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다이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주

©️unplash

올해 첫 태풍인 오마이스로 많은 분이 비바람과 함께 일주일을 보내셨을 것 같습니다. 태풍이라니! 이제는 정말로 가을이 오려나 봐요. 하루의 기분이 날씨에 의해 좌우되는 에디터에게는 괜히 힘이 빠지는 한 주 였는데요🤧 저는 이럴 때 난해한 음악을 듣곤 해요. 처음 들었을 때 예쁘지는 않지만, 복잡한 내 마음을 잘 투영해주는 것 같고, 흐린 날씨와도 잘 어울리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주 글릿이 소개할 곡은 코다이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주”입니다. 안정감과 도전 사이에서 줄을 타는 것같이 아슬아슬한 오늘의 곡이 궁금하다면 얼른 따라오세요!✌🏻

코다이 졸탄 (Kodály Zoltán)

©️bibliolore

1882년 헝가리에서 태어난 코다이는 말 그대로 음악의 올라운더였어요. 작곡가이자 음악 교육자, 그리고 음악학자였죠. 더욱더 놀라운 점은 이리저리 건들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각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특히 헝가리의 민속 음악을 수집하고 정리하여 헝가리 음악계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는데요. 그가 민속 음악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그의 유년기에서 살펴볼 수 있어요. 

아마추어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철도인이었던 코다이의 아버지는 직업 특성상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생활해야 했어요. 잦은 이사로 유년 시절부터 다양한 지방의 음악을 접한 코다이는 자연스럽게 헝가리의 민속 음악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고요. 심지어 아버지는 아마추어 바이올리니스트, 어머니는 피아노 연주와 성악을 즐겼다고 하니 음악가로서는 최고의 가정환경을 가졌던 것 같네요!

저기 글릿... 이름 실수하신 거 같은데...💦

코다이가 나고 자란 헝가리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유럽 국가들과 매우 다른 인종적/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어요🇭🇺 헝가리는 예로부터 인종적으로는 마자르 종족의 나라인데, 이들은 우리나라 말과 아주 유사한 언어를 사용합니다. 언어의 유사성은 어순에서 더욱 돋보이는데요. 특히 성 다음에 이름이 오는 구조가 우리나라의 이름  호명법과 같습니다. 유럽에서 전통적으로 가족의 성을 이름 뒤에 붙이는 것과는 사뭇 다르죠. 흔히 유럽식 호명법인 졸탄 코다이로 불리는 코다이 역시 헝가리식 표기법에 따르면 코다이 졸탄(Kodály Zoltán)이 되어야 맞답니다!

🚴🏻‍♀️우리나라 & 헝가리 : 김 (성) 아무개 (이름)
🚶🏼‍♀️유럽 & 미국 : 샘 (이름) 스미스 (성)

코다이의 소울메이트?

©️earsense

1902년 리스트 음악원에 입학하여 본격적으로 음악교육을 받은 코다이에게 1905년,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인연이 찾아옵니다. 바로 헝가리의 또 다른 작곡가, 버르톡을 만나게 된 것이죠🤝 이 둘은 함께 동유럽 지방을 돌아다니며 민요를 직접 수집했어요. 이렇게 각 마을을 돌아다니며 직접 음악과 문화를 체험해보고, 그 사람들과 대화도 나눠보며 음악을 수집한 이 둘은 최초의 음악 인류학자로 불리기도 한답니다. 코다이와 버르톡은 죽는 날까지 서로를 응원하는 좋은 동료이자 친구였다고 해요 :)

내 이름을 딴 교육법 하나쯤은

©️mobile music school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유럽에서는 민족주의가 엄청난 화두였어요. 프랑스 혁명으로 트인 자유의 물결에 맞추어 국가의 정치적, 그리고 문화적 독립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크게 유행했죠. 그러나 헝가리의 경우는 예외였어요. 오랫동안 다른 민족에 의해 지배받았던 탓에 독자적인 음악 자체가 존재하지 않던 상황이었거든요. 이에 코다이는 민속음악은 곧 모국어이며, 어린이들은 모국어를 배우듯이 민속음악을 배워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어요. 그리고 입으로 노래만 불러도 아이들에게 민요를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악보를 보고 음악을 소리 내서 부르는 것을 시창, 음악을 듣고 악보에 옮겨 적는 것을 청음이라고 해요. 코다이는 노래 부르기를 중요시했고, 아이들의 시창 능력을 기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시창을 배울 때 코다이가 만든 교재를 이용하곤 하는데요. 그 유용성을 인정받아 2016년에는 유네스코 인류 무형 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답니다👍🏻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주

©️culture victoria

코다이는 성악과 노래의 중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기악곡보다는 성악곡을 훨씬 많이 작곡했어요. 하지만 그의 기악곡도 여전히 중요하게 남아있는데요, 그중 그가 1914년에 작곡한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주>는 세계 1차대전 초기에 작곡되었습니다. 과연 코다이의 음악답게 헝가리 민속음악 선율을 클래식 음악에 결합한 모습인데요. 많은 학자는 이 곡을 두고 "마치 바이올린과 첼로의 대화 같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말에 일리가 있는 것이, 코다이는 작곡가, 음악학자, 음악교육 학자일 뿐만 아니라 언어학 박사였습니다(코다이가 또…!🤓) 따라서 그의 “언어”, “담화”에의 관심이 음악에서 드러나는 것 같다고 주장하는 것인데요! 음악을 들어보면 정말 같은 선율을 주고받는 모습이 꼭 언쟁을 벌이는 것 같기도 하고, 서로를 달래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들리시나요? 정말 바이올린과 첼로의 대화처럼 들리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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