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세장벽 #절충교역 #플랫폼법
오늘의 디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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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무기로 세계 각국과 협상에 나섰다는 소식, 앞서 여러 차례 전해 드렸어요. 수입품에 매기는 세금인 관세를 서로 공정하게 부과하자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관세율을 높이겠다’고 엄포를 놓아 더 유리한 무역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죠.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를 무기 삼아 “미국 기업에 불리한 규제를 하지 말라”고 꾸준히 강조해 왔어요.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으로 불리는 규제들에 대한 불만도 강하게 드러내고 있고요.

비관세 장벽이 뭐였더라?
비관세 장벽은 수입품에 직접 부과하는 관세 외에도 해외 기업들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규제를 말해요. 예를 들어 미국 기업이 한국에서 활동할 때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다면, 미국에 대한 비관세 장벽이 있다고 볼 수 있죠. 지난주 디그를 통해 미국 정부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을 비관세 장벽으로 여긴다는 소식 전해드렸어요. DMA는 미국과 유럽 사이 갈등이 점점 커지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어요.

최근 미국 정부의 반복적인 ‘비관세 장벽’ 언급은 미국에 불리한 규제는 어떤 것이라도 협상의 대상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요. 그래서 미국 정부의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이 발표되는 오늘(2일), 세계의 시선은 트럼프의 입에 쏠려 있어요. ‘우리나라 규제를 크게 문제 삼지는 않을까?’하고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요.
세계가 주목한 보고서
우리나라 역시 미국이 비관세 장벽으로 여기고 있는 규제들이 존재해요. 앞으로 한·미 간 관세 협상에서 갈등의 씨앗이 될 만한 것들이에요. 트럼프 정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5년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시각을 명확하게 보여줘요. 이 보고서는 미국 정부 기관인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1985년부터 매년 60여 개 교역국의 무역환경을 평가해 작성해 왔는데, 올해는 트럼프 정부의 상호 관세가 발표되기 직전에 공개돼 더욱 관심을 모았어요.

미국무역대표부의 397쪽 분량 보고서는 한국의 무역장벽을 담는 데에 7쪽을 할애했어요. 올해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비관세 장벽으로 21가지 제도가 언급됐어요. 대체로 매년 보고서에서 반복적으로 지적해 온 규제들이 언급됐고, 일부는 올해 처음으로 포함됐다고 해요. 새로 언급된 내용에는 트럼프 정부의 시각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처음 등장한 한국의 ‘절충교역’
올해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언급된 내용은 한국의 ‘국방 절충교역’과 ‘온라인 플랫폼법’이에요. 국방 절충교역은 외국에서 1000만 달러(약 147억원) 이상의 무기나 군수품 등을 수입할 때, 판매 기업으로부터 기술이전이나 각종 지원 등을 받아내는 교역 방식을 뜻해요. 쉽게 말하면 ‘우리가 무기 많이 사주는 대신, 너희도 뭐 좀 해줘’라고 요구하는 방식이죠.
무기를 살 때 요구하는 대표적인 지원으로는 기술이전, 현지생산 등이 있어요. 우리가 무기를 많이 사니까 무기를 정비하거나 만드는 기술의 일부를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게 ‘기술이전’이고, 무기나 군수품을 많이 사는 대신 한국에서 생산해 달라고 요구하는 게 ‘현지생산’이에요. 모두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되거나, 장기적으로 자체 기술력을 키우는 데 유리한 방식이죠.

군수품 무역에서 이런 방식은 세계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절충교역을 1983년에 처음으로 도입했어요. 군수품 구매가 많은 분단국가의 특성상, 이를 통해 국내 방위산업 기술력을 키우고 산업 기반도 쌓을 수 있었고요. 그런데 트럼프 정부는 이런 교역 관행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요. 

플랫폼법도 첫 언급
절충교역과 함께 올해 보고서에 처음으로 언급된 것은 ‘온라인 플랫폼법’이에요. 플랫폼법은 지난해부터 우여곡절을 겪었고 아직 제정되지도 않았어요. 초기 구상보다 많이 완화된 내용으로 수정돼 추진 중임에도, 미국이 거부감을 드러낸 탓에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얼마 전 전해 드렸어요.
플랫폼법은 거대 정보기술(IT) 플랫폼들이 특정 산업을 독점하지 못하게 더욱 철저히 감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플랫폼 시장은 독과점화가 빠른 특성이 있고, 이후에는 새로운 업체가 성장하기 힘들기 때문이에요. 한국에 들어온 미국 기업의 규모와 영향력을 고려하면, 구글과 애플 등 주요 IT 기업은 대부분 규제받게 돼요. 국내 기업 중엔 이 정도 영향력을 갖춘 기업이 많지 않아서 네이버와 카카오 정도만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대요.

