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 없지만, 어디에나 있는
내 이름은 '안나 지은'

Dragonfly: The Shape of the Wind
by Silvia Casini, Raffaella Fenoglio, Francesco Pasqua
illustrated by Giulia Tomai


분야: 청소년 소설 I 사양: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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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고, 방황하며, 다시 일어설 힘을 얻고자 하는
모든 이를 위한 가슴 뭉클한 성장소설

15세의 한국계 이탈리아인 소녀 안나(Anna Ji-eun Lee)는 펜싱과 시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품고 있지만, 밀라노의 새 학교로 전학 온 후 낯선 환경과 괴롭힘, 짙은 외로움에 직면합니다.

마음 붙일 곳 없던 안나는 자신의 정체성과 쓸쓸함을 숨긴 채, 익명의 요리·시 블로그인 'Pop&Poem'을 개설하여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일상을 이어갑니다.


스스로를 숨기지 않고 세상 앞에 당당히 나설 용기를 찾아가는 안나의 성장 과정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따뜻한 위로를 전해줍니다.

본문 1장 중...

내 이름은 안나 지은 리(Anna Ji-eun Lee)다.
한국에서는 성이 먼저 오고 그 다음에 이름이 오지만, 여기 이탈리아에서는 아무도 '지은'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들 마음대로 부른다.

나는 열다섯 살이고, 주로 밤에 글을 쓰며, 엄마가 날 할머니 집에 맡긴 이후로 줄곧 밀라노에서 살고 있다. 한국계 이탈리아인이라는 건, 한국인들에게는 너무 이탈리아인 같고 이탈리아인들에게는 너무 한국인 같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어제 슈퍼마켓에서 한 여성이 나에게 일본인이냐고 물었다. 한국인이라고 대답하자 그 여성은 마치 같은 나라나 다름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내가 완벽한 이탈리아어를 구사하는 것을 듣고는, "그래서 당신은 이탈리아인인 건가요, 아닌 건가요?"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내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것처럼 말이다.
본문 5장 중...

그는 내가 일어설 수 있도록 손을 내밀었고, 나는 그 손을 잡았다. 
큰 실수였다.

알렉스가 내 위로 그대로 넘어졌다. 그의 얼굴이 내 얼굴과 겨우 몇 인치 떨어져 있었다. 그에게선 섬유유연제와 볶은 카카오 향이 났다. 심장이 너무 세게 뛰어서 그에게 들릴까 봐 두려웠다. 나는 눈을 그에게 고정한 채 그대로 누워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보라색이네." 그가 소곤거렸다.
"뭐가?" 나는 어색하게 말을 더듬었다.
"네 눈동자 색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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