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 Editor's Note
- Insight 당신이 콘서트장에서 열심히 뛰어야 하는 이유
- Outsight 막이 내린 공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고 있는 <큐빅>의 인터뷰
- Curation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문화예술계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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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NOTE
재활용 포장재, 텀블러, 비거니즘, 친환경 패션 등 환경에 대한 개인, 기업, 그리고 사회의 관심이 최근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죠. 세상의 관심은 늘어나고 있지만, 혹시 우리가 너무 한 곳만, 또는 익숙한 곳만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OUTSIGHT 2호>에서는 환경과 나의 연결고리를 떠올릴 때의 시선을 조금 더 확장해보고자 해요.
시작은, 마치 오랜 친구처럼 모든 감정을 안아주는 음악, 영화, 공연을 바라보고자 하는데요. 때론 현실을 잠시나마 잊고, 활력을 되찾게 해주는 도피처이자 안식처가 되어주는 문화와 예술. 우리에게 짙은 여운과 새로운 영감을 늘 주지만, 막상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우리가 감상한 후 벌어지는 일과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는 시선을 두지 못했던 것 같더라구요. 우리의 일상에 아름다움을 선물해주는 문화예술이 지구를 위한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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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간 콘서트를 떠올려 보세요. 물론 우리의 아티스트만 기억나시겠지만(ㅎㅎ) 그 밖에 공연장에 무엇이 있었는지 기억나시나요?
한 공연을 위해서는 공연을 밝히는 조명을 비롯해 무대, 의상, 응원봉, 플래카드, 티켓 등 여러 물품들이 필요해요. 그런데 이 물건들은 공연이 끝나고 나면 어디로 갈까요? 오늘 인사이트는 2022년, '친환경 월드투어'를 구상하고 있는 아티스트를 소개합니다! 짜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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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콜드플레이 <지속가능한 월드 투어 공식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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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는 2019년 11월 공연이 환경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이유로 지속가능한 공연방식을 찾을 때까지 투어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2년만에 '친환경 콘서트'를 구상하고 2022년 'Music of the Spheres' 월드투어로 돌아왔어요. 이들이 얼마나 진심이냐구요? 우선, 팬들이 공연장에서 뛰면서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처럼 재생가능한 자원을 공연의 주요 동력으로 사용한답니다! 그리고 무대 설치 또한 재활용 가능한 재료로 만들고 심지어 특수 효과로 사용되는 색종이 조각도 100% 생분해 가능한 재료로 바꾸기 까지 했답니다. 이 밖에도 저탄소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콘서트장에 방문 시 인증을 거친 후 할인도 해주고, 티켓 1장당 1그루 나무도 심는다고 해요. 그들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여기에 담지못한 더 많은 계획들이 있으니 구경하러 가보세요 😊 (콜드플레이 월드투어 공식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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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RICK SCUTERI/AP/SHUTTERSTOCK <콜드플레이 콘서트에서 자전거로 에너지를 만들고 있는 팬들>
🎤 미국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의 2022년 'Happier Than Ever' 월드 투어도 주목해주세요! 투어 기간 동안 기후 위기와 기후 불평등을 위한 노력을 진행한다고 하는데요. 모든 공연장에 '빌리 아일리시 액션 빌리지'를 마련해 다회용컵 사용과 물 리필 스테이션을 두는 것은 물론, 여성과 BIPOC(흑인, 원주민, 유색인종)이 이끄는 로컬 비영리 단체를 만나는 자리도 마련한다고 합니다. 또한, 투어를 진행하는 동안 투어 관계자들에게는 100% 식물성 음식과 업사이클링 의류가 제공되며, 일회용컵 사용을 제한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해요! (빌리아일리시 월드투어 협업사 REVERB 페이지)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다양한 오프라인 축제가 본격적으로 재개되고 있는데요. 환경을 고려하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출처: 2022년에는 탄소배출이 없는 콘서트를 보고 싶다고?, 그리니엄(greenium) (2021) / 친환경으로 무장한 빌리 아일리시의 2022 월드 투어, Billboard Korea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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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일상에 새로운 영감이 되어줄 외부의 시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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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이 내린 공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고 있는 큐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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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는 '공연이 끝나도 삶은 지속된다'는 슬로건으로 지속가능한 공연 문화를 만들기 위해, 공연의 막이 내린 후 발생하는 공연 폐자재를 업사이클링하여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큐빅>의 시선을 담아보았어요. 공연과 관객의 관계가 '공연'에서 끝나지 않고, 지구를 위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잔잔하게 강해지고 있는 한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큐빅의 최아람, 김수빈님의 시선 - 함께 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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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큐빅의 소개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큐빅’이라는 이름이 가진 의미도 같이 설명 부탁드릴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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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의미로는 연극 연습을 할 때 의자로, 벤치로, 침대로 등 다용도로 사용되는 검은 상자를 큐빅박스 또는 큐브박스라고 부르는데요. 