미국 주요 IT 기업이 규제 대상이 되는 만큼, 미국 정부는 플랫폼법 제정 움직임을 경계하는 모양새예요. 보고서는 “플랫폼법은 한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다수의 미국 대기업과 함께 2개의 한국기업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주요 한국기업과 다른 국가 기업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라며 문제 삼았어요.

트럼프 관심은 방산·디지털
전문가들은 미국무역대표부의 이번 보고서 내용을 두고 ‘한국을 바라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해석해요. 미국이 한국을 중요한 방위산업 분야 고객이자, 주요 IT산업 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뜻인 거죠. 오늘로 예정된 상호 관세 발표 이후, 해당 분야들을 중심으로 미국과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뜻일 수도 있어요.
일단 한국 정부는 보고서에 대해 “미국이 한국과의 교역에 대해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평가를 했다”고 밝혔어요. 국방 절충교역과 온라인 플랫폼법 등을 제외하면, 미국이 지목한 비관세 장벽들은 매년 제기됐던 사안이라는 거예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대부분의 관세가 사라졌다는 사실이 보고서에 언급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봤어요. 정부는 오늘 미국 측의 상호관세 발표에 우리나라 입장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어요.

곧 발표되는 상호관세 정책으로 정부가 노력한 결과가 어떤지 곧 확인할 수 있어요. 미국은 “상호관세 정책에 국가별 예외나 면제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예요. 트럼프의 입이 우리 경제, 그리고 세계 경제를 얼마나 흔들게 될지 지켜봐야겠어요.
3줄요약
미국 정부의 4월 2일 상호 관세 발표를 앞두고, 미국무역대표부가 세계 60여 개 교역국의 무역환경을 평가한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를 발표했음.
보고서에는 각국의 비관세 장벽에 대한 상세한 평가가 포함됐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비관세 장벽을 강하게 비판했던 터라 세계적 주목을 받았음.
우리나라 비관세 장벽으로는 국방 절충교역과 온라인 플랫폼법이 처음 언급됐음. 트럼프 정부가 한국 방위산업과 IT산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뜻.
뉴스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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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열풍이 불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를 사용하는 하루 이용자 수가 처음으로 12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지난달 25일 신규 이미지 생성 서비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서예요.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일반 사진을 일본 애니메이션 회사 지브리 풍, 혹은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 풍 등 다양한 느낌으로 연출할 수 있어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도 X(엑스·옛 트위터) 프로필 사진을 지브리 화풍으로 올려 이목을 끌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프로필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꾸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요. 한편 오픈AI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59조원의 투자를 받았다고 발표했어요. 기업가치는 442조원으로 5개월만에 두배로 뛰었어요.

영화 '타이타닉'의 명장면과 이를 지프리풍으로 재해석한 챗GPT 사진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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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보조금에 손대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미국 유명 대학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해요. 최근 교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反)이스라엘, 친(親) 팔레스타인 시위를 학교가 방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예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인사로 알려져 있죠.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와 맺은 약 3800억원 규모 계약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앞서 미국 교육부는 명문 컬럼비아대를 상대로 5900억원 규모 연방계약 및 보조금을 즉시 취소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어요. 이 발표 직후 컬럼비아대는 정부의 요구사항을 모두 받아들였어요. 앞서 교육부는 하버드대를 비롯해 미국 내 60개 대학에 서한을 보내 캠퍼스 내에서 이스라엘 유대인 학생을 보호하지 못하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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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활동 포기한 젊은이들

우리나라 고용시장에서 중년 여성(55~64세)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61.4%로 20대 남성(60.7%)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경제활동 참가율은 취업을 실제로 한 사람과 취업의 의지가 있지만 아직 일자리가 없는 사람을 합해서 산출해요. 실제로 일을 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죠. 원하는 일자리가 별로 없는 청년들이 구직활동 자체를 포기하면서 경제활동 참가율이 줄어든 것으로 보여요. 반면 중년 여성세대는 자녀 취업난 등으로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일자리를 찾으려고 하는 모양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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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선고, 이틀 뒤로 다가왔어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이 모레(4일)로 결정됐어요.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111일만에 결정되는 거예요. 윤 대통령 측이 최종 변론을 한 날을 기준으로는 38일만이에요. 헌법재판관 8인 중 6명 이상이 탄핵 의견(인용)을 내면 대통령 자리에서 즉시 물러나야 하고, 그 미만이면 윤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게 돼요. 탄핵으로 최종 결정될 경우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돼요. 이 경우 대선은 6월 3일로 결정될 전망이에요. 헌법재판소는 이번 탄핵 심판 사건의 중요성을 고려해 선고를 생중계하고 일반인에게도 방청을 허용하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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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디깅은 여기까지!
달콤한 지식 디저트를 준비했어요
개편을 맞아 새로운 코너를 마련했어요. 지금까지 조금은 복잡한 경제 뉴스를 여러분께 전해드렸는데요.
가벼우면서 의미가 적지 않은 다양한 지식도 디저트로 소개해 드릴게요. 뜨거워진 머리, 달콤한 지식 디저트로 식혀보세요!
오늘의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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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재 속에서

경제적 혁신 산업 생겨났다고?

