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없는 곳에서 우리에 관한 것을 만들 수 없다.
Nothing About Us, Without Us - James Charlton
수어를 음성언어로 번역해주는 장갑에 대한 뉴스는 매해 새롭게 올라옵니다. 뉴스를 볼 때마다 마리는 수어와 농인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청인이 농인을 ‘위해' 만든 발명품의 한계를 목격합니다.
수어에도 종류가 다양하고, 미국 수어 사용자는 한국 수어 사용자와 다른 언어를 쓰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에 발명가는 “이 장갑만 있으면 세상 모두와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수어는 손의 언어가 아니라 표정과 몸짓이 모두 사용된 언어입니다. 장갑으로 손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것만으로는 정확한 의미 전달을 할 수 없죠. 마지막으로 농인의 언어를 청인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에서 소통이 완성되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대화가 쌍방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간과한 말입니다. 수어가 음성언어로 번역된다 한들 농인 또한 청인의 음성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겠죠.
당사자가 포함되지 않는 디자인은 배제를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 세계 인구수는 80억 명에 다다르고 있고, 그 안에 담긴 다양성을 한 명의 디자이너가 모두 이해할 수는 없으니까요. 디자이너가 장애인 사용자와 ‘함께' 제품을 만들 때만 포용성 있는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죠.
강연의 말미에 마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클루시브 디자인에 대한 정의를 공유합니다. 그들은 인클루시브 디자인이 “인류의 다양성 범위 전체를 활용하는 것이고, 거기서 배움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라 말합니다. ‘프리사이즈' 티셔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두를 같은 사이즈의 옷에 욱여넣는 대신 개개인의 몸에 맞춘 옷을 만들어야 합니다. 한 사람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그를 바탕으로 디자인하다 보면 어느새 다른 사람들까지도 사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풀한 제품이 탄생하는 것이 인클루시브 디자인의 마법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