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September 13, 2024
여러분의 옷장에는 어떤 옷이 가장 많은가요? 저마다 집에 있는 옷장을 열어 찬찬히 그 컬렉션을 들여다보면 새삼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이 느껴집니다. 이처럼 패션은 현대인에게 개성과 색깔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수단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어요. 화려한 패턴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아이덴티티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패션 브랜드도 있지만, 그와는 전혀 다른 방법을 택하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매거진 <B>가 98번째 이슈로 다룬 일본의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Uniqlo'는 누구나 쉽게 옷을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SPA 시스템을 도입해 합리적인 가격 구조, 로고 없는 심플한 디자인, 고품질 소재의 실용적 옷이라는 콘셉트를 완성했습니다. 브랜드의 개성을 내세우기보다 옷을 입는 소비자의 입장과 취향을 고려해 '라이프웨어 LifeWear'라는 궁극의 일상복을 탄생시키며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죠. 이처럼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브랜드로 성장한 배경에는 단순한 디자인과 달리 복잡하고도 치밀한 전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매일 진화하는 옷으로, 사람들이 매일 입는 옷이 되겠다"는 유니클로의 포부는 업계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브랜드의 저력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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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EFING
유니클로, 궁극의 일상복이 이뤄낸 새로운 지평
📸 Sangjune Hwang, Hayato Noge, James Nelson


BEHIND
매거진 <B> 에디터의 취재 후기
📸 Hayato Noge
BRIEFING
1995년 탄생한 유니클로는 기능성을 겸비한 제품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동시에, 유수의 디자이너와 협업하며 브랜드의 세계관을 넓히고 있습니다. 창립자 인터뷰를 포함해 도쿄에 자리한 본사의 오피스 공간 등 매거진 <B> '유니클로' 이슈에 담긴 내용을 소개합니다.
🎤 유니클로 창립자와의 만남
일본 제일의 부호로 알려진 야나이 다다시는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 유니클로를 만들고,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을 연 매출 3조 엔 규모의 기업으로 키워낸 장본인입니다. 창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브랜드의 현안과 미래를 손수 챙기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등용하는 등 전략가로서의 면모가 돋보이는 야나이 회장과의 인터뷰를 담았습니다.
"옷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요. 제작한 사람보다 입는 사람의 가치관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제가 막 비즈니스를 시작했을 때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많았어요. 만드는 사람의 아이디어와 생각이 지배적으로 제품에 반영됐죠. 하지만 지금의 패션은 입는 사람이 만들어갑니다. 유니클로가 정의하는 옷은 미의식을 내포한 초합리성(뛰어난 합리성)이에요. 꼭 필요한 디자인을 하고, 그 이상의 디자인은 하지 않아요. 디자인보다는 옷의 조합으로 차별화하는 거죠."
- 야나이 다다시 Tadashi Yanai,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 CEO
🔎 브랜드 안팎의 상징적 인물들이 말하는 유니클로
유니클로는 브랜드를 둘러싼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움을 자아냅니다. 전설적인 에디터이자 유니클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하고 있는 기노시타 다카히로, 협업에서 나아가 '유니클로 U'라는 새로운 히트 컬렉션을 창조한 패션 브랜드 르메르의 크리스토프 르메르 와 사라-린 트란 등 동시대 패션 신 scene의 상징적 인물들이 유니클로를 바라보는 시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니클로의 옷은 일상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상복에 살짝 더 신경을 씀으로써 생활이 조금 더 풍요로워지는 것이죠. 물론 옷으로 인해 생활이 완전히 달라질 수는 없겠지만, 유니클로가 누군가의 삶을 '조금 더' 쾌적하고 기분 좋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을 겁니다. 그것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유니클로가 줄 수 있는 가치일 테고요."
- 기노시타 다카히로 Takahiro Kinoshita, 패스트리테일링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랩 도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유니클로를 르메르의 관점으로 해석한 협업이 아닌, 그들의 철학인 '라이프웨어'의 문법을 새롭게 정의하라는 미션을 일임 받았어요. 야나이 회장은 진즉 이 협업의 잠재력을 알아본 거죠. 소품종 대량생산을 지향하는 유니클로와의 협업은 디자이너로서 값진 공부가 됩니다. 디테일 하나의 존재 이유가 분명해야 하고, 디자인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민해야 해요."
