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살롱 매거진 42호 ☃️
12.21. 2023
Vol 42. 크리스마스에 건네는 다정한 위로 ☃️ 
  
Hello from Gina 


카카오톡 프로필에 크리스마스 사진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크리스마스 맞이를 하시는 것 같아요.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반짝반짝한 크리스마스 장식은 올해만 느낄 수 있는 귀한 풍경이죠. 그런데 그런 때 있으시죠. 예쁜 걸 봐도 심드렁 - 감탄하는 마음이 없어진 상태.


제가 지금 좀 그런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 특집을 맞이하여 올해의 책 속의 한 줄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1분도 되지 않아 나왔던 한 줄.


인간은 어떤 환경에 처하든 스스로 자신을 다독일 수밖에 없다.

츠지 히토나리 저 <파리의 하늘 아래, 아들과 함께 3000일> p.177


제게 2023년은 정말 많은 변화의 한 해였어요. 지루한 걸 싫어하고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이 정도 변화는 정말 힘들구나... 생각했네요. 가족과 친구 빼고 송두리째 변한 느낌. 나름 좀 씩씩한 편이라 ‘뭐 다 하려면 하지!’ 하는 편이지만 출산과 해외 이사 콤보는 상상이상이었네요. 몸이 지친 상태이다 보니 예민해졌고 가까운 가족과도 좀 부딪힌 것 같고요. 몸 힘든 것보다 그런 마음 힘들었던 게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이젠 괜찮아요☺️) 


‘인간은 어떤 환경에 처하든 스스로 자신을 다독일 수밖에 없다’고 <냉정과 열정 사이>로 유명해진 작가 츠지 히토나리가 말했죠. 크리스마스를 즐길 심신의 여유가 없어도 그 아름다움을 즐기려고 노력하는 그 자세도 ‘다독이는 방법’ 중 하나겠구나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크리스마스건 아님 일상이라도 예쁘게 장식하고 그 아름다움을 즐기는 사람들을 좋아해요. 왜냐면 그들도 다독이고 있는 거거든요. 크리스마스를 순수한 아이같이 즐길 수 있는 성인은 아주 많지 않을 거예요. 누구나 어딘가에는 걱정과 근심이 있죠. 그럼에도 그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소중한 사람들과의 소소한 이벤트를 만드는 사람들은 분명 멋진 사람들입니다. 


저도 오늘부터 크리스마스 모드로 들어갑니다. 조금 노력해서라도 즐겨볼 거예요. 저희 셋째의 100일도 있거든요. 에디터 브라마솔레님이 ‘감탄하는 마음. 그런 마음이 있으면 늙지 않는데요!’라고 하셨어요. 작고 소소한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크리스마스 한 주 되시길 바래요.

💬 라이프 워커's voice
늘 반가운 라이프살롱 매거진. 이번 주는 에디터님들의 취향에 따라 정말 다양한 가격대와 용도로 선물 소개까지 해주셔서 다 재밌게 읽었어요~ (유리님 추천의 헤어크림 향도 궁금해지고, 특히 소피님 추천의 어르신들 쿠폰 선물은 저도 활용해 봐야겠어요.ㅋ) -Tyl틸

그들만의 나답게 사는 사람들
헤일리님
Editor: Syuppie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점점 나이를 먹을수록 자기소개하는 게 힘들어지는 것 같은데 제 인생이 정말 특별한 거 없이 평범해서 그런 것 같아요. 서울 사는 직장인 27살 헤일리입니다 :)


처음 인터뷰 요청했을 때 소감을 한 단어로 말씀해 주세요.

제가요..? 후회 안 하시겠나요..? 한마디 치고는 길지만 특별한 게 없는 저를 인터뷰한다고 하셔서 너무 재미없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ㅎㅎ


다른 사람들이 본인을 볼 때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지 또는 그렇게 생각하는지?

