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내일 모레 정도의 삶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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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문앞비일상 권작가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일상에 노크할 '비 일상 꾸러미' 주제는 ‘노숙’ 입니다.

오늘은 권작가의 고백으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권작가는 가끔 출퇴근길 신논현역 6번출구에서 노숙인의 자활을 돕는 잡지인 빅이슈를 불순한 의도나 시각으로 구매하고 있습니다.

<빅이슈는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 발행하는 격주 단위 잡지 이며 전국 주요 지하철 역사 인근에서 잡지를 파는 노숙인_빅판에게 판매금의 절반이 돌아간다.>

[빅이슈 코리아 공식 웹사이트]

ㅣ불순한 의도 두 가지

하나. 동정의 대상: 뭔가 권작가의 일상에 힘든일이 닥쳤을 때 이런 노숙인도 사는데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둘. 선행의 대상: 권작가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때 나의 선행에 하늘이 감동해서 그 일이 잘됬으면..

단 한번도 그들의 삶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인들의 잔잔한 일상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보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정작 퇴근길 자주 보는 빅판 아저씨의 삶은 그저 그런 삶에 불과하겠지 성급하게 일반화 했던 것 같습니다. 그저 빅이슈를 구매 하는데만 관심이 있다보니 사놓고 실제로 읽지 않는 경우가...........💦

ㅣ노숙인은 무슨 뜻일까요?

갑자기 노숙인에 대한 정의를 물어보니 당황하셨을 줄 압니다. 노숙인이 노숙인이지 무슨 뜻이냐 싱겁다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노숙인은 그럼 진짜 무슨의미일까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 뜻일까요??

'길거리에서 아무렇게나 잠을 자는 사람'

여기서는 '틀렸다'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노숙자에 ‘노’자는 길 로 자를 쓰지 않아요. '이슬 노' 자를 쓴다고 해요. 즉 다시 말해서 노숙자는 길가에서 아무렇게나 자는 사람이아니라 이슬을 맞고 자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노점상, 노천극장도 같은 글자를 씁니다.)

ㅣ그게 그거 아냐?!

이슬을 맞든 길가에 누워서 자든 바깥에서 아무렇게나 자는게 노숙 아닌가 생각하실 수 있어요.

오늘부터 권작가는 우리가 흔히 내뱉던 노숙이라는 단어를 조금 낯설게 보기로 했습니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편견은 그것을 지칭하는 단어에서부터 출발할 수도 있으니까요.

‘길가에서 아무렇게나 자는 사람’보다는 ‘이슬을 맞고 자는 사람’으로 노숙인을 바라보려고 합니다. 막연히 가졌던 노숙인에 대한 거부감, 편견이 조금은 바뀌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한국의 법이 정하는 노숙인의 정의도 단순히 길가에서 자는 사람들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가. 상당한 기간 동안 일정한 주거 없이 생활하는 사람 (길거리)

나. 노숙인시설을 이용하거나 상당한 기간 동안 노숙인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 (노숙인지원쉼터)

다. 상당한 기간 동안 주거로서의 적절성이 현저히 낮은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 (쪽방)

-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정의)

그런데 이 법적 정의는 주거 불안정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을 다소 모호하게 설정하여 지원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주거 불안정 계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노숙인 이라는 용어 대신에 홈리스 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계층까지 폭녋게 정책 지원의 테두리 내로 포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어요.

ㅣ각자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당신도 노숙인이 될 수 있어요.

절대, 네버! 협박이 아니에요.

(한글 자막 설정 가능)

태어날때부터 일정한 주거지 없이 거리를, 쉼터를 전전하며 살게될 것을 예상하거나 희망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매일 밤 잘 곳을 찾아 전전하고 무료 급식을 찾아다닌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의 시선으로 부터 항상 태연해야 하고 모욕적인 순간도 당연히 참아내야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나는 <빅이슈> 잡지를 판매하는 사람이며 이 일을 한 지는 한달도 안 된 초보자다. 이 잡지는 일반 잡지가 아니다. 자신이 홈리스란 사실을 인정하면서 팔아야 하는, 부끄럽게 느껴지는 잡지다. 그러면서도 이일을 하게 된 것은 낯이 두꺼워서도, 자존심이 없어 창피를 몰라서도 아니다. 홈리스 삶이 점점 더 힘겨워지면서 희망이란 단어를 찾고 싶기 때문이다.

- 임상철, 오늘, 내일, 모레 정도의 삶 (빅이슈를 팔며 거리에서 보낸 52통의 편지), 생각의힘 (2019), p.183

그들도 여느 누구와 똑같이 누군가의 아들, 딸로써, 형제 자매로써, 가장으로써, 학생으로써, 근로자로써 이루고 싶은 꿈을 가졌던 평범한 사람들 이었을 겁니다. 이렇게 가혹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피할 수 없는 시련이 갑자기 그들의 삶을 통째로 흔들어 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삶에 대한 막연한 동정과 연민 혹은 지독한 편견과 성급한 판단보다는 그들의 삶에 대해 오늘부터 담담하게 좀 더 가까이서 살펴보는 건 어떨까요?

# 문앞비일상 추천 # 너도 읽고 나도 읽고, 같이 하고

이슬을 맞으며 자는 사람들의 이야기 💬

#너도 읽고 나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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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용] 오늘,내일, 모레 정도의 삶

빅이슈 잡지를 파는 노숙인 빅판 임상철씨가 본인의 과거 시절을 회상하며 써내려간 에세이를 잡지 뒤에 한편 씩 끼워넣었던 것을 모아놓은 책. 시종일관 담담하게 본인의 삶을 기술하지만 뭔지 모를 몰입감을 가져오는 작가의 그림들이 인상깊다는.. 👍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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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용] 아저씨 왜 집에서 안자요?

아주, 매우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한 페터 아저씨가 노숙인으로 전락하게 되는 두 번의 결정적인 시련을 그린 동화로 초등 저학년, 중학년에 권장합니다. [링크]

# 함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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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슈

노숙인의 자활을 돕기위해 격주로 발행되는 잡지로 전국 주요 지하철 역 인근에서 빅이슈 판매원 (일명 빅판)이 판매하고 있음. 온라인으로도 구매가능하지만 가능하다면 주변 빅이슈 판매처를 검색해보고 실제 빅판으로부터 빅이슈를 구매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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