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타이어 가게에 이런 현수막이 걸려 있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어요. “100명의 손님이 1번 오는 가게보다, 1명의 손님이 100번 오는 가게를 만들겠습니다.” 타이어 세 개를 갈면 한 개를 무료로 준다는 옆 동네의 가게보다 어쩐지 더 믿음이 가죠. 손님 한 명 한 명, 차량 한 대 한 대를 소중히 대해줄 것 같아요. 지역에 기반을 두고 운영하는, 고정 고객이 중요한 타이어 가게에게 꼭 맞는 슬로건이라고 느꼈습니다.
글로벌이자 디지털 시대에는 누구나 아마존에 입점할 수 있고, 누구나 알리바바에서 물건을 직구할 수 있어요. 그럼에도 로컬 브랜드가 ‘생활권’을 중심으로 형성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곳을 중심으로 생활하고 소비하기 때문이에요. 커피 한 잔을 마시러 교외로 드라이브를 가고, 맛집과 핫플을 찾아 멀리 여행하지만 저녁이 되면 결국 동네 삼겹살집과 집 앞 슈퍼마켓을 찾을 수밖에 없죠.
그런 의미에서 로컬 브랜드의 기반은 로컬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권과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로컬 브랜드는 어떤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동네 사람들과 소통하는 브랜드예요. 브랜드가 지향하는 크기에 따라 '로컬'의 범위는 동네에서 국내로까지 넓어질 수 있고요.
📍로컬 브랜드 = 로컬 + 팬덤
어떤 도시에 처음 방문했다고 해볼까요. 마침 점심 때가 되어 배가 고픈데,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 할 때가 있겠죠?
- 30년을 대대로 운영해온 식당 vs 2시간 동안 줄 서야 들어갈 수 있는 식당
- 로컬이 즐겨찾는 식당 vs 관광객만 바글거리는 식당
님이 여행자라면 어디로 향하시겠어요? 물론 정답은 없지만, 우리가 여행지에서 기대하는 ‘고유함’은 전자에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후자를 택하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릴 사진은 하나 얻을지언정 ‘또 오고 싶은’ 경험을 하기는 쉽지 않거든요. (물론 줄을 선다는 것도, 관광객이 찾는다는 것도 좋은 플레이스라는 증거지만요.) 사람들이 로컬 브랜드에서 원하는 것은 한마디로 이것입니다. ‘지금, 여기에만 있는 것.’ ‘여기에 오면 꼭 들러야·맛봐야·해봐야 하는 것.’ 즉, 대체 불가능한 경험이죠.
📍로컬 브랜드 = 로컬 + 고유함
이 ‘고유함’, ‘대체불가능함’이 있을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은 생활권에 있는 지역 주민들입니다. 우리 동네에 멋진 브랜드, 핫한 브랜드, 선한 브랜드가 있다는 사실이 지역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주거든요. 서울과 지방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우리 지역의 고유한 장점이 인정받는 경험을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로컬 브랜드는 로컬의 자랑이기도 해요.
한 시골 마을에 우리 동네를 자랑스럽게 만들어주고, 지역의 어르신들까지 반하게 만든 수제버거 가게가 있다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