이 큐빅 박스처럼 다양한 시각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자는 뜻이 있기도 하고, 좀 더 세부적인 의미의 큐빅(Q-BIG)은 Question big, Question box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어린왕자가 양을 그려달라고한 상자처럼, 또는 선물 상자처럼 모든 호기심은 상자 속에 있다고 생각하고 저희의 모든 시도는 호기심, 궁금증에서부터 시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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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큐빅 <큐빅 최아람 대표, 김수빈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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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공연 폐자재를 통해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고 계시는 데, ‘업사이클링’이라는 해결 방향을 결정하시게 된 배경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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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했던 당시에는 공연 폐자재가 많아지면 단순히 폐기물 처리 비용이 늘어난다는 정도의 이슈로 인식했었어요. 그러다 기후위기, 감염병 창궐, 가뭄, 녹는 빙하 등의 말들이 멀리 있는 누군가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저희 삶을 조금씩 바꿔 놓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죠.
공연 폐자재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대를 덜 만드는 것인데, 그건 저희가 접근하기에는 어려운 문제라고 판단했어요.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바로 저희 눈 앞에 있는 쓰레기인 ‘공연 폐자재를 업사이클링 해 보자!’라는 작은 행동에서부터 시작했어요. 업사이클링이라는 방향은 요즘 주변에 각종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고, 또 인기를 끌고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결정을 하게 된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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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큐빅 <버려진 나무 파레트와 공연폐자재를 꼴라주해서 제작한 100% 업사이클링 입간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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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업사이클링한 제품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선은 어떠했는지 궁금해요. 우리 사회 내에서 친환경적 발상과 시도가 업종 간 경계를 넘어 수용되려면 앞으로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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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다들 ‘공연 폐자재가 뭐예요?’하는 의아한 시선이 많았어요. 아무래도 공연 관계자가 아니면 세트가 어떤 재료로 만들어 지는지, 어떻게 버려지는지 알기 힘드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공연이 끝나면 세트들은 어떻게 되는지 일반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카드 뉴스를 만들어서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 게시하는 활동도 병행했어요.
현재 플라스틱이나 라벨지 줄이기 등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 쓰레기들에 대한 친환경적인 소비와 기업들의 노력이 많이 이뤄지고 있으나,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건축폐기물이나 의료산업 관련 쓰레기들은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적다고 느껴져요. 친환경적인 움직임들이 산업과 관계없이 시행되려면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각종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개인이 우리 산업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관찰하고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과 사회적으로 이런 활동을 도모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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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양한 업사이클링을 진행하고 계세요. 어떤 것들을 만들어 오셨는지 조금 더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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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제작하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제품은 <안산거리극축제>에서 폐주류냉장고를 업사이클링하여 병뚜껑 재료를 모으는 커뮤니티 아트 오브제를 만든 것이에요. (제품명 A-FACT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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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큐빅 <재활용이 어려운 작은 플라스틱들을 모으는데 사용 되는 A-FACT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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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주류냉장고를 고물상에서 사 가겠다고 했을 때 고물상 사장님께서 "이거 이미 고장 난 거야~ 파는 거 아니야!"라고 하신 것을 가져와서 곰팡이와 먼지를 닦고, 어울리는 스토리라인을 짜는 작업을 진행했어요.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이 지역이 점점 더워지고 있기 때문에 온도를 낮춰줄 뭔가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아냈죠.
