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작년에서야 해외 여행 수요가 폭발했다고 생각해요. 작년 결제액 기준 2조1164억원을 했는데 그 전년(2494억원) 대비 거의 10배가 됐어요. 카드 발급장수도 2022년 말 62만장에서 작년 말 400만장으로 대폭 늘었고요. 올해는 결제액 기준 3조~4조원 가량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요.
해외 여행 수요가 늘어난 것 외에 환율에 대한 MZ들의 관심도 큰 몫을 했다고 봐요. 작년에 엔저 때문에 환율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그러니까 자기가 어떻게 하면 환전을 가장 싸게 할 수 있을까, 수수료를 줄일 수 있을까 하는 관심이 늘었단 얘기죠. 그 과정에서 트래블월렛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진 거예요."
-고객 수수료가 적다는 것, 이용자들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결국 회사의 매출을 손해보는 것 아닌가요? 투자금을 태워서 일단 카드 수를 늘리는 전략인가요?
"고객이 결제할 때마다 현지 매장으로부터 가맹점 수수료(1.8%)를 받아요. 그 수수료를 갖고 국제 브랜드 수수료(1% 이하 수준)를 내도 회사는 수익이 나는 거죠. 결제할 때마다 수익이 납니다."
-고객 수수료가 없는데 수익이 난다고요? 기존 금융사들은 그럼 이같은 방식을 왜 도입을 안하나요?
"초창기에 이같은 아이디어를 갖고 국내에 있는 은행과 카드사들을 한 곳도 빼지 않고 두드렸어요. 전부 '이 시스템은 현재 구조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기존 은행사나 카드사는 수십년에 걸쳐서 시스템을 만들어왔어요.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혀있는 단계를 통해 지금의 구조가 만들어진 거죠. 어떤 하나를 건드리는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아요. 이걸 건드리는 순간 어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새로운 시스템이 효율적이라고 해도 한번에 기존 시스템을 바꾸는 게 쉽지 않게 복잡하게 짜여져 있어요.
예를 들어볼게요. 뉴욕 지하철 후졌잖아요. 미국에 돈이 없나요 기술이 없나요? 하지만 이 지하철을 효율적이고 깨끗하게 바꾸는게 쉽지 않잖아요. 아예 신도시를 만들어서 새로운 것을 까는 건 가능하죠. 트래블월렛은 신도시를 만든 거나 다름 없어요. 제로베이스에서 지불 결제 시스템을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해서 만든거죠. "
(쫌아는객원기자 4호의 설명 - 실제 트래블월렛과 달리 다른 카드사들은 사실상 비용을 떠안으면서 장사를 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기존의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원래는 고객들에게 받던 수수료를 울며 겨자먹기로 0원으로 만든겁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장은 비용부담이 크다'면서도 '트래블페이가 입소문을 타면서 기존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유사한 상품을 내놓는 상황에서 손 놓을 수 만은 없지 않느냐'고 말하더라고요.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일단 회원 수를 늘려 시장점유율을 높이면 이를 통해 다른 신용카드 발급이나 금융 대출 상품 이용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비자랑은 어떻게 초창기부터 협력을 한건가요. 비자가, 그것도 한국 스타트업이랑 협업을?
"국내 금융사들이 한 군데도 아이디어를 받아주지 않아 실망하고 있던 차에 2019년 비자에서 먼저 연락이 왔어요. 알고 보니 결제 네트워크을 갖고 있는 비자에서도 해외 결제를 확대하려고 관련 상품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아요. 국내 카드사들을 찾아다녔더니 ‘관련 사업을 하려는 스타트업이 있다’며 소개를 해줬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초창기부터 비자와 함께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