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탱엽서💌 @jeetaeng_log

여행은 시간을 가속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평소보다 애를 쓰면서 밀도 있게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그런 것이겠죠? 여행을 떠나기 전만 해도 '이번 여행은 무조건 여유로울 거야!'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웬걸...! 어느새 가고 싶은 곳들을 하나둘 일정에 밀어넣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결국 이번 여행도 평균 2만 보 넘게 걸은 여행이 되고야 말았네요.

지난 엽서에 말씀드렸던 대로 가장 기대했던 교토 아라시야마 대나무 숲에 다녀왔습니다. 버스를 타고 교토 시내를 벗어나 아라시야마 근처에 도착하니, 시내와는 또 다른 풍경에 눈을 떼지 못했어요. 스무 살 이후 저의 첫 해외 여행지가 바로 [오사카-교토]였는데요. 첫 해외여행에다, 4박 5일 정도 일정이어서 가능했을까요...? [오사카-교토]에서 갈 수 있는 80%의 관광지는 모두 다녔던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이곳 교토 아라시야마였습니다. 울창한 대나무 숲의 잔상이 오래 남았죠.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는 신기하게도 대나무 숲보다 강가 근처의 풍경이 더욱 기억에 남았습니다. 나무 그늘에 옹기종기 모여 강가를 바라보고 있는 여학생들의 뒷모습, 기모노를 입고 친구와 수다떠는 분들의 모습이 왠지 교토와 잘 어울렸달까요? 교토라떼(%커피)를 마시면서 반짝이는 물결과, 산자락 위로 구름의 그림자가 생긴 모습을 구경하고 있자니 '와! 진짜 여기 교토구나!' 싶었습니다.

동생과 아라시야마 대나무 숲 한 바퀴를 돌고 교토 시내로 돌아가니 후두둑 빗줄기가 거세지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쇼핑센터 안에 들어온 후였기 때문에 비는 별로 맞지 않았어요. 체감온도 39도라는 더운 날씨 때문에 양산 용도로 우산을 챙겼던 것도 참 다행이었죠. 평소라면 '아 또 비가 오네..?'라고 생각했을 상황 속에서 동생과 '오히려 좋아~'를 외쳤습니다. 오늘 하루는 빡센 일정보다 잠시 쉬어가기를 택하자고 말이죠. 여행은 때때로 이렇게 우연에 감사함을 느끼게 합니다.

여러분의 오늘 하루는 어떠신가요?

어떤 우연으로 어떤 날을 살아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지난번 저의 엽서를 반겨주셨던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다음 엽서로 만나기 전까지 건강하시기를 바라요.

• 음.. 여러분,, 좀 깨긴 하는데,, 속닥속닥,, 대나무 숲 자체만으로 보면 양산 아홉산숲이 더 좋았어요..🤣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그리고 한여름의 교토 여행은 심사숙고 후 결정하시기를 바라요. 기대했던 것 보다 3배는 더 더워서 깜짝 놀랐네요~!! ㅎㅏㅎㅏ (사진은 아주 잘 나오는 아이러니함! 오히려 좋아~)
• 생각해보니 노션페이지를 공유드리면 더 많은 사진을 보여드릴 수 있었...!! ➡️ 더 많은 사진 보기 클릭!

언제 올지 모를 이 엽서를 선뜻 기다려 주셔서 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