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4.2.2 | 712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새해가 시작한 지도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난 지금, 새해에 세웠던 계획, 잘 실천하고 계시는가요? 

이번 레터는 조금 색다르게 준비해 봤습니다. 빅테크, 첨단 기술, 인공지능(AI), 바쁜 회사 업무 등 우리를 옭죄던(?) 주제를 잠시 내려놓고 편하게 읽으실 수 있는 인터뷰를 준비해 봤어요.

직장인을 비롯해 최근 빠르게 구독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대학생, 취업 준비생 등에게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인터뷰의 주인공은 유튜버 무빙워터님과 링글의 이성파 공동대표님, 김재경 KAIST 수리과학부 교수님이신데요, 모두 각자의 길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내고 계신 분들입니다.

소설 읽는다 생각하시고 편히 읽어주세요!  
   오늘의 에디션  
  1. 언젠가는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무빙워터]
  2.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할 세가지[무빙워터]
  3. 링글 대표에게 물었다. 직장인 영어공부?[이성파 링글 공동대표]
  4. 금요일 밤새 놀면 '시차'가 생겨요[김재경 KAIST 교수]
버튼만 누르면 웃음이 한바가지 나올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해주셨던 무빙워터님입니다.

"언젠가는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
 
무빙워터님은 MBC 프로그램 ‘아무튼 직장인’에 출연하면서 명성을 얻었고 지금은 잘 다니던 기업을 때려치우고 나와 육아와 유튜브에 전념하고 계세요(무빙워터님 유튜브).
 
무빙워터님은 현재  구독자분들과 아침 일찍 일어나는 ‘미라클 모닝’ 챌린지도 진행하고 계신데요,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글을 보내는 미라클레터와 미라클모닝, 결이 맞아 보이죠?

서두가 길었습니다. 무빙워터님께 미라클러님들이 궁금해하실 내용들을 여쭤봤습니다. 대기업을 때려친 인물로 30~40대 직장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20대 미라클러님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 마지막으로 C레벨 임원들에게 드리고픈 말, 이렇게 정리해 볼게요.

🤔원기자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인상이 좋으시네요.
👱무빙워터 = 감사합니다. 머리가 길어서 멀리서도 많은 분이 잘 알아보세요. 잘 어울리나요?
🤔원기자 = 이력이 상당히 독특해요. 지방대, 수능 240점, 토익 200점… 그랬던 분이 대기업 입사하시고, 영어도 잘하시고… 지금은 회사를 때려치우셨네요?
👱무빙워터 = 네. 인생 뭐 있나요. 꼰대 같을 수 있지만 한 번 사는 인생 즐겁게 살아봐야죠. 그리고 그 즐거움을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원기자 = 무슨 노력을 하셨나요. 
👱무빙워터 = 수능 점수가 240점이었어요. 순천향대에 갔습니다(순대 사랑합니다). 1학년 때 올 F, 자퇴했어요. 그리고 군대에 갔죠. 
🤔원기자=여기까지는 그 당시를 살았던 많은 대학생과 비슷하네요. 
👱무빙워터 = 네. 군대가 전환점이 됐어요. 많은 사람을 만났고, 또 이라크 파병 당시 책을 많이 읽었는데 ‘각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인생 한 번 사는데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원기자 = 그래서 열심히 사셨나요.
👱무빙워터 = 제대하고 학교에 재입학했어요. 공부를 시작했죠. 365일 중 364일을 도서관에 있던 것 같아요. 
🤔원기자 = 효과가 있었나요
👱무빙워터 = 학점 4.5점을 맞았어요. 장학금을 받았고, 300점도 못 넘던 토익점수가 상승하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아프리카 연수생 동시통역, 대통령 영어 봉사활동, 미국 교환학생을 마쳤더라고요. 봉사활동도 많이 했고요. 그렇게 졸업 후에는 BC카드에 입사합니다. 

