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특별한 방해전파로 시작하려고 한다. 오늘 소개할 건 분명 유튜브 채널이고 특별한 영상이지만, 양질의 퀄리티도 아니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거나 엄청나게 재밌는 채널도 아니다. 그냥 하나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

 <40대 서울자취생활중입니다>라는 채널은 한마디로 서울에서 자취생활 중인 40대가 매일매일을 기록하는 영상이다. 내용도 특별한 거 없이 직장에서 있었던 일이나 최근 읽고 있는 책 등을 소개하는 게 전부지. 아,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긴 한데, 바로 출연하는 영상마다 💕분홍색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있다는 거다. 정확히는 모든 영상은 아니고, 11월 4일 올라온 <#서울자취생활 65일차 こんにちは？ 正広今日は君のための映像だ> 영상부터 꾸준히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있지. 그냥 콘셉트 아니냐고? 앞서 말했지만, 이 채널은 그렇게 재밌는 채널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고무장갑을 착용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나? 이야기 시작에 앞서 방금 얘기한 영상 제목의 일본어를 번역해주겠다, “안녕하세요? 마사히로 오늘은 널 위한 영상이다.”

 기록용으로 매일 영상을 찍어 올리던 유튜버에게 하루는 🙍‍♂️마사히로라는 일본의 12살 아이가 메일을 보내왔다고 한다. 한 살 때부터 어머니가 안 계셨다는 마사히로는 마지막으로 본 사진 속 어머니와 이 유튜버가 너무 닮았고, 사진 속 어머니가 😢분홍색 고무장갑을 끼고 있었기에 그 모습이 너무 보고 싶다는 내용이었지. 유튜버는 그 메일에 대한 답으로 고무장갑을 착용한 채 영상을 찍어 올렸다. 처음엔 일회성으로 시작했지만 그 모습을 더 보고 싶다는 마사히로의 요청에, 꾸준히 고무장갑을 끼고 영상을 촬영하며 마사히로의 🇰🇷한국 엄마가 되어주기로 결정했다고 하지. 모든 영상의 마지막엔 언제나 마사히로에 대한 인사가 함께하게 되었고 말이야. 어때, 참 신기하고 가슴 찡한 이야기지 않나?

 너무 좋은 이야기지만 사실은 꼭 채널을 구독하고 챙겨봐야 할만한, 단원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그런 채널은 아니다. 그러나 유튜브에는 잘 만들어진 TV 프로그램 같은 영상뿐만 아니라 이런 💝사람 냄새나는 영상과 스토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오늘은 양질의 퀄리티, 훌륭한 인사이트는 잠시 내려놓고, 이 채널을 통해 인류애 가득 충전하고 가는 건 어떤가?

 단원은 29cm가 숨은 🤤콘텐츠 맛집이란 사실을 알고 있나? 대부분 29cm를 그저 패션 커머스 플랫폼으로 알고 있겠지만, 29cm가 운영하는 <브랜드코멘터리> 채널에는 은근 양질의 콘텐츠들이 즐비하지. 요즘 뜨는 브랜드에 대해 소개하는 ‘브랜드 코멘터리’부터 브랜드의 아이템 중 베스트셀러 아이템을 소개하는 ‘아이템 코멘터리’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신박한 콘텐츠가 업로드되기 시작했다. 바로 ‘미드나잇 코멘터리’ 콘텐츠다.

 '미드나잇 코멘터리'는 유명한 브랜드의 디렉터 혹은 경영진과 함께 🍷술 한 잔을 기울이며 대화하는 내용의 콘텐츠다. 요즘 이런 형식의 편안하고 사적인 분위기에서 토크를 진행하는 유튜브 콘텐츠가 많은데 ‘미드나잇 코멘터리’도 그런 콘텐츠들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지. 그렇지만 이 콘텐츠만의 특별한 점은 평소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 계기, 그들의 노고와 고민 등, 브랜드의 뒷이야기를 경영진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꽃무늬 그래픽 티셔츠로 유명한 "마르디 메크르디"의 박화목 디렉터가 출연한 에피소드에서는 브랜드의 대표 상품과 관련된 웃지 못할 썰을 들을 수 있다. 최근 한 네티즌이 마르디 메크르디의 특정 제품이 길거리에서 너무 자주 보이자 커뮤니티에 “마르디 반팔티는 어디 동사무소에서 뿌려?”라고 촌철살인 질문을 올린 거지. 그 글을 보고 브랜드의 MD는 울었다고 하고 말이야. 해당 사건에 대한 박화목 에디터의 솔직한 생각은 🤓영상에서 확인하도록 하고. 단장은 이 콘텐츠가 단순히 패션 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29cm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스토리텔러로서의 29cm를 아주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브랜드의 수장으로서 쉽사리 얘기하기 힘든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던 건 29cm가 그만큼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의 📔스토리를 진실되게 전달할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겠지.

 29cm의 ‘아이템 코멘터리’ 숏츠 영상은 워낙 유명하지만 아직 ‘미드나잇 코멘터리’ 영상은 보지 않은 단원이 꽤 되는 것 같다. 29cm의 다른 콘텐츠들이 주식이나 간식이라면, 이 콘텐츠는 깊은 대화가 오고 가는 💡‘야식’같은 콘텐츠니 꼭 한 번 시청하도록.

