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ADHD 코칭 상담사 마인드리프 대표 허새롬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ADHD와 미루기’입니다.

이 주제를 선택한 이유는...

제가 이 뉴스레터를 보내는 것을 계속 미뤄왔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매일 미루기와 겨루기 중이신가요?

그렇다면 이 글을 통해 미루고 있는 ‘그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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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Limitless ADHD : 미루기와 씨름하는 나, 아니 당신에게

사실 우리 모두는 ADHD와 상관없이 때때로 할 일을 미룹니다.

사소하게는 밥 한번 먹자는 약속을 미루기도 하고, 건조기에 다 돌아간 수건을 개는 것도 미룹니다. (*참고로 제 이야기입니다. 이틀째 수건을 건조기에서 꺼내 쓰고 있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매번 세탁실까지 왔다 갔다하는 번거로움보다 그냥 한번에 빨래를 꺼내서 수납장에 넣는 것이 더 편할텐데 말이죠;;;)


ADHD가 있다면 ‘미루기’와의 전쟁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미루면 안된다는 것을 너무 잘 알면서도 자꾸 미룹니다. 마치 머릿속에서 고집불통에 엄살쟁이, 제멋대로인 6살짜리 아이가 나를 조종하는 느낌입니다. 


참고로 미루는 것은 ADHD의 공식적인 증상은 아닙니다.

하지만 ADHD의 핵심 증상 중 하나가 바로 자기조절의 어려움, 특히 감정조절 능력부족입니다.


미루는 것이 고민이라는 어떤 상담 고객에게 '감정조절이 어려우신가요?'라고 물어보면 오히려 이렇게 대답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 감정조절 잘해요. 쉽게 버럭 화를 내지도 않고 오히려 감정 변화가 잘 없는 편이예요”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우리가 미루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죠. 하지만 많은 경우 특정 일에 대한 부정적이거나 불편한 감정(불안, 압도감 등)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입니다.


결국 미루는 것은 단순히 시간관리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관리가 어렵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뇌 기능’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 뇌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고려해 이성적이고 성숙한 판단을 내리는 곳이 바로 ‘전두엽’입니다. 억제와 조절을 하며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전두엽은 이렇게 신호를 보내요.

‘이 일은 중요하니 조금 불편한 감정이 들어도 참고 미래를 생각해서 지금 실천해’


하지만 ADHD가 있다면 전두엽의 발달과 기능이 저하되어 신호가 잘 잡히지 않습니다. 대신 머릿 속 6살 아이가 말합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철저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는 경우도 있어요. 우선 하고자 하는 일의 관련된 지식을 쌓고자 열심히 책과 유튜브를 보며 정보를 수집하고, 필요하면 장비를 사거나 기술을 배우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은 미루지 않습니다. 이번엔 미루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며 미루지 않는 법을 검색하지만 정작 해야할 일은 여전히 미루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좌절하고 맙니다.

 

물론 완벽한 때는 찾아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알면 알수록 내가 기대하는 것, 또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과 현재 나의 능력의 차이가 크다는 것만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 시작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 밖에 없겠죠.


미루기는 습관이 아니라 ‘반응’입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회피 반응이죠.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미루기’ 그 자체도, 미루기 뒤에 숨은 실패와 거절, 좌절에 대한 두려운 감정도 아닙니다. 싸우고자 하면 백전백패일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면 ‘미루기’는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이 글에서 흔한 미루기 대처법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겠습니다. 큰 프로젝트를 작게 쪼개기, 산만한 요소를 없애기, 구체적인 계획 세우기 등등 이미 ‘ADHD 미루기 대처법’이라고 검색하면 여러 가지 방법들을 쉽게 찾을 수 있고(저도 찾아 봤고) 우리가 몰라서 못하는게 아니니까요. 

 

대신 자동으로 잘 돌아가지 않는 전두엽을 수동으로 작동시켜서 여러분만의 미루기를 다루는데 도움이 될만한 셀프 코칭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미안하지만 지름길은 없습니다. 진득하게 앉아 미루는 마음과 대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해요. 비슷한 것 같지만 미루는 이유와 패턴도 모두 제각기입니다. 그러니 단순히 남들의 방법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로드맵을 만들어야 합니다. 