🤔원기자 = 4~5년 정도를 ‘미친 듯이 노력하며’ 사신 건데, 어떠세요?
👱무빙워터 = 경험하고 나니, 이런 기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번 치열하게 살아보는 거죠. 그렇게 좋은 결과들이 나오면 자존감도 높아지고 자신감도 생기고 말이에요.

🤔원기자 = 꼰대가 되지는 않을까요?
👱무빙워터 = 하하하. 꼰대라고 볼수도 있죠. 그런데 열심히 살아보니 너무 좋아요. 그래서 강력 추천 합니다. 처음에는 3일 정도 열심히 살아보고, 열흘 열심히 살아보고, 한 달 열심히 살아보고. 그러다 보면 꾸준히 뭔가를 할 수 있게 돼요. 우리 모두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했잖아요. 홍보 하나 할게요!
🤔원기자 = 네 하셔도 됩니다. 
👱무빙워터 = 제가 플래너(다이어리) 하나 출시했어요(여기). 저와 함께 열심히 시작해보시죠!
아무튼 출근에 등장한 무빙워터님의 상장. 무빙워터님은 할 말 하는 직장인이었다고 합니다. 대신 중요한 건 '일'을 하면서 할 말을! <사진=MBC 유튜브 캡처>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할 '세가지'


🤔원 기자 = 미라클레터 구독자님 중에 최근 20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요. 대학생, 취업준비생들이 많아졌는데요, 그들이 지금 뭘 준비하면 좋다고 생각하세요?
👱무빙워터 = ‘3 대장’이 있습니다. 독서, 외국어, 운동. 이 셋 중에 아무거나 하나만 파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지금은 장사를 해봐라, 콘텐츠를 만들어봐라, AI를 사용해봐라. 이렇게 세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원 기자 = 20대로 돌아간다면 저 세 가지를 미치도록 해보겠다, 이런 말씀이시죠?
👱무빙워터 = 네 맞아요. 예전에는 ‘자세’를 봤어요. 성실한지 아닌지. 결국 영어점수나 학교, 성적을 볼 수밖에 없죠.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기업들은 ‘할 줄 아는 사람’을 좋아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하고 실행해본 사람, 결국 장사를 해보는 게 좋아요.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죠. 자신이 기획자가 되어 무언가를 만들고, 매출을 내 본 경험은 돈 주고 살 수 없고 어디 가서 돈 주고 배울 수도 없어요. 


🤔원 기자 = 콘텐츠는 어떤 의미죠?
👱무빙워터 = 회사에 다니면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구독자가 없어도 꾸준히 무언가를 만들고 편집하고 소통했습니다. 구독자 1000명 까지는 주변에서 ‘취미’라고 생각하는데 5000명이 넘어가니 ‘특기’라고 생각하더라고요. 5000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니 회사에서도 “얘는 채널을 운영해 본 애”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마케팅 일을 할 때 인정을 해주더라고요. 


🤔원 기자 =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보라는 얘기네요.
👱무빙워터 = 네 맞아요. 요즘 초등학교, 중학생들은 “유튜브 해볼까?”하고 그 자리에서 영상을 만들어서 올려요. 그런 친구들이 후배로 들어옵니다. 1년 동안 콘텐츠를 만드는 일. 저는 토익 900점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원기자 = AI 는 생성형 AI를 말씀하시는 걸까요?
👱무빙워터 = 네. 제가 다이어리를 만들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챗GPT를 상당히 많이 활용했습니다. 가정통신문? AI로 쓸 수 있어요. 자바스크립트, C언어 몰라도 앱을 만들 수도 있어요. 일찍부터 경험하면 생산성은 확실히 빠르게 올라갑니다. 


30~40 직장인에게, C레벨에게
🤔원기자 = 가차 없이 대기업을 박차고 나오셨어요. 회사 생활은 어떠셨나요. 
👱무빙워터 = 자유로운 영혼(?)이랄까요 하하하. 10년 차가 됐을 때 육아휴직을 썼어요. 주변에서 승진 앞두고 뭐 하는 짓이냐 했는데, 나이가 들어서 후회하고 싶지 않았어요. 점심시간에는 유튜브 콘텐츠 편집하고 공부했어요. 높으신 분이 점심 먹자고 해도 “전 점심을 안 먹습니다”라고 했죠. 처음에는 이상하게 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더라고요. “원래 저런 사람이구나”하고요. 


