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테오리아

라이프이즈로맨스와의 인터뷰

Behind Story

설계에 앞서 주요하게 고려하신 점은 무엇이었나요.

테오리아라는 이름은 피타고라스가 사용했던 용어로, 사람에 대한 편견을 모두 없앤 상태에서 그 사람의 원론적인 모습을 바라본다는 뜻이 담겨 있어요. 저희는 이 단어를 ‘일상 속에서 내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 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어요. 그래서 ‘공간을 가다듬다’ 라는 부제를 주고 그 이름 아래 공간을 구성했어요.

석부작이라는 체험 요소가 무척 인상적입니다.

빛이 들지 않는 공간이 조금 많다 보니 음지 식물이 공생해야 하는 마당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마당을 즐긴 후 내가 봤던 무언가를 나의 체험으로 가져가는 경험을 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석부작이라는 아이템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석부작이라는 아이템 자체가 오감을 거쳐 완성 후에는 시각적으로 바라볼 때 굉장한 의미를 가지잖아요. 그래서 수공간도 석부작을 제작할 뿐 아니라 전시하고 감상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존의 성격을 지닌 공간으로 완성했습니다.

수공간 역시 테오리아에서만 볼 수 있는 구조인 것 같습니다. 디자인 요소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처음에 이 공간을 생각할 때 원형이라는 요소에 집중했어요. 수공간 바닥에 깔린 평면적인 물의 요소와 입면적으로 보이는 원형의 요소를 같이 마련하다 보니, 격자를 통해 뒷배경까지 보이면서 어느 정도 시선은 개방되는 동시에 온전히 원에 갇혀 있는 느낌을 들게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죠.

이곳에 머무시는 분들이 어떤 경험을 하길 원하시나요.

저희가 일상에 있을 때는 무언가 다른 일을 하고 시간에 치여 살기 마련이니까, 오롯이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지극히 부족하다고 느껴요.

테오리아를 완성한 후 경험하며 느꼈던 점은, 이곳을 오시는 분도 일상에서 잠깐이나마 벗어나 본인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대단한 하루는 아닐지언정, 내일을 위한 단단한 하루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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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와 시공

Making Story

Planning

가장 먼저 큰 디자인 키워드로 잡았던 것은 ‘음의 미학’과 ‘가다듬다’ 였다. 전주에는 이미 한옥 스테이가 굉장히 많은 상태였다. 일반적인 한옥의 이미지만으로는 공간에 특별함을 부여하기가 힘들었던 것이 사실. 그래서 음의 미학과 가다듬다 라는 키워드를 통해, 블랙 앤 화이트의 모던한 색감과 곡선, 기둥의 라인의 조화로 완성하는 현대적인 한옥 공간을 구성했다.

또한 가장 메인이 되는 수공간 상단의 천장 면을 어떤 디자인으로 마무리할지가 중요한 과제였다.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수공간의 원형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블랙 컬러. 그러나 일반적인 한옥에서는 서까래라는 전통 요소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천장을 하얗게 칠하는 것이 대다수였기에 무척 실험적인 시도였다. 콘셉트를 극대화하고자 오히려 조명을 설치하지 않고 조형 요소를 가다듬은 결과 몰입감 있는 구조가 탄생했다.

Construction

전주의 한옥적 특징은 일자 배치. 테오리아의 기존 공간 역시 일자 배치를 띠고 있었다. 일반적인 구조에 차별화된 디자인을 구현하면서, 세탁기 등의 필수 집기는 깔끔히 숨기기 위해 효과적인 실 구성이 필요했다. 필요 기능을 실로 구분하여 양쪽에 여유 공간이 생기게 되었는데, 포인트가 되는 원형의 수공간을 좌측에 두고 휴식의 공간인 침실은 우측에 배치했다.

전주한옥마을 특성상 여러 한옥 건물은 밀접하게 붙어 있다. 이에 구조상 걷어낼 수 있는 담이더라도 이웃과 지나치게 밀접해 구조를 변경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현재 현관 옆 수공간은 이처럼 철거할 수 없는 기존 구조의 쓰임을 최대화하고자 고민한 끝에 탄생했다. 석부작이라는 체험 요소를 즐길 수공간을 공간 전면으로 이끌어 버려질뻔 했던 유휴공간이 온전한 목적을 지닌 공간으로 재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