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의 4월, 한국의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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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에 자주 나오는 미얀마 사태를 보며 부쩍 생각이 많아진 유령이… 우리나라도 민주화를 위해 많은 열사들이 희생했었는데!!

👻: 오늘은 편집자님께서 준비해주신 질문거리가 기다리고 있다령! 여러분들의 생각을 들려주세령!

▲ 연극 <금희의 오월> 포스터, 1998, 출처: 시민의 소리

광주에 사는 여고생 금희와 그의 오빠 정연 👩👦

1980년 5월의 광주, 여고생 이금희에겐 갓 스무 살이 된 오빠가 있었어요. 어려운 집안 형편에도 공부를 잘해 전남대 사범대에 들어갔던 오빠 정연이었죠. 정연은 5월 18일 오전, 전남대 정문 앞에서 계엄군에 체포되었다가 풀려나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어요. 하지만, 집에 돌아온 이후에도 정연은 마음을 편히 내려놓을 수 없었죠. 집에서 안주하고 있는 그 순간에도 다른 시민들은 거리에 나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피를 흘리고 있었으니까요. 선뜻 시위대에 합류할 용기를 내지 못하던 정연은 평소 알고 지내던 시장 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각성하게 되는데!

이 말을 남기고 정연은 다시 시민군이 지키던 도청으로 들어가 학살자들에게 맞서요. 공수부대가 들이쳤던 27일, 결국 그는 도청 앞 정문에서 이마에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되었고 나흘이 지나서야 가족들은 정연의 시신을 확인할 수 있었죠.

👻: 너무 마음이 아프다령… 남겨진 가족들은 얼마나 더 슬펐을까?

오빠의 죽음을 잊지 않은 금희 🌺

정연의 영정을 든 금희는 오빠를 잊지 않겠다 다짐했어요. 그렇게 가족들이 오빠의 방에서 숨죽여 울던 그 시간들이 일곱 해로 쌓이자, 금희는 오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기게 되죠. 이 책의 내용이 바로 오늘 레터의 주제인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담은 박효선 극작가의 희곡, <금희의 오월>이라고!

👻: 아아! 그렇구나령! 그런데 희곡 <금희의 오월>을 집필한 박효선이란 사람은 누구예령?

▲ 박효선 (1954~1998), 출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광주항쟁의 열사, 박효선 ✊

박효선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이끈 들불 열사* 7인 중 한 명이에요. 70년대 말, 마당극*을 연출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던 박효선은 광주항쟁 도청 지도부의 홍보부장으로, 뛰어난 능력을 갖춘 집회의 기획자이자 진행자였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최전선에서 싸운 박효선의 삶은 항상 자신감과 열정으로 불탔을 것 같으나, 사실 그렇지만은 않았다고. 5.18 광주민주화 운동 중, 들불 야학에서 같이 공부했던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박용준은 계엄군에게 죽임을 당할 때, 박효선은 마지막 순간에 빠져나왔기 때문이죠. 이로 인해 일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 수밖에 없었다고!

*들불 열사: 광주 지역의 노동 야학이었던 ‘들불 야학’출신들로서 광주항쟁 동안, 그리고 그를 전후하여 숨져간 일곱 명

*마당극: 한국 전통연희를 계승하여 무대와 관객의 적극적인 소통과 시공간의 유연한 운용을 특징으로 하는 연극. 마당놀이

▲ 박금희 열사 (왼쪽), 이정연 열사 (오른쪽), 출처: 전남일보

나의 사명은 진실을 알리는 것 🙌

도망자는 되었으되 배신자가 될 수 없었던 박효선은 자신의 장기를 살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실을 알리는 일에 힘을 쏟아요. 글을 쓰고 희곡을 짓고 연극을 무대에 올려 광주 사태의 진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먼저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죠. 그런 그의 작품들 중 <금희의 오월>은 특별히 실제 인물들인 박금희 열사와 이정연 열사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라고! 위에 인용된, 정연이 다시 시민군에 합류하는 장면에 남기는 대사는 박효선 자신이 하지 못한 결의를 정연의 입으로 풀어내는 듯하죠. 그렇게 여러 작품을 통해 5.18광주 민주화운동을 알리던 박효선은 간암으로 44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요.

