 세번째로 좋아하는 건물이에요. / 바라보기만 했어요. 저기에서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봤죠. / (중략) / 그때는 정말 힘든 시기였어요. 당신이 '치유'를 말할 때면 그 시절이 떠올라요. / 그 후로 이 건물에 집착하게 됐고 데보라 버크란 사람이 설계자란 걸 알게 되었죠. 그러다가 사리넨도 알게 됐고. 관련 글을 찾아 읽다 보니 평생을 지낸 이곳이 갑자기 달리 보였어요. 딴 세상에 온 것처럼요.
🎬 영화 <콜럼버스>
진 부자와 대응하여 모녀의 이야기를 담당하고 있는 케이시. 그는 어머니와의 갈등, 진로에 대한 고민 등 많은 인생의 굴곡 속에서 콜럼버스의 건축물을 통해 위로를 받습니다. 오늘의 기획을 담당한 에디터 또한 오랫동안 살던 지역과 속해 온 분야를 떠나야 했던 순간들이 있었어요. 동시에 아름다운 건축물로 구성된 도시를 보며 위로받기도 했던 터라, 케이시의 이야기가 많이 와닿았습니다.
콜럼버스 시청 건물 (다수 참여, 1981)
여주가 일하던 클레오 로저스 기념 도서관 (I.M. 페이, 1969)
우리가 콜럼버스의 건축물에서 치유를 받는다면, 그것은 그 건물들이 예술적인 가치를 넘어 공공성을 띄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병원, 도서관, 시청, 교회 등… 공공 건축물은 빠른 변화로 끊임없이 누군가를 배척하는 세상에서 시민들의 방문을 조건없이 환대합니다. 몇 십년이 지나도 변함 없이 그 자리에 남아서 우릴 반겨주겠죠. 예쁘기만 하고 선택받은 자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면, 우리는 그 콘크리트 구조물 하나로부터 이렇게나 큰 감동을 받진 못할 거에요. 관광객을 유치할 만큼 의미를 가지지도 못할 것이고요. 😇
전주 도서관 여행 공식 인스타 /@jeonju_librarytravel
한국에도 공공건축을 통해 도시를 만들어 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이 익히 아는 한옥마을의 도시! 전주입니다. 전주는 책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만들며 도서관 사업에 집중해 왔는데요. 전주독서대전을 비롯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 뿐 아니라, 전주 책사랑 포인트(도서관 이용에 따른 포인트를 지역 서점에서 사용하는 제도)와 포스터로 소개한 전주 도서관 여행 등의 프로모션들을 통해 지역 시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아래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처럼, 성공적으로 안착해 전국에 보급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
💬 "책의 도시 전주의 도서관은 시민들의 삶터이자 미래세대가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놀이터,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여행목적지로 점차 변신하고 있다." / "도서관여행을 통해 전주만의 도서관 문화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전주의 대변혁을 이끌 미래자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전주 책의 도시 인문교육 본부장 인터뷰 중에서
💡 전주 도서관 여행이 궁금하다면? 👉 전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


영화 2배로 즐기는 법!
#애프터양_모먼트#콜럼버스_모먼트 해시태그는 <애프터 양>이 상영될 당시 배급사의 이벤트로 시작된 것인데요. 종료 후에도 많은 팬들이 SNS에 사진을 올리며 이어오고 있어요. 앞으로의 작품들과 소소한 입소문 마케팅이 꾸준히 더 성공한다면? 코고나다 감독 또한 곧 웨스 앤더슨 감독처럼 많은 팬층을 거느리게 되지 않을지, 디핑이 예상해 봅니다. 😎
디핑이 준비한 #콜럼버스_모먼트 사진들!
어때요, 제법 영화 속 장면 같나요? 😎 인스타와 트위터에 님만의 사진을 공유해주세요. #콜럼버스_모먼트 #디핑레터 #디핑 해시태그를 포함해 게시해 주시면 찾아가겠습니다. 구독자님들의 감성을 알고 싶은 디핑의 조그마한 욕심이랄까요? 🥰 멋진 영화 홍보는 덤. 디핑 홍보는 덤의 덤! 😂🤣 많이 올려주시길!


오늘의 디핑 소스🍟는 여기까지입니다.
여름 영화 특집🌊🍀의 두번째 편, <콜럼버스> 이야기. 어떠셨나요?
사실 다음 주 영화를 아직 고민하고 있어요. 😓 디핑에서 보고 싶은 여름 영화가 있다면? 아래 피드백 폼을 통해 저희에게 알려주세요!
오늘 소스를 읽고 느낀 감상과 의견이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디핑🍟과 나눠주세요.
한 줄 짧은 생각이어도, 날카로운 비판이어도... 사소한 제안이어도 모두 환영이에요!
보내드린 소스의 시식평을 언제나 기다립니다 💝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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