 최근 <성시경의 먹을텐데>나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TV> 등의 유튜브 콘텐츠만 봐도 🍻“노포”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단원도 충분히 느끼고 있을 거다. 오래된 가게 혹은 노련한 가게라는 뜻으로 불리는 “노포”는 기성세대는 물론 젊은 세대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

 그런데 그전에, 이 노포라는 말이 '시니세'(老舗 しにせ)라는 일본의 단어를 가져와 한국 한자음으로 읽은 말인 건 알고 있나? 일본은 역사적으로 노포 형태의 가게가 오랫동안 발전해 왔고 한국은 그에 비해 노포 형태의 가게가 유지되기 어려운 환경이었기에 일본의 단어를 그대로 가져오게 된 배경이 있지. 조금 분하지만, 그만큼 일본이 노포에 관해서는 조금 더 🔍전문가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만약 🇯🇵일본인이 🇰🇷한국의 노포를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면 어떨 거 같나? 한국인과는 다른 관점에서, 재밌는 영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가져온 채널이 <【일본 아저씨의 한국 노포 맛집】 코코채널>이다. 이 채널은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일본인이 한국의 다양한 노포 맛집을 돌아다니며 소개하는 채널이다. 혹시나 생소한 한식에 대한 외국인의 흔한 리액션 같은 건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외국에서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토종 한국인인 단장보다 더 높은 이해도로 한국의 많은 노포를 소개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단순히 새로운 음식을 신기해하는 게 아닌, 진심으로 🍽️음식과 분위기를 이해하고 즐기는 모습이 특히나 인상적인데다가, 해장국이나 라면, 김밥 같은 가벼운 한식부터, 닭발, 막창, 아귀수육 등의 호불호 갈리는 음식까지, 즐기는 음식의 폭도 아주 넓다. 또 음식을 소개할 때 특유의 일본스러운(?) 표현으로 설명해 주는데, 그 표현이 너무 재밌어 계속 보게 되는 중독성이 있지. “스팸에 달걀옷을 걸친 녀석~!! 켓찹에 찍으면 무적이랍니다^^”, “무엇보다 이 팔랑팔랑계 수제비가 일품”처럼 말이야.

 한일전은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말이 있지. 노포를 사랑하고 즐기는 것에 이기고 지는 게 어디 있겠냐마는 한국의 노포를 너무 잘 즐기고 있는 이 채널을 감상하다 보니 단장은 이런 생각이 들더군. '한국인으로서 이 유튜버보다 더 열정적으로 노포를 즐기고 싶다!'고. 단원도 만약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면 다음에 있을 🥂저녁식사 약속 땐 채널의 수많은 노포 중 한 군데로 골라서 가보는 건 어떤가?

 혹시 단원은 📸사진 찍는 걸 좋아하나? 최근 우후죽순 늘어난 포토매틱, 포토이즘 같은 셀프 사진관을 이용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그건 클래식한 “사진 찍기” 활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사진 찍히기”란 말이 더 어울리겠지. 단장 역시 셀프 사진관을 몇 번 이용해 본 것 말고는 사진 찍는 것에 그리 큰 관심이 없었다. 바로 이 영상을 보기 전까지 말이야.

 유튜브 채널 <사작쿄>의 영상 “뉴욕 스트릿 사진”은 한 포토그래퍼가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뉴욕으로 48시간의 사진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채널주는 뉴욕의 풍경을 찍으며 스트릿 사진이라는 장르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이야기하지. 특히 스트릿 사진이란 “오늘날 세상의 흥미로운 모습을 사진에 담아 💌미래의 누군가와 나누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와닿았다. 채널주 역시 비비안 마이어, 사울 레이터 등 유명 스트릿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과거 뉴욕의 모습을 구경하며 이에 영감을 받았다고 하지.

 그런데 말이야, 영상을 보다 보면 “저렇게 가까이서 사진을 찍게 놔둔다고?”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적나라하게 찍는다. 우리나라에선 감히 상상도 못할 일 아닌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미국과 우리나라의 📃초상권에 대한 인식은 많이 달라서 미국의 공공장소에서는 누구든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법적으로도 명시가 되어 있고 말이지. 그렇지만 채널주는 스트릿 사진이 가지는 “도덕적인 문제”에 대해 ‘과연 내가 찍는 사진이 옳은 것인가’ 스스로에게 고민을 던진다. 채널주가 내린 결론은… 직접 영상에서 확인하라고.😏

 결국 단장은 스트릿 사진이란 장르의 팬이 되어 버렸다. 딥한 내용에다 영상의 편집도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내뿜으니 취향을 저격 당했지. 혹시나 숨겨놓고 꺼내지 못하는 마음속의 렌즈가 있는 단원이라면 꼭 한 번 보길 바란다. 그리고 오늘만은 길을 지나가다 마음에 드는 풍경이 있으면 한 번 찍어보길 바란다. 혹시 🤙미래의 누군가에게 전해질지도 모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