[Step 1]

내가 주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을 미루는지 나열해 봅니다. 그리고 그 일들의 공통적인 요소가 있는지 살펴보세요. (지루한 일, 결과가 불확실한 일, 부담되는 일, 복잡한 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 서투른 일 등의 특징으로 묶어지는지 살펴봅니다.)


[Step 2]

일을 미루는 대신 나는 어떤 행동을 하며 그로 인해 내가 얻게 되는 감정은 무엇인가요? (ex. 지루한 일을 피하기 위해 자극적이거나 흥미로운 일로 대신하는지, 불확실하거나 복잡한 일을 회피하기 위해 명확하고 쉬운일을 대신 하는지 등의 패턴을 살펴봅니다. 제 경우는 결과가 불안한 일, 실패가 예상되는 일을 회피하기 위해 결과를 바로 볼 수 있는 일, 전혀 상관 없는 일, 혹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공부하기 등으로 회피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로 인해 얻는 것은 안도감, 확신감 등의 감정이에요.)


[Step 3]

나의 미루는 요인과 패턴을 명확하게 분석해봅니다. 단, 혼자 생각으로 살펴보지 말고 다른 사람과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거나 글로 써보세요. 왜냐고요? 여러분이 ADHD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내가 왜 미루는지 생각하다 금새 ‘오늘 저녁에 뭐 먹지?’ 등의 다른 생각으로 쉽게 빠질 수 있거든요. 게다가 실체 없는 생각은 증발하기 쉽고 한쪽으로 치우쳐지기 쉬워요. 물론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는지도 중요합니다. 이왕이면 판단이나 선입견 없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상대와 함께 하기를 추천합니다. 그 사람이 저와 같은 코치나 상담사라면 더욱 도움이 되겠죠?^^


[Step 4]

내가 미루지 않고 무언가를 시작하거나 잘 마무리 할 때 어떤 환경적 요소가 갖춰져 있었나요? 언제,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 전후 상황을 아주 상세하게 적어보세요. 그러면 바로 거기에 나만의 비밀 레시피가 숨어있습니다.

제 경우를 예를 들어볼께요.

 

  • 언제: 전날 저녁에 과식하지 않고 스트레칭을 하고 샤워 후 좋아하는 향의 바디오일로 마사지를 하고 잠을 푹 자고 난 다음 날 아침, 하루를 요가와 명상으로 시작한 날, 날씨가 하루 종일 화창하고 맑은 날, 오늘 무엇을 해야하는지 명확하게 나눠놓은 날

 

  • 어디에서: 깨끗하게 정리된 집, 좋은 향기가 나는 방이나 카페, 기분 좋은 Lo-fi 음악이 흐르는 장소, 서점, 북카페 등

 

  • 누구와 함께 있을 때: 나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과 서로 지지하며 아이디어를 공유할 때, 새로운 영감을 주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온전히 고요하게 혼자 있을 때

[Step 5]

이제 나의 대한 관찰과 분석, 성공 레시피까지 있으니 나만의 전략을 만들어봐야죠? 여기서부터는 정말 여러분의 몫입니다. 내가 회피하고 있는 일과 감정을 다룰 수 있는 나의 레시피는 무엇인가요? 그 레시피로 무엇을 만들고 싶나요? 같은 재료를 가지고 있어도 만들 수 있는 요리는 무궁무진합니다.


위 과정을 혼자서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아요.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지지와 응원을 받으며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곧 오픈할 ADHD 그룹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마지막으로 저는 이 글을 적으며 제가 미루고 있는 일들이 평가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실패의 사전적 의미는 ‘뜻대로 되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 정의로 본다면 우린 언제나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거든요. 성공과 실패가 우리의 통제 밖에 존재하게 됩니다.

 

저는 실패를 ’시도하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 시도하는 것이 성공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실패라고 한다면 성공과 실패는 그야말로 하기 나름입니다. 


저는 오늘의 뉴스레터가 몇 분에게 열리는지에 상관없이 보내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 성공하게 됩니다. 제 성공을 미리 축하하며 다음 달 어느 날에 또 뵙겠습니다.


(*다음 뉴스레터에서는 그룹코칭 모집을 할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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