- 크리스토프 르메르 Christophe Lemaire·사라-린 트란 Sarah-Linh Tran, 유니클로 U 공동 아티스틱 디렉터
🏙 베일에 가려진 도쿄 유니클로 본사 공개
2016년 유니클로의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은 도쿄의 중심지 롯폰기 Roppongi에서 다소 거리가 떨어진 아리아케 Ariake로 본사를 이전했습니다. 도쿄만과 긴자를 마주보고 있는 외딴섬 같은 유니클로의 요충지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을 일으키기도 했는데요. 유니클로가 본사를 이전한 전략적 배경과 오피스 곳곳의 풍경을 포착했습니다.
📐 유니클로의 리테일 전략과 브랜딩 공식
2024년 현재, 유니클로는 전 세계 약 26개의 시장에서 25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역과 문화권에 따라 규모와 취급하는 제품의 종류는 조금씩 다르지만, 모든 매장에 동일한 디스플레이와 서비스 매뉴얼을 적용해 어디서나 간편하게 일상복을 구입하는 캐주얼 컨비니언스의 기조를 구현하고 있죠. 유니클로 도쿄 Uniqlo Tokyo 등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발견한 리테일 전략과 브랜딩 방법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BEHIND
이번 이슈를 위해 <B>는 올해 5월 직접 도쿄에 다녀왔어요. 에디터로부터 취재 후기를 들어봤습니다.
🤝 각자의 역할과 입장을 최우선으로 존중하며 구축한 탄탄한 생태계
온라인 시장이 점점 더 활기를 띠는 패션 신에서 유니클로는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유니클로에 한해서는 온라인으로 주문하기보다 직접 입어보고 구매하기를 선호하는 이들이 더 많을 정도이니 오프라인 전략이 헛된 것은 아닌 듯하다. 그렇기에 매장은 지면에 꼭 담고 싶은 요소 중 하나였는데, 이게 웬걸. 취재는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매장에서는 고객의 쇼핑 경험을 방해할 것을 염려해 방문 날짜, 촬영 요소까지 깐깐하게 살폈다. 본사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오로지 취재를 위해 도쿄로 향한 나로는 매장을 설득하지 못하는 본사의 태도가 소극적으로 느껴져 못내 아쉬웠는데, 돌아보니 그 모든 게 존중이었던 것 같다.
일에 있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은 쉽지 않으며,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그 결과를 목도한 경험이야말로 한 사람의 성장에 큰 양분이 된다는 것을 해가 갈수록 실감하는 요즘, 매장과 오피스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실무자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태도가 참 대단해 보이더라. 브랜드의 심장으로 역할하는 매장에 관해서라면 직접 고객과 접촉하며 실무를 다진 현장의 스태프들에게 결정권을 일임하는 모습은 지금도 과감하게 느껴진다. 직원들의 결정을 우선으로 하는 브랜드의 차후를 엿볼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복잡미묘한 취재라 오랫동안 곱씹을 듯하다.
- 정신오, 매거진 <B> 에디터
💪 브랜드를 완성시킨 인터뷰이의 애티튜드
에디터로 일하며 가장 충만한 순간 중 하나가 있다면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인물들을 만나 그들로부터 내밀한 이야기를 들을 때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이슈에서는 브랜드 내부의 임직원뿐만 아니라 유니클로와 협업한 일본 패션 신의 주요 디자이너들을 취재했다. 그중에서도 아웃도어 웨어를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는 화이트 마운티니어링 White Mountaineering®︎의 창립자 아이자와 요스케 Yosuke Aizawa와의 만남이 기억에 남는다. 도쿄 다이칸야마에 자리한 아틀리에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처럼 모노톤의 인테리어로 정갈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차분한 환경 속에서 그는 유니클로와 협업한 디자이너로서의 견해부터 패션에 입문하게 된 경위까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찬찬히 들려줬다.
모교의 객원 교수로서 학생들도 가르치고 있는 그는 차세대 디자이너들에게 "마음에 이끌리는 것을 밖으로 표출하고, 주장하고 싶은 것을 적극적으로 펼치길 바란다"는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분량의 제한으로 지면에는 담지 못했지만 한 시간 남짓 그와 나눈 대화는 인상적인 부분이 많아 유독 마음에 오래 남았다. 취재를 마치고 화이트 마운티니어링의 컬렉션을 살펴보니 디자인에서도 직접 경험한 그의 철학이 느껴져 자연스레 팬이 됐다. 결국 브랜드를 완성시키는 중요한 요소는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의 태도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순간이었다.
- 김재영, 매거진 <B>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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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Daesagwan-Ro
Yongsan-Gu, Seoul, Korea, 0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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