오브제는 한 달 동안 안산문화광장에 전시되었고,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병뚜껑으로 새로운 제품을 제작해서 축제 기념품을 제작했어요. 버려지는 쓰레기에 스토리를 부여하여 다시 쓰임새를 가지게 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축제에 직접적으로 참여한다는 만족감과 환경 보호의 의미를 같이 전달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어서 기억에 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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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큐빅이라는 도전을 시작하시고 대표님들이 생각하는 공연의 의미가 바뀌었을 것 같아요. 대표님들이 바라보는 공연의 환경적 가치는 무엇이며, 어떤 방향으로 변화되길 원하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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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학문과 기술은 삶 위에 오롯이 올려져 있다는 생각을 해요.
단면적인 예시로 최근에 패스트푸드점에서 감자수급이 어려워 ‘이제 햄버거 세트 메뉴가 없어지나?’하는 기사를 봤는데, 식량 대란의 시작이 왔구나 하고 느꼈어요. ‘저희가 기본적인 의, 식, 주를 충족하지 못하는데 예술을 지속할 수 있을까?’하는 단순하지만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이 질문에 삶이 우선이라는 답을 내렸어요.
예술이라는 학문이 정말 인간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인류가 지금까지 이룩된 것처럼 우리가 후세에게 물려줄 지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술이라는 명목하에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찍어내는 것을 줄이고 지속적인 삶과, 지구, 예술을 위해서 저희가 한 번만 더 생각해보고 제작해야한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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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앞으로 큐빅이란 상자 안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으신가? 또 담기 위해 우리처럼 공연을 사랑하는 관람객의 어떤 변화가 있으면 시너지가 생길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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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큐빅 <재활용이 어려운 작은 플라스틱을 사용하여 다용도로 사용이 가능한 S자 해마 고리> |
출처 큐빅 <서울예술대학교의 공연무대를 활용하여 만들어진 인센스 홀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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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꾸준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존버는 승리한다’라는 밈이 저는 개인적으로 재밌어요. ‘강한 사람이 버티는 게 아니라 버텨낸 사람이 강하다’는 말처럼, 몇몇 업사이클링 창업 팀들이 생겼다가 없어졌다 하는 와중에 저희는 꾸준히, 잔잔하게 이야기하는 브랜드로 남고 싶어요.
공연의 매력은 이야기를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저희 큐빅은 저희만의 공연을 큐빅이라는 상자를 통해서 여러 사람에게 전달하고 싶어요. 큐빅의 활동을 관람하신 분들이 잠깐이라도 일상의 재미를 느끼고 환경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또한 환경 외에도 시의성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제작하고 이야기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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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콘텐츠는 <큐빅>의 시선 중 일부일 뿐이랍니다. 이야기에 더 깊숙이 빠져보고 싶다면 위 링크를 눌러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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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 하영 환경을 위해 무언가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지속하려는 노력도 정말 중요한것 같아요. 시작도, 지속하는 것도 어렵지만 멈추지 않는 한 우리의 작은 움직임들은 결국 변화를 만들어내고 말거에요. 💎EDITOR 화진 공연을 보러 간다-에서 끝나지 않고 막이 내린 후의 무대까지 주목하는 사람들이 진짜 주인공이라는 시선이 우리 사회 기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DITOR 승영 어려워 보이는 문제를 마주했을 때 멈추기보다는, '그럼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보면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그 '가능성'이 잔잔하지만 꾸준히 성장할 것만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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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OUTSIGHT 예고
7월 1일, 원형 그대로의 자연의 순리를 보존하고자 하는 공간, 숨도의 민주희 학예사님의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카페 숨도 인스타그램 구경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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