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주님, 이번 한 주도 맛있는 차 많이 마셨나요?

지난 주에 말씀드렸던 티 마스터 1급 시험은 다행이 별 사고(?) 없이 치렀습니다! (긴장한 탓에 차 우리기 첫 동작부터 틀리긴 했지만😭) 시험을 마치고 나니 2급 시험을 볼 때 심사위원께서 하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평온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마시는 차이니 시험도 너무 어렵고 부담스럽게 여기지 말자는 응원이었는데요. 물론 그게 내 맘대로 되는건 아니지만, 차를 마시는 순간 만큼은 항상 자연스럽고 편안한 시간이기를 바래봅니다.🙏

저는 전에 알려드린바와 같이 오는 23일과 24일 하동으로 차를 따러 갑니다. 하동의 🌱봄 차밭은 어떤지 조만간 소식 들고 오겠습니다.

더티레터와 재밌게, 오래 차 마셔요.

윤 팽주 올림 

정말입니다. 이번 레터의 제목, 홍차를 왕자님한테 배웠다는 거요. 라떼엔 홍차는 바로 이 만화, <홍차왕자>로 입문하는게 국룰이었답니다. 그 시절 수많은 소녀(장담컨대 수많은 소년까지도)들을 홍차의 세계로 빠트린 2D 왕자님과 공주님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깊은 밤 달빛 아래서 홍차를 마시면 홍차의 요정이 나타나 소원 세 가지를 들어 준다. 이게 바로 <홍차왕자>의 기본 스토리입니다. 홍차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는 승아와 그녀의 친구 미경, 남호 이렇게 세 명의 고등학생과 주변 인물들이 홍차 나라 왕자님, 공주님을 불러내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엄청난 악인이나 자극적인 사건도 등장하지 않고, 그림체도 정말 예뻐서 언제 꺼내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만화입니다.

<홍차왕자>의 작가 야마다 난페이님은 홍차를 굉장히 사랑하고 조예가 깊은 분이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만화 전반에 홍차에 대한 깨알 지식이 쏟아집니다. 로얄밀크티 만드는 법, 투명한 아이스티를 만드는 비법 등을 만화로 직접 알려주기도 하는데요. 그보다 더 흥미진진한 건 바로 등장인물의 설정에 녹아있는 홍차에 대한 이야기에요.

위의 그림속에 왼쪽에 있는 친구가 바로 얼그레이 왕자, 오른쪽이 아삼 왕자인데요. 홍차에 대해 약간의 지식이 있다면 어느쪽이 얼그레이고 어느쪽이 아삼인지 아마 쉽게 알아채셨을 겁니다. 아삼은 인도에서 나는 차고 얼그레이는 영국의 백작 이름에서 따온 홍차입니다. 그래서 아삼은 피부색이 어둡고, 얼그레이는 유럽의 왕자님 같은 컨셉을 갖고 있습니다. 이 외에 얼그레이의 동생인 오렌지페코(어린 싹이 많이 포함된 고급 홍차의 등급) 공주, 승아의 아빠가 운영했던 홍차 가게 퀄리티 시즌(연중 가장 맛있는 홍차가 나는 제철), 아삼의 시종 샤리마(더티레터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오렌지 블렌드티!) 등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이 단어도 홍차와 관련이 있는 걸까?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사실 얼마전 문득 <홍차왕자>가 참을 수 없이 보고 싶어 25권 전권을 전자책으로 사버렸습니다.(이것이 어른의 플렉스!!!💸) 이미 여러번 본 만화인데도 저에겐 여전히 끝나버릴까봐 아껴보게 되는 소중한 만화인데요. 오랜만에 다시 보니 아무 걱정 없던(물론 그땐 나름 걱정 많았음) 10대로 돌아간 것 같아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여전히 순수하고 예쁘기만한 만화 속 주인공들을 보며 약간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전자책으로도 네이버 웹툰 등에서도 볼 수 있으니 혹시 안보신 분이라면 꼭 홍차왕자와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예전에 본적이 있는 분들도 오랜만에 자신의 홍차왕자님을 다시 소환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혹시 팽주님이 알고 계시는 차를 소재로 한 재미난 콘텐츠가 있다면 아래 메일로 추천 부탁드릴게요.👍

총 25권, 2004년 완결. (권당 3500원, e북은 1800원)

후속편 <벚꽃의 홍차왕자>도 총 13권으로 완결. 이것도 재밌답니다.😆

경남 양산에 홍차왕자라는 이름의 카페가 있어요. 밀크티 맛집이라고. 아직 가보진 못했지만 어떤 곳인지 궁금하네요!

◼️ 넷플연가에서 차 이야기 나눌 사람

넷플연가는 넷플릭스 🎥영화를 보고 3개월간 12명의 사람과 4번의 모임을 가지는 멤버십 서비스인데요. '색계로 배우는 마작' 처럼 정말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주제가 많아요.(제 마음만... 두근거리나요?) 넷플연가엔 차와 관련한 모임도 종종 눈에 띄는데요. 유지혜 알디프 티마스터님과 총 4편의 영화를 보고 대화를 나누는 '茶츰茶츰'이란 프로그램도 재밌어 보여요.

◼️ 보안여관 <다함께 차차茶> 전시회

5월 20일부터 6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열리는 전시로 국내 공예 작가들이 차에서 영감받아 만든 작품을 만날 수 있어요. 연계한 찻자리 프로그램과 세미나도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홈페이지 이곳저곳 잘 둘러보세요.

◼️ 경회루에... 올라갈 수 있다는 거 아셨나요?

언제나 멀리서 바라만 봤던 경복궁 경회루, 직접 올라가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어제 알게 됐어요. 조만간 꼭 티켓팅에 성공해 경회루 뷰를 구경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