🤔원기자 = 흠흠… 일은… 잘하셨나요
👱무빙워터 = 맡은 일은 최선을 다했어요. 회사 일도 안 하면서 점심 안 먹고 내 일 한다고 하고, 육아휴직 쓴다고 하면 욕먹었겠죠. 회사에서 상도 받고, 나름 인정받으며 일했다고 생각해요. 
🤔원기자 = 30~40대 직장인은 낀 세대라고 표현 많이 해요. 아래는 MZ세대가, 위에는 꼰대 부장들이 가득하죠.
👱무빙워터 = 저 역시 꼰대 같은 말이지만 우리는 회사의 부품이 아니에요. 회사가 시계면, 우리는 부품이 아니라 시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옳다는 방향이 있다면 믿고 가시는 게 좋아요. 물론, 회사 일은 열심히 한다는 가정하에요. 규칙을 어기지 않고, 내 일에 최선을 다하는 한에서 내가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는 게 가장 멋진 게 아닐까요. 


🤔원기자 = 대기업 직원으로 생활하는 게 방송을 탔어요. 회사에서 반대는 없었나요?
👱무빙워터 = 당연히 반대가 처음에 있었죠. 그런데 새로 오신 사장님께서 흔쾌히 허락해주셨어요. 회사 홍보 차원에서도 득이 있다고 보신 거죠. 사장님께서는 직원들 호칭을 ‘닉네임’으로 바꾸라 하셨는데 처음에는 “이런 거 바꾼다고 소통이 잘 돼?”라는 불만도 있던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작은 것부터 조금씩 바뀌는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원기자 = 자연스럽게,  이 글을 보고 계실 C레벨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무빙워터 = 자율성을 보장해 주세요. 회사가 믿고 뽑은 인재가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그들이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그들이 회사 안에서 성장하면서 함께 커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이성파 링글 공동 대표님. "영어공부는 스트레스 받으면서 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링글 대표에게 물었다. "직장인 영어공부? 이렇게 하세요."

영어는 한국인에게는 ‘한(恨)’과 같습니다(저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특히 30대 후반 40대 초반 직장인들은 진급, 이직 등과 맞물리면서 영어가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을 거예요. 아시다시피 우리는 ‘성문 기본영어’를 외우면서 자랐으니까요.


빈칸 채우는 문제는 잘 맞혀도 외국인이 눈앞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과묵한 사람이 되는, 제 안의 또 다른 인격이 등장하는 경험 해보셨을 텐데요. 최근 링글의 이성파 공동 대표님을 만날 기회가 있어서 물어봤습니다. 회사 다니랴, 애 보랴, 회식하랴, 정신없는 와중에도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는 직장인들이 많을 텐데, 효과적인 공부법이 있을까요?


이 대표님도 이력이 독특해요. 내신 9등급이던 분이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 전자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으로 날아가 스탠퍼드에서 MBA를 하셨어요. MBA 과정에서 이승훈 대표님과 함께 링글을 창업했습니다. 


🤔원 기자 = 꼭 만나고 싶었습니다. 
🤷이성파 대표(이하 이 대표) = Hi. Nice to meet you.
🤔원 기자 = …
🤷이 대표 = 장난입니다. 한국말로 하시죠. 


🤔원 기자 = 빠르게 물을게요. 영어 공부, 어떻게 합니까. 
🤷이 대표 = 저도 공부 중입니다. 매일 영어를 듣고 내 생각을 영어로 말해보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어요. 
🤔원 기자 = …
🤷이 대표 = 기적을 바라고 계시나요. 공부 안해도 영어를 잘하는 기적?
🤔원 기자 = 그런 건 없나요?
🤷이 대표 = 네. 바쁜 직장인이 3~4시간만 자면서 공부하는 건 어려워요. 사회생활, 가정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요. 저는 ‘루틴’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수요일 30분은 무조건 영어를 쓴다, 영어로 생각한다, 와 같은 자신만의 루틴을 만드는 거예요. 말은 쉽지만 이것도 상당히 어려워요. 


