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이 왜 열려있었는지 몰라🤣 Edited by 도란

 세상에는 우연을 가장한 억지스러운 상황(억까..?)이 종종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시험기간에 마음먹고 공부를 시작하려 했는데, 오늘따라 책상이 유독 활짝 열려있다거나 언제 찍어둔지 모르는 인생네컷 사진이 눈에 계속 아른거린다던가.. 😑

심지어 랜덤으로 틀어둔 노래들 중, 가장 좋아하는 밴드 '소란'의 노래인 '시험기간 책상정리'라는 곡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어쩌다 시작이 된 건지 서랍이 왜 열려 있는지 몰라].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 공부는 포기하고 추억여행이나 한번 떠나볼까 합니다.

음악은 타임머신 추억이 쌓이듯이 ♬

 사실 책상 정리라 해봤자 ‘책상 서랍 정리’가 전부일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눈에 띄는 물건들 모두 서랍에 마구 던지는 게 제 평소 청소법이기 때문이죠 😅

 그럼에도 굳이 책상 서랍을 정의해 본다면 ‘도라에몽의 주머니’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각종 콘서트, 페스티벌, 그리고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생긴 물건들 모두 팝업스토어 마냥 층별로 분리하여 담아두기 때문이죠.

1층 : 잡동사니 (아령, 필기도구, 핫팩 등)

2층 : 페스티벌 티켓, 사진, 앨범 굿즈

3층 : 인생네컷 사진, 필름 카메라 사진

 2020년 전역 후 처음 찾아간 '그_냥'의 콘서트 티켓과 ‘예빛’님의 싸인, 2021년 유일하게 열린 페스티벌 뷰티폴민트라이프(BML) 팔찌와 굿즈들, 그리고 2022년 3월 동기들과 함께 놀러 갔던 보령에서의 단체 사진까지. 알게 모르게 알뜰하게 채워진 서랍을 볼 때면 괜스레 배부른 기분입니다 🙂

앞으로도 쌓여갈 서랍 속 추억 (2022~)

제 책상을 소개합니다. Edited by 두둔

 사실 누가 궁금해할까 싶긴 해요.
 하지만 책상을 보면 책상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잖아요?
 제 책상을 천천히 훑어보면서 제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요?

What’s on my desk

 대충 이렇게 해놓고 산답니다. 조금 부끄럽네요.

 가장 먼저 두 개의 모니터가 눈에 들어오네요. 오른쪽은 제가 메인으로 사용하는 노트북이고 왼쪽은 추가로 연결해놓은 모니터에요. 인턴으로 근무할 때 듀얼 모니터를 사용했었는데 이후로 모니터 하나로는 뭘 할 수가 없는 몸이 되어버렸지 뭐예요.

 왼쪽 모니터 아래에는 다이소에서 산 모니터 받침이 보이네요. 디자인을 좀 더 고려하고 싶었지만 '무조건 싼 거'를 사겠다는 생각에 다이소에서 바로 구매한 제품이에요. 여러 잡동사니를 올려두기 좋아서 꽤 잘 활용하고 있답니다.

 그 앞으로는 제가 애정하는 키보드와 마우스가 보이네요. 키보드는 색조합이 휠라같은 느낌이 예뻐서 바로 구매해버린 제품이고 마우스는 로지텍 제품인데 버튼이 다양해서 많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답니다.

취미를 찾아볼까요?

 가장 오른쪽에는 무슨 대형 파우치 같은 게 보이네요. 저건 기타 앰프 겸 스피커에요. 크기는 작지만 소리는 엄청 크고 여러 음향 효과들이 들어있어서 간단히 연결해 기타를 연습하기 좋은 앰프죠. 스피커로도 꽤나 좋은 성능을 보이고 있어서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어요. 영화를 틀어 놓으면 진짜 영화관 같은 사운드가 나서 애정하는 물건입니다.

 스피커 위로는 책들이 보이는데요. 책 읽는 걸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에요. 전공 관련한 책들도 있지만 저는 심리학, 사회과학, 인문학 분야를 좋아해요. 커뮤니티에서 권력(?)을 쥐기 위한 팁들을 담아놓은 책,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한 좋은 인사이트를 주는 책, 스트레스 상황에서 최악을 견뎌내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 저명한 학자들을 모아놓고 사회적인 주제에 대한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책도 있네요. 꽤 두꺼운 책들도 있는데 저걸 언제 다 읽을 수 있을지 막막하긴 하네요.

여러분의 책상은 어때요?

