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내가 맛있을 줄 알았다! 조동지! (중생종 메벼)
사진 제공: 우보농장 이예호  
조동지(趙同知)는 1896년 여주군 금사면 전북리에 사는 조중식씨가 발견한 품종이라고 한다. 이 품종은 수확량도 많고 미질도 좋고 볏짚도 활용도가 좋아서 점차 중부지방 전체에서 재배하는 인기품종이 되었다고 하고, 일제시대까지도 살아남아 장려품종이었다고 한다.

조중식씨는 본래 도사(都事) 벼슬을 하던 사람이라고 한다. 도사는 종5품이니 종2품 동지와는 차이가 큰데, 물론 이런 좋은 벼를 발견하고 보급한 공로로 명예직이라도 큰 벼슬이 주어졌을 가능성이 없지 않으나 공식기록에는 그런 이야기는 없는 모양이다.  

조동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윤성희 소장님의 블로그로 갈음한다. 이 글보다 깔끔히 정리된 자료가 아직 없다.


사진만 봐도 다수성에는 의심이 없는 품종이다. 근대농법이 도입된 지 한참이 지나서도 장려품종으로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이 조동지는 상당히 관심이 가는 쌀이다. 현대의 관점에서 봐도 조동지는 양에서 밀리지 않는 품종이다.

조동지쌀로 지은 밥을 처음 먹어본 것은 여주 우보농장의 모판작업하는 날이 처음이었다. 전기밥솥에 대강 지은 밥을 먹으면서 딱 생각이 든 것은 '이건 정말 전기밥솥으로 지으면 맛 없을 쌀이네' 였다. 쌀알은 큰데 푸석한 느낌. 이건 큰 쌀알에 증기를 고루, 강하게 쐬어주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임이 틀림 없었다. 있었을 게 분명한 향도 다 날아가고.

그래서 구매를 해다가 직접 밥을 지어봤다.
  
이것이 조동지 쌀알. 이삭에 낱알만 많이 달리는 게 아니고 쌀알도 통통하고 굵은 편이다. 심복백의 분포가 불균질한 것은 요즘같으면 흠이 잡히는데, 개인적으론 전혀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쌀알이 크니까 물은 좀 많이 잡고 솥은 압력솥을 써보았다. 아까 말한 전기밥솥의 단점은 압력솥에 강한 불을 사용하면 해결이 되니까. 잘 쓰고 있는 3.5KW짜리 디포인덕션으로 남달리 빠른 온도상승이 가능하다.

그래서 지어나온 밥은 기대 이상이다. 옛날 평에도 '미질이 좋다'고 했는데 이 통통한 쌀알은 구수한 맛에 씹는 맛도 좋고 윤기도 잘 돌아서 토종쌀 중에서도 밥맛 좋기로는 상위권에 들어간다.

쌀알의 특성을 잘 살려서 맛있는 밥을 지은 오늘은 86점.

밥이 잘 지어져서 기분 좋은 김에 다소 진수성찬 ㅋㅋㅋ
  
사진제공: 우보농장 이예호  
조동지는 내력이 확실한 쌀이고, 고향인 여주에서는 이 벼를 알리기 위해서 민관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나 토종쌀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우보농장이 작년부터 여주로 옮겨가서 작목반도 구성하고 있다. 올해는 아마도 주력재배쌀의 하나로 채택될 것 같다. 전기밥솥만 내려놓으면 상당히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는 조동지쌀이 널리 보급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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