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바삭하다. 바삭바삭한. 몽글몽글하다. 몽글몽글한.
날씨가 더욱 쌀쌀해지는 요즘입니다. 그런 만큼 내 몸도 마음도 더 따뜻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돼요. 두꺼운 외투를 챙기고, 따뜻한 음료도 마시고, 붕어빵도 나눠 먹고! 추운 바람 속에서도 잠깐의 온기를 챙길 구석은 언제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연말을 잘 마무리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하지만 피로가 점점 쌓이다 보니 따뜻함에 집중하는 게 마냥 쉽지는 않아요. 최근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라는 오래된 격언은 다른 방식으로 '유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 취약성과 주변성을 인지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전유해 내 힘으로 삼자. 하지만 내가 어떻게 주변화되는지 그리고 나는 어떤 취약성을 갖게 되는지는 너무나도 잘 알겠는 반면, 이걸 어떻게 내 힘으로 삼을지는 묘연하기만 해요. 내 취약성을 알면 알수록 더 힘들고 지치는데, 어떻게 힘이 날까요?
이번 신진은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했습니다. 먼저 하... 진짜 너무 조앗서요에서는 지역 여성 연구자로서 겪은 어려움 그리고 그러한 어려움이 담긴 논문을 읽었을 때의 안도감에 관한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뭘까?저건에서는 문화연구라는 학술적 프로젝트에 대한 서사를 다시 쓰기 위해 놓치면 안 될 이야기 조각들을 살펴봤어요. 마지막으로 영파워주먹이운다에는 제주에서 사회학을 한 덕에 연구자로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을 담아봤습니다. 그리고 한 장의 학술노동에서는 학술노동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학술노동 같은 장면들을 한 장씩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추운 겨울을 본격적으로 맞이하기 전 신진으로 조금이나마 따뜻함을 챙겨가시길 바라요.
|
|
|
연구자가 되는 길에는 다양한 경로가 있고 그만큼 다양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온유 씨의 어려움에는 지역과 여성이라는 키워드가 부착되는데요. 당연하게도 이 키워드가 온유 씨의 경험을 다 설명해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이 키워드를 통해 온유 씨는 지역 여성 연구자를 키워드로 하는 연구와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연결을 통해 온유 씨는 앞으로도 계속 연구를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해요.
내가 겪은 어려움이 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공유하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가 더 깊은 학술적 연대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온유 씨가 얻은 힘을 구독자분들에게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
|
|
"정상적인 삶의 궤도에 탑승하지 않은 딸 때문에 함께 그 궤도를 벗어나고 있을 나의 부모님에게 감사를 드린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공부와 연구, 네트워킹이라는 커다란 바위를 굴리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물론 공부, 연애, 연구, 취업 모두를 다 잘해내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안다. 나는 그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다만 나는 그것을 모두 병행할 여력도 없고 그 필요를 느끼지도 못한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았고 아직 이룬 것도 없는 지난한 과정 속에서 내 삶의 속도와 방향을 인정받는 것은 연구만큼이나 어려운 문제로 남는다.
"석사 논문 이후로 나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은 학회에 참석하며 나의 명함을 뿌렸으며, 여성학 강의를 찾아 듣고 여성주의 단체에서 활동에 참여했다. 그러나 이런 행동들이 의미가 없거나 나의 학술적 범위를 여성학으로 좁히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논문들은 오히려 나의 실천이 학문과 분리될 수 없음을 알려주었다. 우리의 어려움이 단순히 개인의 힘듦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연구와 연대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
|
난세에는 영웅이 등장한다! 우리에게 정말 익숙한 서사입니다. 학술적 혁신에 대한 서사도 사실 이러한 익숙한 틀을 벗어나기는 힘들죠. 여러 모순들이 중첩되어 마치 빅뱅처럼 터지면서 인식론적 전회가 일어났고, 그때 마침(!) 학술장 안으로 진입한 신참자들이 그 변화를 매개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 앞에는 영웅의 얼굴을 한 지식인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분명 영웅 서사는 우리를 열광하게 하지만, 채태준 연구원은 문화연구의 등장에 관한 서사를 조금은 다르게 써보고자 합니다. 하나의 각본이 쓰여질 때 소거된 이야기 조각들을 길어올려 새로운 혁신을 모색하는 이단자들에게 기존과는 다른 참조점을 보여주는 것이죠. 그렇게 채태준 연구원이 문화연구의 서사 안으로 가져온 이야기 조각들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
|
|
"신좌파나 문화연구를 비롯해 좌파 이론 내의 이론적 혁신에 관한 역사적 설명은 주로 이처럼 당대 정치경제적 모순 일반에 대한 ‘학술적 반응’이라는 식으로 갈음되곤 한다. 모순이 응축된 조건 내에서 기존의 설명틀이 도전을 받게되며, 새로운 이론적 혁신이 긴요히 요청될 때, 빅뱅이 출현하고 인식론적인 전회가 발생하여 ‘우리는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새로운 설명틀이 자리잡는다고 말이다."