역사와 동물을 사랑하는 에디터 Woon이에요. 최근 산불로 몸과 마음이 다친 분들이 많았죠.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가라앉았고요. 역사 속에서도 엄청난 대화재는 잦았어요. 다행인 건 그런 화재가 우리 인류를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만들었다는 점이에요. 오늘은 역사 속 화재가 만든 경제적 진보에 관해 얘기할게요. 


1666년 9월 영국 런던. 한 빵집에서 불꽃이 일었어요. 그 불은 삽시간에 도시 전체로 퍼져나갔죠. 당시 대부분 주택이 나무로 지어진 집이었기 때문이었어요. 불이 제일 좋아하는 ‘먹거리’였죠. 소방 시스템도 지금처럼 정교하지 못했기 때문에 불은 5일이나 계속됐어요.


도시의 80%가 모두 타버렸죠. 집도, 술집도, 교회도 모두 말이에요. 피해 규모는 오늘날 가치로 4조원을 훌쩍 넘었다고 해요. ‘1666년 런던 대화재’라고 부른 사건이었어요.

1666년 9월 4일에 벌어진 런던 대화재.

당시 왕이었던 찰스 2세는 발 빠르게 행동에 나섰어요.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귀족들과 학자들의 힘을 빌렸죠. 그중 하나가 크리스토퍼 렌이었어요. 당대 가장 유명한 건축가였던 그는 도시 건축물을 나무 중심에서 석조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하고 빠르게 재건에 나섰어요. 


그런데 도시 재건은 정부 홀로 할 수는 없었어요. 엄청난 자금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면서 세금을 낼 사람도 줄어든 상황이었죠. 그래서 결국 민간 사업자들의 힘을 빌려야 했어요. 이때 등장한 인물이 니콜라스 바본이었죠. 


니콜라스 바본은 의사였다가 건축가로 전직했어요. 대화재 속에서 건축이 돈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전국에 있는 목수·벽돌공을 모아서 런던에서 건축 사업을 진행했어요. 공터에 허가도 없이 집을 짓기도 했어요. 정부는 이게 불법임을 알면서도 묵인했죠. 한 채, 한 채가 절실한 상황에서 불법을 운운할 수 없었죠. 전광석화 같은 니콜라스 바본의 행동 덕분에 런던에는 빠르게 주택이 다시 지어지기 시작해요. 


그가 주택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이 있었어요. 바본은 돈 없는 사람에게도 “다시 집을 가질 수 있다”고 구슬렸어요. 우선 바본이 돈을 빌려주고, 나중에 집이 완공되면 이자와 함께 갚으라는 거였어요. 오늘날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의 모습이었어요. 설령 사람들이 돈을 못갚더라도 바본은 집을 가져가는 방법으로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렸어요. 그는 이렇게 런던 최고의 건축업자가 됐죠.

1666년 런던 대화재 이후 더욱 웅장하고 화려하게 재건된 세인트폴 대성당.

바본의 탁월함은 또 있어요. 그는 집을 지어주면서 사람들의 마음에서 ‘불에 대한 트라우마’를 읽어냈어요. 큰불이 나면 또다시 전 재산을 잃을 수 있다는 공포였어요. 바본은 그래서 사람들에게 제안해요. 매달 일정 금액을 자기에게 주면, 실제 불이 났을 때 그 피해액을 보전해주겠다고요. 세계 최초 ‘화재보험’의 등장이었어요. 


바본은 또 소방대를 최초로 만들어 보험에 가입된 집의 불을 빠르게 진화했어요. 피해액이 줄어야 자신이 이득을 보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보험 산업이 첫발을 떼면서 ‘해상보험’, ‘생명보험’ 등 다양한 분야 보험으로 퍼져갔다고 해요. 


경제학자들은 보험으로 위험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상업 활동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해요. 오늘날 1경 307조원에 달하는 보험 산업이 한 남자의 경제적 욕망에 의해 시작된 셈이에요. 끔찍한 화마가 국토를 할퀴었지만, 이곳에서도 또 다른 진보가 있을 수 있음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어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중요 한 도시 런던은 대화재 속에서 다시 일어선 위대한 작품이다./사진=Ilya Grigorik,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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