사실 평소 주변 사람들과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해 본 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물어보았는데 "미니멀라이프 추구, 따뜻한데 티를 많이 안 내고 사람들에게 정을 많이 주고 대화가 많은 편, 감정 에너지 효율적으로 사용"이라고 말을 해줬는데 이게 라이프 스타일인지 그냥 성격인지는 모르겠네요ㅎㅎ 근데 라이프스타일이랑 성격이랑 나누는 것도 되게 어려운 것 같아요. 개인의 성격이 모여 만들어지는 게 라이프 스타일 아닐까요? 그런 편에서 미니멀 라이프 추구랑 감정 에너지 효율적으로 사용은 맞는 것 같고 따뜻한데 티를 안 내고 사람들을 챙겨준다는 건 사실 남들이 느끼는 것이기에 잘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은 다 너무 소중하기에 잘 챙겨주려고 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내가 본 나의 라이프 스타일은 어떠한지?

하루를 48시간처럼 열심히 사는 “갓생러”들을 선망하는 정말 특별할게 없는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 한때 일상 브이로그 유행일 때 나도 한번 찍어볼까-라는 생각은 했지만 출근만 아니면 대부분 누워있기에 일상 브이로그 찍어도 저희 집 천장만 나올 것 같아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습니다ㅎ_ㅎ 위에서 말한 미니멀 라이프도 어떻게 보면 이 귀차니즘에서 나온 것 같아요. 물욕도 없고 구매할 때 고민하는 것도 머리가 아프고 옷 고르는 것도 힘들어서 어쩌다 보니 항상 튀지 않고 무난하게 갈 수 있는 미니멀 라이프를 선택한 것 같아요ㅎㅎ


남들이 모르는 나의 라이프 스타일이 있는지?

친한 지인들한테는 특별히 숨기는 것이 없어서 남들이 모르는 라이프 스타일은 없는 것 같네요! 다만 생각하는 것보다 정말 더 누워있는다는 걸 모를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해요 ㅎㅎ (집에서 일주일 넘게도 집에 가만히 있을 수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어떤 특별한 라이프 스타일을 갖고 싶은 게 있나요?

가까운 미래라고 하니 곧 다가오는 새해가 기대되는데요, 매년 목표로 적었던 계획적인 라이프를 내년에는 꼭 이루고 싶네요!


누구나 양면성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양면성은 어떤 것이 있나요? 혹시 있다면 이 양면성을 어떻게 대하시나요? 그럴 수도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시나요, 아니면 이 양면성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노력을 하시나요?

저 또한 모든 사람들이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상황에 따라서, 같이 있는 사람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그 상황에서 나오는 행동들에 따라 성향이 다르게 보인다고 생각하기에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좋은 사람으로 보이겠지만 누군가에겐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요. 저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 다른 인생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각자 다른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기에 양면성을 특별히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사람이 입체적이기에 우리는 살아가면서 계속 다른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며 배우고 성장하는 거 아닐까요☺️


SNS 하신다면, 하시는 이유 / 안하신다면 안하는 이유?

SNS 계정은 있지만 자주 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아무래도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남들과는 비교되는 저는 만족하며 살고 있는 제 일상이 무의식적으로 너무 초라해질까 봐 아예 이런 생각이 안 들도록 자제하는 편입니다


요즘 가장 최대의 고민은?

아무래도 일반적인 20대 여성 직장인으로서 앞으로 내가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지금 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30대, 40대까지 꾸준히 일을 할 수 있을지 와 같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고민 해결에 적극적으로 솔루션을 찾으려고 노력하나요?

저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지만 집에 들어가면 모든 머리 아픈 일들을 생각 안 하는 편이기에 밖에서만 미래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고민하고 플랜을 짜는 것 같아요. 다만 이게 집에서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밖에 나가면 움직이지만 나가는 것을 귀찮아하는 편이기에 실질적으로 행동에 옮기는 거로 봤을 땐 소극적인 편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무도 없는 산 정상에 올라가서 한 마디 크게 외친다면, 외치고 싶은 말은? 

헤일리 넌 짱이야!!! 너가 우주 최고야!! 항상 힘내고 당당하게 살자!!!!!!