"취약함이 강점이 되는 순간에 관한, 그것이 사회과학적 혁신에 유용한 토큰이 되는 순간에 관한 이야기에는 종전의 실존주의적 드라마가 주는 파토스와 이쪽과 저쪽 사이에 선 지식인이 취해야 할 에토스에 관한 침잠이 자리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삶과 앎, 이론과 현실, 학계의 안과 바깥, 학술장의 지배그룹과 이단자 등에 관한 그간의 각본들을 재점검하며, 새로운 혁신을 모색하는 내일의 이단자들이 다시 비춰볼 수 있는 현실적이며 유용한 참조점이 될 수 있다." |
|
|
우리는 모두 어느 순간, 어느 지점에서는 학술장의 중심부가 아니라 주변부에 있다는 감각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 감각으로 인해 쉽게 위축되기도 하죠. 여기서 비롯되는 불안은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함에 있어 우리가 잠시 주저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주에서 사회학을 공부한 우식 씨에게 학술장의 변방이라는 위치성은 조금 다르게 이해됩니다. 주변부에 있다는 것은 연구자로서의 관점을 더 벼려낼 수 있는 조건이라는 것이죠. '주류'로 여겨지는 것들과 거리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고찰하는 것은 우리가 잃게 되는 걸 인지하는 것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
|
|
"나는 학술장의 변방이라는 이 조건이 내가 연구자로서 성장하는 데 매우 긍정적인 조건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는 역설적으로 내가 속해 있는 학술장의 모습을 낯설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학계와 멀리 떨어져 있어 여러 현실과 사정에 밝지 않다는 것은 역으로 말하면 학계의 자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이 무지함 덕분에 내가 연루되어 있는 학술장의 지적 관행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다."
"한 사람의 특수한 경험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각자의 위치를 돌아보며 (학술장의 변방이 아닌 곳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를 긍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는 이야기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에 글을 썼다. 오늘날 학술운동과 학술정치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자조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그런 운동과 정치가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
|
|
한 수업 조교가 학생들에게 배포할 수업 자료를 스캔하고 있다.
(사진 제보: master@culturalpolitics.kr) |
|
|
💌잘 지내냐는 안부의 말에 구독자 여러분은 어떤 답을 했을까요?
누군가가 “잘 지내?” 라고 물었다. 나의 대답은?
A. 그럭저럭~ 특별한 건 없어요 (36%)
B. 꽤나 잘 지내고 있어요 (32%)
C. 아니요.. 주글것같아요... (11%)
D. 그건 왜 묻는겨...? (경계) (11%)
- 많은 분들이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살고 계시군요! 그럭저럭 살고 있다는 건 어떻게 보면 무료하고 어떻게 보면 그 자체로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혹은, 내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볼 힘도 없는 그런 지친 상태일 수도...? 꽤나 잘 지내고 계신 분들도 그리고 죽을 것 같은(ㅠㅠ) 일상을 견디고 계신 분들도 모두 연말까지 힘내시길 바라요💪
우리 지도교수님은 대학 밖 학술단체의 존재를
A. 모른다 (21%)
B. 알지만 관심은 없다 (42%)
C. 알지만 싫어하는 것 같다 (5%)
D. 알고 굉장히 좋아하지만 후원하지는 않는다 (6%)
E. 알고, 관심도 있고, 후원도 한다(!!) (26%)
- 생각보다 많은 교수님들이 대학 밖 학술단체의 존재를 알고 계시네요! 비록 대학 '밖'이라고는 하지만 대학과 완전히 분리될 수도 없고 또 대학과의 관계가 사라질 수도 없기에 서로 더 많이 알아가고 교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
|
어쩌면 2025년을 빨리 보내버리고 싶은 마음? |
|
|
연말이 다가오니 시간을 붙잡고 싶은지 그냥 빨리 보내고 싶은지 헷갈리는 마음입니다. 구독자 여러분은 요즘 어떠신가요? 그리고 대학원생 밈도 몇 개 추려봤어요. 여러분의 공감은 어디로 향할지 궁금해요! |
|
|
김지수 연구원의 학술대회 발표와 김선기, 조윤희 연구원의 포럼 토론 참여 등 신문연 회원들의 새로운 소식은 여기서 확인해 주세요❣️ |
|
|
회원 여러분의 소식, 절찬리에 모집합니다! 아래 폼에 적어주시면 회원동향 게시판에 업로드할게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