🤔원 기자 = 팁 좀 더 주세요…
🤷이 대표 = 무조건 뱉어야 해요. 40분을 영어로 이야기하는 건 쉽지 않아요. 처음엔 5분만 해보세요. 지금 이 상황에서 한국말로 해야 하는 걸 영어로 바꿔보고, 생각해보고, 뱉어 보세요. 5분이 적응되면 10분으로, 10분이 적응되면 20분으로 늘려나가면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원 기자 = Yeah… like this?... 쉬울 것 같았는데, 막상 하려니 한 문장도 떠오르지 않네요. 


영어공부 잘 하려면? 스트레스를 받아라...
🤷이 대표 = 공부와 관련된 여러 논문을 본 적이 있어요. 영어를 잘하는 방법, 스트레스를 받아야 합니다. 
🤔원 기자 = 가뜩이나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회사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데, 영어 공부하는 데 스트레스를 받으라고요?

🤷이 대표 = 네 우리 뇌는 그렇대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해 가면서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거죠. 출퇴근 시간에 이어폰을 꽂고 영어 듣기를 하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되겠죠. 그런데 정말 영어 공부가 효과가 있으려면, 스트레스를 받아야 해요. 그냥 듣지 말고, 들은 것을 외우고, 말로 내뱉어 보는 거예요. 막상 하려고 하면 ‘아 하기 싫은데, 귀찮은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스트레스죠. 그걸 이겨내야 영어 실력이 는다고 봐요. 꼰대 같은 말이었나요?


🤔원 기자 = 얼마 전 삼성 갤럭시 S24도 그렇고, 이제 AI가 다 번역해 주는 시대인데, 굳이 영어 공부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 대표 = AI의 출연으로 좋은 점은 있습니다. 누구나 영어에 가까워질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거죠. 그런데 거꾸로 생각하면 누구나 AI를 활용해 영어에 가까워질 수 있다면 ‘경쟁력’은 과연 어디서 나올까요. 아무리 AI가 번역해준다고 해도 상대방이 하는 말을 바로 이해하고, 내 생각을 그 사람의 언어로 바꿔서 대응하는 경쟁력을 AI가 가로챌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원 기자 = 저는 외국인이 앞에 있으면 꿀 먹은 사람이 돼요. 
🤷이 대표 = 기자님, AI 통역기가 앞에 있다고 지금 기자님의 말투, 성격이 영어 대화 과정에서 나올 수 있을까요? 나를 나답게 만들어 주는 것은 AI 번역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영어 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오히려 AI 시대에는 듣기와 말하기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거죠. 홍보 하나만 해도 돼요?

🤔원 기자 = 네…
🤷이 대표 = 원어민과 얘기하면서 그들의 제스처, 그들의 말투, 그들이 말하는 법을 보면서 느끼는 게 영어를 공부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링글(여기)은 그걸 제공…
🤔원 기자 =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김재경 KAIST 수리과학부 교수(IBS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셔서 그럴까요. 너무 동안이세요... <사진= IBS>

금요일 밤새 놀면 '시차'가 생겨요

다음은 김재경 KAIST 수리과학부 교수님(기초과학연구원)입니다.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공군항공과학고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김 교수님은 수학을 ‘생명과학’에 접목한 수리생물학 관련 기사를 접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습니다. 곧바로 짐을 싸 미국으로 날아갑니다. 수리생물학 공부를 하기 위해서요. 