위와 같은 인터뷰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추천인 부탁 드립니다. (없으면 답변 안 하셔도 됩니다)

추천인은 없지만 저와 나이대가 비슷하고 인생을 알차게 사시는 분은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계실지는 궁금합니다!


헤일리님의 favorite poem ✨
다정한 양육자
Editor: Bramasole

해리포터를 1권부터 7권까지 완독한 책벗들을 대상으로 소규모 북클럽을 모집했어요. 딱히 가이드나 단어장 필요없는 어린이 소설, <THE WILD ROBOT> 을 골라 함께 읽었답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후에 가졌던 살롱에서, 내게 선물처럼 다가온 문장으로 아래 사진 속의 밑줄을 꼽았습니다. 


“You’ll never be the perfect mother, so just do the best you can. All Brightbill really needs is to know you’re doing your best.”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라는 책을 보면 우리 인간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게 된 이유를 과학적인 이유로 설명해줍니다. 이전에는 네안데르탈인이 생존에 훨씬 더 유리한 면이 있었지만 호모 사피엔스는 서로가 가진 기술들을 교류하면서 지혜를 나눌 수 있었다고 해요. 그리하여 먼 곳 까지 진출하여 자신들의 영역을 넓힐 수 있었고, 결국, 인간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강한 힘으로 정복 가능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과 협력하며 손 잡고 살아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거죠. <적자생존> 이라는 말을 잘못 오인하면, 주위의 모든 세력을 강압할 수 있는 최적자라는 뜻으로 받아 들일 수 있는데, 실은 명백한 오류인 셈이죠. 살아남는다고 하는 ‘적자’ 란 무력으로 강한자가 아니라 ‘다정한 사람’ 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인간 역시도 진화의 역사 가운데, 가장 다정하고 이타적인 호모 사피엔스 종만이 살아남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거고요. 



저는 불안도가 높은 사람이었습니다. 

불과 3,4년전까지만해도 손톱을 따로 깎아본 적이 없어요. 마음이 편치 못할 때에는 나도 모르게, 피가 날 지경까지 손톱을 물어뜯곤 했어요. 가끔 악몽을 꿉니다. 오래전 겪었던 일들이 어제 일인냥 꿈에 나타나요. 몇해전에는 꿈에서 깬 밤이면, 베개에 얼굴을 묻고 끅끅 소리를 내며 울었어요. 그런 밤들이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긴긴 밤동안 잠 못 이루며 마음속에 늘 자리하고 있던 어두움을 분침 삼고, 현재까지도 괴로운 마음을 초침 삼아, 시간을 버텨 냈더니 스스로를 구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내내 짓누르던 상처로부터 내면아이를 구해내고, 그늘이 있어도 빛을 쫓아사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다짐했지요. 이 과정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를 스스로에게 자주 묻곤 했어요. 누군가 나의 꿈을 묻는다면, 아이들에게 기쁘고 행복한 유년을 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고 답합니다. 다정한 양육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꿈을 요즘에도 종종 꿉니다. 

하지만 이제는 깜깜한 새벽녘에 혼자 울지 않아요. 

그런 날에는 바깥 일정을 최소화하고, 집에 머물며 마음을 돌봅니다. 아끼는 그릇을 꺼내어 반찬을 담고, 좋아하는 원두를 갈아, 천천히 원을 그리며 커피를 내리기도 하고요. 마음이 어느정도 수평을 찾은것 같아요. 현재 내가 주고 받는‘사랑의 무게’가 ‘이미 지나간 상처의 무게’보다 훨씬 더 무겁거든요. 

그러니... 괜찮아요 :)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네요. 

어느날 문득, 감은 눈을 떠보면 하얀 눈발이 날리고 있을거 같아요. 아빠가 끌어주는 썰매타고 노느라 코와 뺨이 발그레해진 아이들에게 핫초코 한사발을 건네고 크리스마스 그림책을 쌓아두고 읽다가 소르르 잠이 드는 하루를 보내고 싶어요. 그런 겨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매거진 어떠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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