 처음에 말씀드렸듯 책상은 그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해요. 물건이 각을 맞춰 정돈되어 있는지, 어떤 물건이 올라와 있는지, 방 안에 어떤 곳에 위치해있는지 등등! 오늘은 여러분의 책상 위를 살펴보고 내 물건들에 애정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내 책상 위 4총사 Edited by 할미

 단지 형광펜 한 자루일 뿐인데 괜히 이 지구의 평화를 지키러 나서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존재. 바로 하트 형광펜씨를 소개한다. 나의 소중한 친구 혜림이가 선물로 주었던 펜이다. 선물로 받아서일까? 더욱 영험한 기운이 이 펜에 깃들어 있는 것만 같다. 총 6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하트모양 단은 분리가 된다. 파랑/초록/노랑/주황/분홍/자주색을 한 번에 챙겨 들고 다닐 수 있다는 극강의 장점이 있다. 길이는 약 한 뼘 반 정도로, 손에 쥐기에 아주 적합한 길이이다. 해리포터 영화 속 지팡이를 든 것만 같은 기분이다. 형광펜을 잘 쓰지 않는 필기 습관을 가지고 있는 나지만, 괜히 이 친구가 곁에 없으면 허전하다. 그래서 가장 큰 연필꽂이에서 손이 가장 잘 닿는 곳에 언제나 꽂혀있는 단골손님이다. 그저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하트뿅뿅뿅뿅뿅뿅(6단이니까 뿅도 6번 써줬다.) 형광펜이라고 할 수 있다. 잘 간직했다가 내 후세에 물려줄 것이다.

눈물 제조기이자 사랑 제조기 책 한 권씨

 이지현 작가님께서 쓰신 에세이, 『개가 있는 건 아닌데 없지도 않고요』 책이다. 가까이 지내던 좋은 지인들 덕분에 퍼블리셔스테이블이라는 독립출판 북 페어에 방문했던 적이 있다. 수많은 책과 수많은 작가님이 계셨고… 출판업계 종사자들에게 완전히 홀딱 반했던 순간이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는 사람들이 가진 힘과 긍정적인 에너지로 샤워를 하고 나온 기분이라 한동안 들떠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곳에서 이 책을 처음 만났다. 올해로 5살이 된 강아지, 콩떡이의 누나로서 이 책의 제목을 읽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바로 옆에 놓여있던 『슬픔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이라는 책과 이 책 중에 고민하다가, 강아지와 현재 함께 하고 있다면 이 책을 좀 더 추천해 드려요 라는 작가님의 말씀에 집어 들었던 책이다. 가끔 나는 나의 강아지가 평생 나와 함께 할 것처럼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할 때가 있다. 강아지들이 살아갈 수 있는 나날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나의 하루와 나의 강아지의 하루는 그 길이가 다르다는 것을 이 책이 나에게 계속해서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읽을 때면 늘 눈물이 난다. 2호선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다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물이 줄줄 흘러 난감했던 기억도 있다. 이 책을 볼 때마다 나는 그렇게 눈물을 흘리고 콩떡이를 더욱 사랑해줘야겠다고 다짐한다. 나는 우리 강아지를 참 사랑하나 보다.

땀 한 방울도 용납하지 않는, 노즈엣센스씨

 어릴 적에 짝꿍이 나한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 “네 손은 호떡 반죽 같다.” 수족냉증과 다한증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을 지니고 있던 나의 손은 정말 그러했다. 축축하고 차가워서 호떡 반죽처럼 느껴졌을 것도 같다. 사실 돌이켜보면 손, 발에 땀이 난다는 것에 대해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진 않았다. 오히려 내 손에서 땀이 흐르는 걸 장기라고 생각했던 것도 같다. 이게 참 신기한 게, 어떨 때는 정말 뽀송뽀송하게 손바닥이 말라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어? 손에 땀 안 나네?” 하고 의식하면 그때부터 손에 땀이 좔좔좔 나는 거다. 이걸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곤 했고, 친구들은 신기해했다. 그렇지만 다음 날 중요한 약속이 있다거나, 시험을 봐야 할 때면 꼭 이 약을 바른다. 특히 시험 때에는 긴장감 덕분에 손 땀이 2배가 된다. 이 약을 바르지 않으면 시험지가 다 젖어서 답안을 적지 못할 정도가 되기 때문에 필수로 챙겨야 한다.

아임파인땡큐앤유? 토플책씨

 이렇게 강렬하게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던 적이 없다. 난 이번 하반기에 토플에 내 모든 것을 걸 것이다. 지난 7월 해외여행을 다니며 좀 더 넓은 세상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이 세계는 넓었고 재미난 일들도 많았다. 그래서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졸업 전에 교환학생을 꼭 가리라고 다짐했다. 해외여행은 돈과 시간만 있으면 그냥 뚝딱 가면 된다. 비행기 표 끊고 떠나면 되는 거다. 그러나 교환학생은 그렇지 않다. 일정 수준 이상의 토플 점수가 필요하다. 수능 영어 이후로 영어라고는 넷플릭스 미드밖에 안 보던 내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내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수업을 듣고, 이해하고, 말하는 내 모습이 너무 멋있을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년 이맘때쯤에는 외국에서 멋지게 덴마크 코끼리 원고를 작성하고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책상에서 발견한 한눈팔기의 미덕 Edited by 김도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