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비거니즘(Veganism)을 다룬책을 만났어요. 이전에는 비거니즘을 단순히 엄격한 채식으로만 알았어요. 책을 읽고 나서 비거니즘은 사람과 동물, 세상의 연결성을 회복하는 하나의 운동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비건이 될 수 있을까', '비건이 되면 삶은 어떻게 변할까'. 생각이 이어지다 비건이 되어보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리고 고기를 먹지 않기로 한 지 사흘 뒤에 실패했습니다. 다시 작게 시작해보기로 했어요. '일주일에 사흘은 비건식 하기', '집에서 혼밥할 때는 비건식으로 먹기', '동거인과 집에서 함께 밥을 먹을 때는 비건식 권하기'를 해보고 있어요. 이 완벽하지 않은 비건 지향 생활은 주말이면 치킨을 시켜 먹자는 동거인의 제안으로 위기를 맞곤 해요. 위기가 오면 음식을 만들어 먹자는 역제안을 해보는데요(고기가 없는 음식으로요). 비건 지향 생활을 시작한 뒤로 동거인의 치킨 제안은 다섯 번이 있었습니다. 한 번은 역제안에 실패했지만, 나머지 역제안에는 성공했어요. '열무 비빔국수', '시금치 파스타', '청국장찌개', '채소 그린커리'가 닭 네 마리와 저의 비건 지향 생활을 지켜주었습니다. 이 모호한 비건 지향 생활은 지켜질 수 있을까요? 그 끝이 궁금해 완벽하지 못한 비건적 생활을 오늘도 이어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