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리영희상 시상식 소식
뉴스레터 #43호를 발행합니다.

뉴스레터 43호는 제13회 리영희상 시상식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내란사태 1주년이기도 했던 지난 12월 3일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제13회 리영희상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수상자는 베트남전쟁 민간인 학살 피해생존자인 두 분의 응우옌티탄 님이었습니다. 마침 올해가 리영희 선생님의 『베트남 戰爭-30년 베트남 전쟁의 전개와 종결』 출간 40주년이라 더 뜻깊은 시상식이었습니다. 두 분의 수상자는 일전에 있었던 베트남 현지 홍수피해로 인해 직접 한국에 오시지 못해서 줌으로 연결해 시상식을 진행했습니다. 원거리에서의 온라인 연결이라 혹시나 중간에 연결이 끊길가 걱정도 했으나 다행히도 그런 일 없이 잘 진행되었습니다. 시상식의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전해드립니다.      

그동안 재단의 뉴스레터의 기획 중 하나는 “나와 리영희”로 리영희 선생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선생의 치열하면서도 인간적인 모습들을 새롭게 조명해왔습니다. 그 연재를 통해 권력과 불의 앞에 단호하고 진실을 마주해 치열했던 선생의 모습뿐만 아니라 때로는 유쾌하고 허술했던, 그리고 때로는 정이 넘치고 사랑스러웠던 선생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연재는 11월 20일 창비에서 <나와 리영희>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나와 리영희”를 대신해 “나와 리영희의 책”이라는 새로운 기획을 시작해봅니다. 카프카는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국 현대사에서 바로 그 카프카의 말에 가장 어울리는 책은 바로 리영희 선생의 책이기도 했습니다. 식민과 냉전, 반공이라는 울타리 속에 갇혀있던 우리에게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열어줬던 책들이었습니다. 선생은 적지 않은 저서와 편역서를 남겼으며, 주제도 형식도 정말 다양했습니다. 그렇기에 선생의 책들이 우리에게 남긴 것들도 다채로울 것이 분명합니다. 때로는 학술적인 측면에서 선생의 저서와 편역서가 현재 가지는 의미를 재조명할 수도 있고, 또 그 책과 글 속에 새겨져있는 선생의 모습을 다시 되새겨볼 수도 있으며, 그 책과 관련한 개인적인 에피소드들도 풀어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여러 책에 흩어져있는 선생의 사상을 정리해볼 수도 있고, 선생의 책과 글을 역사 속의 다른 책들과, 혹은 현재 출간되고 있는 여러 저자들의 책들과 비교해서 읽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선생의 책을 주제와 소재로 삼아 여러 필자들의 자유로운 글들을 만나보고자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조진석 “평화로운 아시아를 위한 나와우리” 대표님이 <베트남 전쟁: 30년 베트남전쟁의 전개와 종결>로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베트남 전쟁 민간인 피해자 지원 사업차 현지답사를 다녀온 이후 더 깊이 이 전쟁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 리영희 선생님의 책과 글을 만나게 되었고, 이 책이 왜 지금까지도 깊은 의미를 가지는지를 짚어주셨습니다.
 
역시 세계를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 위한 뉴스레터 새로운 기획의 두 번째 순서로 박은하 경향신문 베이징특파원이 캄보디아 범죄단지 문제를 더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우리는 캄보디아 범죄단지 문제를 마치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를 보는 것처럼 자극적이고 흥미 위주로 접근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심층적으로 보겠다고 하고는 그 배후의 중국 범죄조직 등을 언급하며 오히려 혐중 정서의 불쏘시개로 삼기도 했습니다. 박은하 기자님은 이 문제를 좀 더 깊게 지구적 자본주의의 확장 과정의 연장선에서 파악하는 동시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아시아의 시민사회와 민주주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재단소식

사진으로 보는 제13회 리영희상 시상식

 
재단 사무국
<나와 리영희> 출간 소식
『나와 리영희』는 지난 2022년부터 리영희재단이 발간해오는 뉴스레터에 수록된 글들을 바탕으로 32명의 회고를 모아 엮은 책이다. 황석영 정지아 유홍준 백낙청 등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와 학자들이 저마다의 관심과 관점으로 리영희와의 기억을 되돌아본다. 자신의 삶에 그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리영희의 글을 읽고 그의 행동하는 지성을 지켜보면서 사회를 보는 관점을 어떻게 배우게 되었는지를 밝힌다.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리영희의 인간적인 면모가 풍성히 담겨 있는 점도 이 책의 특징이자 묘미다.

리영희 선생 같은,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누군가 또 어디서 이 시대를 앓으며 말문을 터뜨리기 위해 애쓰고 있지 않을까.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다.―정지아(소설가)

리영희 선생의 글은 지금 읽어도 여전히 생생하고 유효하다. ―황석영(소설가)

선생이 타계한 지도 15년이 되어간다. 이 책이 ‘사람 리영희’의 온전한 모습을 점묘화처럼 드러내주면 좋겠다. 선생이 종일 고뇌하는 근엄한 표정의 지성인이 아니라 사람 냄새 나는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설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김효순(리영희재단 이사장)

이 편지들에는 매사에 지식인의 책임을 다하는 리영희와는 다른 리영희가 있다. 나는 이 낯선 리영희가 너무 좋다. ―고병권(철학자)
재단과 함께하는 사람들

『베트남전쟁』을 읽어야 하는 시대는 끝났는가?

 
 조진석(평화로운 아시아를 위한 나와우리 대표)

선생님의 『베트남전쟁』을 읽으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리영희 선생님은 1970년대 『전환시대의 논리』와 『우상과 이성』에 실린 베트남전쟁 관련 논문을 묶어 1985년에 『베트남전쟁』을 출간하셨습니다. 왜 기존 책에 실은 글을 묶어서 새로 책을 내야만 했을까? 실마리를 찾고자 책의 머리글을 몇 번이나 읽어보았습니다. “<베트남전쟁>이라는 처절한 무대 위에서 주역을 맡았던 개인이나 국민 또는 관객의 입장에 섰던 국가나 정부도, 모두 새로운 전쟁놀이를 찾아 몰두하고 있다.” 주역을 맡았던 개인이라는 글귀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베트남전에 대대장으로 복무한 것을 떠올렸고, 동맹의 보은과 반공의 십자군으로 나간다고 알려진 군을 열렬히 환송하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본 동아시아식 개발주의 경험
 
 박은하(경향신문 베이징특파원)

캄보디아의 범죄단지는 캄보디아가 극빈국인 시절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캄보디아가 중국 자본과 손을 잡고 극빈국에서 탈출해 개도국으로 들어설 무렵 생겨났다. 이는 캄보디아의 특징만이 아니다. 한국의 조직폭력배가 강남개발 와중에 급성장한 것과 유사하다. 미국의 마피아, 일본의 야쿠자, 대만의 삼합회 등도 급속한 개발이나 도금시대에 성장했다. 범죄도 인프라가 필요하고 이념이 동원된다. 경제성장과 부패, 범죄의 사슬은 자본주의 발전 자체에서 내재된 것이라 봐야 한다. 캄보디아의 다른 점은 세계화와 정보화의 영향으로 한국과 일본이 급속하게 경제개발을 하던 시절보다 훨씬 더 사람과 자본의 초국적 이동이 활발한 시대 경제개발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그 결과 범죄 조직도 세계화된 모습을 갖췄다.


발행인: 김효순(리영희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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