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호]
통상임금이란

by 공에스더 변호사

안녕하세요. 잠깐 날이 풀리나 싶더니, 요 며칠 사이 다시 꽃샘추위가 찾아와 겨울 코트를 다시 꺼내 입게 되었네요. 날씨처럼 쉽지 않은 사회적 상황 속에서 마음이 무거워지는 요즘이지만, 하루하루 주어진 일상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려 합니다. 오늘도 그런 마음으로 이 뉴스레터를 시작해 봅니다.

 

오늘은 지난 연말에 큰 이슈가 되었던 "통상임금"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20다247190)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참고로 대법원에서의 심판은 전원합의체와 대법관 3인 이상의 '부(部)'에서 이루어지며,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이 재판장이 되고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 이상이 참여해 재판합니다. 보통 사건은 부에서 심리하지만, 기존의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중요한 사안 등은 전원합의체에서 심리합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은 통상임금의 개념에 대한 기존 판례를 변경하면서, 그 정의를 보다 명확히 하였는데요,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통상임금의 정의 규정

 

현행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는 통상임금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제6조(통상임금)

① 법과 이 영에서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所定)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일급, 주급, 월급 또는 도급 금액을 말한다.

 

2. ‘통상임금의 기능

 

통상임금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의미를 가지기보다, 근로기준법상 여러 수당을 산정하기 위한 ‘기준임금’으로 기능합니다. 대법원은 통상임금의 본질을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의 가치를 평가한 기준임금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실제 지급된 임금이 아니라, 사전에 제공하기로 정해진 대가로서의 임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통상임금에 관한 대법원 판례의 변경

 

(1) 기존 판례(대법원 2012다89399, 2012다94643 전원합의체 판결)

 

기존 판례는 임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이라는 세 가지 요건을 기준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이 중 '고정성'이란,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추가 조건과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예정되어 있는 임금"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 특정 시점의 재직을 조건으로 하거나, 일정 근무일수를 충족해야만 지급되는 임금은 고정성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2) 변경된 판례(대법원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은 기존 판례에서 제시하였던 '고정성' 요건을 통상임금 판단의 기준에서 제외하였습니다.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⓵ 통상임금은 법적개념이므로 원칙적으로 법령상 정의에 충실하게 해석해야 함에도 임금의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될 것을 의미하는 고정성 개념은 법령의 근거가 없음.

 

⓶ 통상임금은 법정수당 산정의 도구로서 연장근로 등에 대하여 법이 정한 합당한 보상을 하도록 한 강행법규와 관련되어 있으므로 통상임금의 범위를 임의로 변경할 수 없어야 함에도 기존 판례에 따르면 사용자가 우월적인 지위에서 임금에 조건을 부가하여 통상임금의 범위를 부당하게 축소할 위험이 존재.

 

⓷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가치를 평가한 개념이므로, 실근로와 무관하게 소정근로 그 자체의 가치를 온전하게 반영하여야 함.

 

⓸ 통상임금은 연장근로 등을 제공하기 전에 사전적으로 산정될 수 있어야 함.

 

통상임금의 개념은 연장근로 등의 억제라는 근로기준법의 정책 목표에 부합하여야 하는데 고정성 개념은 통상임금의 범위를 근거 없이 축소시켜 통상임금이 소정근로의 가치를 합당하게 평가한 단위 임금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하고 결국 근로기준법의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킴.

 

위와 같이 변경된 판례는 ‘고정성’요건을 통상임금 판단의 기준에서 제외하고 통상임금을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이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앞으로는 '고정성'이 없더라도 '소정근로의 대가성', '정기성', '일률성'이 인정되면 통상임금으로 보게 됩니다.

4. 변경된 판례 법리 따른 통상임금성 판단

 

(1) 재직조건부 임금

이번 판결에서 변경된 법리에 따르면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경우에만 지급되는 이른바 ‘재직조건부 임금’에 대해서는, 그러한 조건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2)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

또한 일정한 근무일수를 충족해야만 지급되는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 역시, 그 기준이 소정근로일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통상임금으로 인정됩니다. 다만, 소정근로일수를 초과한 경우는 추가 근로의 대가로 보아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성과급

성과급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업무성과나 평가 결과에 따라 지급되기 때문에 소정근로의 대가라고 보기 어려워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근무 실적과 무관하게 일정 금액 이상을 지급하도록 정해진 경우, 해당 금액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5. 새로운 법리의 적용 시점

 

한편, 이와 같은 새로운 법리는 법적 안정성과 당사자의 신뢰 보호를 위해 2024년 12월 19일 판결 선고일 이후의 통상임금 산정부터 적용됩니다. 다만, 당해사건과 판결 선고 전 이 판결이 변경하는 법리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 통상임금 해당 여부가 다투어져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들에는 새로운 법리가 소급 적용됩니다.

 

이번 판결은 ‘통상임금’을 둘러싼 해석과 적용에 있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기업의 임금 설계 및 인사·노무 실무 전반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임금 부담 증가와 함께 기존 임금 체계의 재정비라는 과제가 주어지겠지만, 통상임금의 법적 개념을 보다 명확히 하여 근로자 권리 보호의 공백을 해소하고, 근로자의 권리를 더욱 두텁게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는 괴테의 말이 있습니다. 가끔은 많은 생각과 고민이 우리를 지치게 하지만, 그 방황조차도 우리가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한 고민과 질문들이 쌓여 법률과 그 해석 또한 조금씩 더 이상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믿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계신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이곳을 클릭해서 로하우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보내주세요.
여러분의 의견으로 더 나아지는 로하우가 될 거예요.
stibee

이 메일은 스티비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