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집을 많이 공급하겠노라 추진해온 사업이 있는데요, '도심공공복합 재개발사업'입니다. 이를 통해 5년간 약 20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인데요, 지난 2일 정부가 '그렇게까지 반대하면 안할게' 라고 두 손 들었습니다. 뭔일이래요?
도심공공복합 재개발사업부터 알아보자!
이름이 참 길고 어렵죠? 간단하게 도심공공이라 부를게요. 이건 전 정부에서 추진하던 사업이에요. 그때만해도 '집이 없으니 집값이 더 오르는 거 아냐'란 원성이 자자했던 시절이죠. 그래서 각종 공급대책이 나왔고 그 중 하나가 도심공공입니다.
님. 혹시 기억하시나요? 전 정부의 부동산 정책 키워드가 '공공주도'였단 사실을! 민간에서 재건축 등을 추진하면 각종 규제에 걸려 오래 걸리니 공공이 나서서 빨리 만들어줄게'란 것이 핵심이었죠.
그래서 도심공공복합 재개발사업이란, LH 등 공기업이 주도해 역세권,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 등을 재개발 재건축하는 사업입니다. 즉 다세대주택이나 상가 등이 밀집된 지역을 싸-악 밀고 재개발하는 것이죠. 아무곳이나 할 순 없고 지자체 등이 추천한 지역을 정부가 검토해서 선정해요. 현재까지 최종 후보지는 전국 76개입니다.
지난 2일 어떻게 두 손 들었냐면요, '76개 중 주민 동의율 30%에 미달하는 곳은 도심공공에서 뺄게!라고 합니다. 즉, 주민들이 반대하면 재개발 안하겠단 건데요. 그만큼 반대가 심하단 얘기겠죠?
왜 반대해?
도심공공을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합니다. 두부라는 마을엔 여럿 주민이 살고 있는데요, 이곳이 도심공공으로 지정되면 나라가 땅을 사들입니다. 땅 주인이 바뀌는거죠. 그리고 원래 땅주인에겐 일정 보상을 하고 새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 입주권을 줘요. 이렇게 되면 나라에서 후딱 해치우기(?) 때문에 일반 재건축처럼 조합설립, 관리처분계획인가 등의 과정이 빠지고, 주민들이 내야 할 분담금도 30%이상 낮아져요. 좋은 점이죠.
그런데 여기서 반발이 생깁니다. '내땅인데 나가라고? 감정가로 보상해준다지만 따져보면 시가에 30~50%밖에 안나올 거 같은데... 그리고 나중에 집 팔 때 LH에 감정가로 넘겨야 된다니, 이게 말이 됨?'
또 다른 문제도 있어요. 우선 여기엔 투기를 막기 위한 장치가 있는데요. 2021년 6월 29일을 권리산정기준일로 지정하고, 이후 집을 매수한 집주인은 무조건 현금청산되도록 해요. 이와 동시에 후보지 지정 단계부터 거래를 막았어요.
무슨 말이냐면, 도심공공으로 지정된다는 소식을 듣고 집을 산 거면 '투기아냐!'란 의심부터 하는거죠. 그런 사람한테는 신규 아파트 입주권을 주지 않는다는 거고요(현금청산), 그러면서 거래도 막은 거예요.
'아냐, 난 그런 줄 모르고 들어온거야'라고 해봤자 정황상 의심쩍으니 '입주권 못줘!'가 되는 것이고, 그렇다고 팔 수도 없게하니 앉아서 손해만 보는 셈이 된 거죠. 그래서 '이건 명백한 재산권 침해야' 반발이 거셉니다. 차라리 민간주도의 개발을 원하고 있습니다.
주택이 아닌 상가의 경우도 불만은 있어요. 어느정도 상권을 구축했고 매달 임대료 받고 있는데, 혹은 세입자로서 장사 잘 하고 있는데 갑자기 재개발한다고 하면 뜨악 하는거죠. 즉, 이들의 공통된 주장은 '내집 소유권을 LH에 넘기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아냐 그냥 해!
물론 반대만 있는 건 아니에요. 모든 사업이 그렇듯 장단점이 있거든요. 애초에 도심공공이 만지겠다고 한 곳은 민간주도로 하기 힘든 곳이에요.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이해관계가 복잡해 추진조차 꺼려지는(?) 그런 곳이죠. 그러니 나라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서 개발해야만 더 많은 집이 생기고 주거환경도 좋아질 수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는 주민들은 적극 찬성입니다. 더 좋은 집으로 탈바꿈시켜 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죠. 반대하는 사람 못지않게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요, 혹여 반대자들때문에 사업이 무산되진 않을까, 나라에서 이끈다면서 혹여 민간기업으로 넘기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죠.
만약 민간으로 넘어가게 되면 또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고 주민들이 내야 할 분담금이 많아질 수 있어요. 그래서 서울시의 적극 추진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죠.
이번 정권의 부동산 핵심은 '민간주도'잖아요? 그래서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요. 반대자들은 '정권 바뀌면 도심공공 중단할 줄 알았는데...'라며 한숨쉬고 찬성자들은 '정권 바뀌었다고 민간으로 돌려버리면 어떡하지?'라며 또 다른 한숨을 쉬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