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움이란 무엇일까요? 어쩔 수 없이 그러한 것, 필연적으로 드러나는 것, 시각물을 다루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가장 우위의 아름다운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한숨과 감탄이 함께인 그런 결정적인 것, 자연스러움 안에서 여름을 무사히 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스러운 느낌에 대해서, 조금 덧붙여 보겠습니다.
아래 두 사진가가 포착한 한 청년의 일련의 사진에서 예의 한숨과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세실비튼의 힘이 쭉 빠진 서명이 작게 자리한 안드레아라는 이탈리아 배우의 사진은 도발적인 구도가 과연 능란하고도 세련미가 뿜어져 나옵니다, 미묘한 패셔너블의 언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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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cile Beaton. Portrait of Andrea Taglia, circa 1960. Gelatin Silver Prints. 28.6 x 23.2 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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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빛 아래에 석고상을 두듯 인물의 명암을 내리찍는 헤르베르트 리스트의 사진에서는 고전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듯 숨을 고르는 시선이 느껴집니다. 더욱 애틋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진가의 머리 위로 파란 하늘과 눈 부신 태양을 드리운 장면이 잘 그려지기 때문일까요. 피사체의 조형 그 자체와 내면의 생동하는 아름다움에 조용히 감응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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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ert List. Portrait of Andrea Taglia, circa 1960. Gelatin Silver Prints. 28.7 x 24.1 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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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번 준비호를 보내고 나서 몇 달이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낮의 오피스 일만큼의 저녁의 오피스의 즐길거리들이 쌓여져 있는데요, '엘리 나델만 Elie Nadelman'의 단순하지만 정예한 인상의 공예조각이나 '바벳 슈로더 Barbet Schroeder'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오랜만에 만나는 '한스 아펠크비스트 Hans Appelqvist'의 고아한 북소리, '엔니오 모리코네 Ennio Morricone'의 음악으로도 유명한 이탈리아 영화 <La Califfa, 1970>의 오프닝 씬 - 로댕의 그것이 지닌 역동성이 엽서처럼 잘 담긴 '마리노 마자쿠라티 Marino Mazzacurati'의 파르티잔 동상 -, 그리고 '조르지오 소아비 Giorgio Soavi'의 사랑스러운 시집과 예술에 관한 방대한 기고물, '올리베티 Olivetti' 社에서 맡았던 프로젝트 여럿을 흥미롭게 살펴보며 지냈습니다.
디자인 리서치를 주로 하는 저녁의 스와 오피스에서 파생되어 가는 다시 낮의 일, 제 느낌으로는 눈을 깜박거림과 같은 속도로 여러 파트너와 주고받는 피드백 속에서 가을의 문 앞에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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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e Nadelman. The Bird, circa 1904–1907. Pen and ink and graphite pencil on paper. 64.5 × 49.7 cm.
엘리 나델만의 시선으로 눈을 가늘게 뜨고 복잡성은 저 안개 너머로, 단순함을 우아하게 표면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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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e Nadelman. Standing Female Figure (Gertrude Stein). circa 1907. Bronze. 74.9 × 26.7 × 24.1 cm
그리고 사랑에 속한 관능으로만 살 붙여 일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Graham Sutherland. Ritratto di Giorgio Soavi, 19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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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orgio Soavi. Paperweight for Olivetti, 1960s. Chromed steel. 9 x 7 x 7cm
소아비가 말하면 만들어지는 것. 스테인리스 스틸에 크롬 피막을 입힌 오브제. 신성한 이 프로포션은 정말 이탈리아 디자인에서는 언어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앙증맞고 두툼하고 또 시적인 이런 구도로 책상에서 포착될 수 있는. 디자인 트렌드는 돌고 돌아 원형적인 표현 방식과 소담한 조형에 다시 머물게 되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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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영역인 디자인에 있어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은.
디자인이 지닌 독자적으로 복잡한 공정 - 예를 들어 능히 그래야만 하는 아름다운 비례나 어울리는 소재를 찾는 것, 그리고 리서치 단계에서 선행되었던 디자인의 목적성에 합하는 맥락에 깃든 문화와 역사, 선행된 디자인 원형들에 갖는 존경의 마음, 그리고 제한된 시공간을 벗어남에도 유지되는 심미적 정체성 - , 그리고 이를 통과하여 귀결된 오묘한 결과물이 지닌 신비로운 힘에 압도되어 버리는 것 같습니다.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눈으로 포착되는 것이기에, 다소 찝찝한 마음을 안고 모든 쓰임과 다음의 일들을 사용자에게 밀어내는 날들입니다. 모두 자연스러움을 삶의 양식으로, 저마다의 맛과 멋 안에서 지내시기를 기원합니다. 2024년 8월 12일, 이혜원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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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for "Soir" - 일하며 듣는 플레이리스트를 엮어 공유합니다. 위 이미지를 누르시면 링크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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