👻: 아,,,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너무나도 큰 의의가 담긴 작품 <금희의 오월>! 오늘은 이 작품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 보기 위해 지만지 드라마 편집자님의 이야기도 들고왔다령!

💁: 이 작품은 ‘사건일지’처럼 5월 18일부터 31일까지의 일들이 장면을 바꾸어 일별로 나열된 형식이에요. 큰 줄거리는 위와 같고, 사실 5.18이라는 배경 자체가 이야기 전체인 작품이죠.

인물과 관련해 보면, 주인공인 ‘금희’는 박금희 열사를, 그녀의 오빠로 나오는 ‘정연’은 이정연 열사를 모티프로 하고 있어요. 부연하자면, 박금희 열사는 고등학생이던 당시에 피 흘리며 쓰러진 시민들을 위해 헌혈에 동참했다가 죽음을 맞았고, 이정연 열사는 마지막까지 공수부대에 맞서다 전남도청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주검으로 발견되었죠. 당연히 둘은 남매가 아닌데, 5.18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두 인물을 남매로 설정한 건 좀 더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인 것 같아요.

또 시민군이 거리에서 확성기로 시민들에게 호소하는 장면이라든지, 광주 시민들이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군에게 나눠 주며 연대를 표시한다든지 하는 장면들은 모두 당시 상황을 실제로 재현한 것들이에요. 그래서 희곡을 읽다 보면 마치 5.18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죠. 다만 진짜 다큐멘터리는 아니기 때문에 이런 장면 장면들이 금희의 내레이션과 정연의 각성-행동-죽음이라는 서사를 통해 하나로 꿰어지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미얀마에서도 1980년 5월 광주와 같은 상황이 재현되고 있어요. 두 사건의 본질은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국민에게 총을 겨누고 야만적인 폭력을 행사했다는 거죠. 명분은 국가의 위기 상황을 수습하겠다는 것이에요. “국가를 위해 국민을 공격한다?” 국민 주권이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떠올려 본다면 이 말은 다시 “국민을 위해 국민을 공격한다”라는 아이러니로 들리죠. 이런 아이러니는 찾아보면 사례가 얼마든지 더 있을 거예요. <금희의 오월>이 다루고 있는 5.18민주화운동은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고, 또 국가 폭력이 아주 극단적으로 표출된 예인 거겠죠.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가요? 국민에 대한 국가 폭력은 이제 망령일 뿐일까요? 혹시 좀 더 교묘한 방법으로, 또는 좀 더 미묘한 정도로 여전히 실제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 여러분의 의견은 어떤가령? 너무 궁금하다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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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들 집중 💎 :

희곡 <금희의 오월>

대한민국의 민주화 역사에 있어, 너무나도 큰 의의가 있는 작품을 들고 온 유령이!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이야기를 꼭 구독자분들이 읽어 봤으면 하는 바람에서 희곡 <금희의 오월>을 들고 왔다는데.

👻 : 아래 링크를 통해 책 구매가 가능하다령!

*해당 도서 추천은, 어떠한 금전적 대가 없이 이루어지는 점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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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플롯레터를 발행 중인 PLOT 입니다.

이렇게 인사드리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2021년 3월 29일 레터와 관련하여 플롯 TMI 영상 링크의 적절성에 대한 사과를 드리기 위함입니다.

구독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욕심이 앞서, 논란이 있는 역사 강사 설민석이 나오는 동영상 링크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불편함을 느끼셨을 구독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앞으로는 예술 교양 지식 관련 정보를 전달함에 있어 더욱 신중을 가하는 PLOT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연극과 예술! 생각보다 우리와 더 가까워요.

연극은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결국 사람과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어요.

이상, 연극의 부흥을 꿈꾸는 플롯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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