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32. (2023. 9. 28.)

책과 미술과 역사로 호흡하기

  책 만들기를 오래 해왔다. 나의 ‘책 만들기’ 첫 경험은 아주 오래전 스텐실페이퍼(등사원지)에 철필로 글을 적고 손으로 한 장씩 밀어 찍기였다. 그다음이 나무로 만들어진 글자 하나씩 찾아서 판에 붙여넣는 활판 방식, 그리고 청타, 공타, 사진식자 조판이었다. 뒤이은 컴퓨터 발달은 인쇄 제작 방식을 크게 바꾸었다.

  일이십 년 전에 비하면 요즘 종이책에 대한 관심과 호응은 많이 달라진 상황이다. 그런데도 요즘 어느 지역에서든 도서관과 작은 서점들이 알뜰하게 존재를 빛낸다. 학교는 물론이고 복지시설이나 종교시설에서도 ‘어린이 도서관’을 꿈꾼다며 연락해 온다. 여전히 책에 대한 애정을 품고 원고를 읽고 살피며 디자인을 곁들여 책을 만들어내는 벗들이 많다.

  “지역 문학관은 역사의 허파”라는 시인 선배 글귀가 반가웠다. 책과 문학이 여전히 우리 숨 쉴 만한 시공간이라는 말이니 얼마나 감사한지! 이번 학기 ‘나만의 그림책 만들기’ 강의 요청을 받았다. 수업안을 짜느라 자료를 모으고 한 줄, 한 쪽 채우는 중에 아래 책을 만났다.

어린이 미술 사전 100

수지 호지 지음, 마르코스 파리나 그림, 박재연 옮김 | 주니어RHK | 2023

  “탄탄한 미술 용어 사전이자 신뢰도 높은 미술 입문서, 그리고 감각적인 아트북!”이다. ‘A 아크릴 물감’부터 ‘Workshop 공방’까지, 미술 관련 주제어 100가지가 시원하고 재밌게 펼쳐진다. “어린이 예술가를 위한 미술의 모든 것”을 담는다는 책이다. 미술 주제들을 하나씩 설명하고 또 그림으로 표현해낸 장면들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한 장씩 넘길 때마다 감탄한다.

  미술 용어들은 간결 정확하고 친절하게 등장한다. 익숙한 용품부터 템페라 구아슈 등까지 온갖 미술 재료들의 ‘역사와 특징’이 우선 상세하다. 구도 대비 선 형태 질감 소재 주제 색조 등 미술의 여러 ‘요소들’이 소개된다. 회화 조각은 물론, 임파스토 키네틱아트 등 잘 몰랐던 미술 ‘표현 방식들’까지 배운다. 인상주의 사실주의 낭만주의 등 ‘미술사와 유파’ 설명도 성실하다. 전시 경매 미술관 공간디자인처럼 경제성과 연결되는 주제어들까지 열거된다.

  이 책을 만든 이들은 “미술의 모든 것이 다 들었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폭과 깊이가 잘 가늠되지 않는 미술 세계를 100개의 키워드로 품어낸다. 일러스트도 풍성하게 펼쳐져 미술 용어의 직관적 이해를 돕는다. 게다가 사전식으로 구성되었기에 알고 싶은 용어는 해당 페이지만 펼쳐 찾아 읽기가 가능해 매력을 더한다. 미술 관련한 지식의 향연이 황홀하다.

우리 다시 만나요

고재현 지음, 김민지 그림 | 별숲 | 2023

  아름다운 미술 사전으로 예술 감성을 자극한 다음 한국사의 지경으로 넘어간다. 올해가 한국전쟁 종전 70년, 급변하는 지금의 한국 사회를 곱씹는다. 현재 우리가 가능한 행동은 기억하기뿐인가. 대표 의병으로 존중되는 분의 각별함에 대한 최근의 시비, 그리고 중첩 교차된 이념 갈등을 빙자하는 잦은 갈고리들을 다시 대하며 우울하고 답답하다. 『우리 다시 만나요』에는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되는 한반도를 겪으며 견뎌내는 사람들 이야기가 담겼다. 1950년대, 한국전쟁 시기 생생한 피난민 이야기가 마음을 두드린다.

  강원도 고성에서 살던 소녀 강이네 가족이 한국전쟁을 만나 부산으로 도망가 판자촌살이를 하게 된다. 1,023일 동안 대한민국의 수도였던 부산 피난살이에 강이를 따라 들어가 본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몸부림치며 살아가는 피란민들 생존 의지가 절절하다. 전쟁을 실제 겪으며 어린이들이 자꾸자꾸 처절한 슬픔을 견딘다. 그들을 보는 우리 마음도 촉촉하다.

  피난 길에 동생 죽음까지 겪으며 강이는 혼란스럽다. 대체 누가 적이고 누가 우리 편인가. “엄마, 우리가 일본만큼 나쁜 거야? 우리가 누구한테 잘못한 거야?” 보도연맹은 대한민국을 절대 지지하고, 북조선과 공산주의를 물리치자는 단체였는데 전쟁이 나자 여기 가입자들부터 학살된다. 이남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빨갱이’였다. 한편, 죽거나 다치고 잡혀가는 이들을 보며 아이들은 ‘얼른 고아 되기’를 바라기도 한다. 고아원에 들어가면 급식을 받으므로.

  휴전되자 다시 고향인 강원도 고성을 향하며 강이는 다짐한다. “분명한 하나는, 이 전쟁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하나하나 기억하고, 그 이유를 찾아낼 거였다. …잊지 않을 거예요. 우리, 다시 만나요, 꼭 다시 만나요.” 처절한 슬픔을 겪었지만, 끝이 좋다. 이렇게 역사에도 예술에도 숨 쉴 공간이 보여 견딜 만하다. 책이어서 그렇다.
보름달처럼 행복이 가득한 한가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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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화성시 정조 효 문화제 📖


화성시를 대표하는 역사 문화 콘텐츠!

<2023 화성시 정조 효 문화제>가 열립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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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 일정: 2023. 10. 7.(토)~10. 8.(일)

✅ 운영 장소: 정조효공원, 만년제, 융건릉

✅ 프로그램

  - 현륭원 천원 행렬

  - 정조대왕 능행차 행렬

  - 다양한 시민 참여 행사, 체험 프로그램 등

✅ 문의 사항: 031-290-4624(화성시문화재단 축제2팀)

화성시문화재단 독서문화진흥팀
Tel. 031-8015-8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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