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요, 이런 식의 비교표가 지닌 문제는 관리자의 역할을 구태의연하고 열등한 것이라고 사람들에게 오해시킨다는 데 있습니다. 성공적인 경력과 거리가 먼 것으로 여기게 만들죠. 하지만 조직에서 관리자의 역할은 없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이 표를 잘 들여다 보세요. 조직에서 다들 리더 역할만 추구한다면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까요?
매일 제품을 생산해 유통시키고 대금을 회수하며 회사의 곳간이 텅비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사람들이 모두 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비전/전략에 쏠려 있고 How는 아랑곳하지 않고 What만 강조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결과(성과)가 나온다면 효율 따위는 부차적인 문제라 치부하고 사람에 관심을 집중하느라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소홀히 한다면 또 어떻게 될 것 같은가요?
관리자의 역할이 기업 경영에 필수적이지만 다들 반짝반짝 빛나는 리더를 지향하고 있으니 여기에서 발생하는 괴리가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맙니다.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자의 마음 속에는 “왜 나에게 왜 이런 일을 맡기는 거지? 나는 리더가 될 사람이라고!”라는 불만이 점차 자라나고 이런 불만은 일의 가치를 ‘리더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편견을 공고히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리더 깜냥이 아닌 자들에게 리더를 동경하게 만드는 일은 직원 본인에게도 회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과정으로 ‘리더 육성’이니 ‘리더십 향상’이니 하는 이름을 붙이는 교육부서의 작명 관행 역시 이런 오해를 부채질한다고 봅니다. 관리 교육이라고 하면 ‘뽀대’가 안 나서 그런가요?
당연한 말이지만, 관리자와 리더가 적절한 비율로 균형을 이뤄야 조직이 제대로 굴러갑니다. 관리자와 리더는 새의 양 날개와 같습니다. 어느 한쪽이 비대해지거나 쪼그라들면 새는 땅으로 곤두박질치죠. 걷잡을 수 없는 ‘리더 과잉의 시대’를 묵묵히 견뎌내는 성실한 관리자들이 도태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