미시간대 박사과정 중에는 화이자에서 월 200만원, 넉달 동안 진행하는 연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수학 모델을 활용해 약의 효과에 관해 연구해 달라"는 요구였는데 생활비를 벌기 위해 기꺼이 수행했다고 해요. 결과를 확인한 화이자는 "신약 3상을 진행하며 얻은 데이터를 수학적으로 검토해 달라"며 더 큰 연구과제를 줍니다. 한국 언론에서 처음 소개된 김재경 교수님의 이야기입니다(기사).

2015년 5월 KAIST에 부임한 그는 사이언스를 비롯해 국제 주요 저널에 잇달아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목받습니다. 60년 묵은 난제였던 “온도와 상관없이 생체주기가 24시간을 유지하는 이유’를 발견하기도 했어요. 연구뿐 아니라 수학 대중화를 위해 많은 곳에서 강연을 하시는(시간 관리를 대체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김 교수님께 현재 연구하고 계신 ‘수면’에 대해 여쭤봤어요. 직장인의 수면 관리,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원 기자 = 수학과 생명과학이 만났습니다. 어려운 두 과목이 만났네요.
‍👨‍🔬김재경 교수(이하 김 교수) = 네. 저도 생물이 어려웠어요. 이렇게 함께 연구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죠. 
🤔원 기자 = 수리생물학이란 뭔가요?
‍‍👨‍🔬김 교수 = 생물학은 크게 다섯 번의 혁명을 거쳤어요. 현미경의 발견, 종속과목강문계, 종의 기원, 멘델의 유전 법칙, 그리고 DNA 이중 나선 구조. 이렇게 다섯 차례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원 기자 = 지금은요?
‍‍👨‍🔬김 교수 = 급하시네요. 2000년에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있었죠. 인간 유전자 지도가 만들어지면 모든 질병이 해결될 거라 여겼는데 아니었어요. 유전자는 생각보다 복잡했죠. 이를 이해하기 위해 수학이 등장합니다. 
🤔원 기자 = 수학이요?
‍‍👨‍🔬김 교수 = 네 맞아요. 생명 시스템은 복잡합니다. 이를 계산해보고 예측하려면 컴퓨터로 옮겨야 해요. 컴퓨터가 이해하는 언어는? 수학입니다. 생명과학자들이 열심히 찾은 지식을 컴퓨터에 이해시키려면 생명 지식을 수학으로 번역해야 해요. 

🤔원 기자 = 쉽게 설명해 주세요.
‍‍👨‍🔬김 교수 =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남은 거리와 현재 차량 속도, 그리고 남은 시간이 나옵니다. 도착 시간은 미래를 예측하는 거예요. 내비게이션은 속도 정보를 모아서 적분한 뒤에 예상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겁니다. 
🤔원 기자 = 더 쉽게요!
‍‍👨‍🔬김 교수 = 미적분학을 배우는 이유는 쉽게 측정할 수 있는 속도로부터 미래를 예측하기 위함이에요. 뉴턴이 미적분학을 개발한 이유는 행성의 움직이는 속도를 측정해 언제 제자리로 돌아오는지를 계산하기 위해서였어요. 수학은 이렇게 미래 예측을 위해 사용됩니다. 수학은 절대 쓸모없는 학문이 아니에요. 

🤔원 기자 = 로또 번호를 예측해 주세요!
‍‍👨‍🔬김 교수 = 로또는 독립된 사건이에요. 한 번 추첨이 끝나면 이번 당첨 숫자가 다음 당첨 숫자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당첨 번호에 특정 번호가 많다고 해서 다음 추첨에서 그 숫자가 나올 확률이 높은 게 아니에요. 많이 사세요. 그럼 당첨 확률은 높아집니다. 

🤔원 기자 = ...수리과학 얘기로 돌아가죠
‍‍👨‍🔬김 교수 = 세포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두 개로 분열되어요. 바이러스가 들어가 감염 세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감염된 세포가 만들어지는 속도(미분)가 나오겠죠. 그럼 일정 시간이 지나고 얼마나 많은 세포가 감염될지 수학적으로 예측이 가능해집니다. 

백신은 아침에, 항암치료는 오후에
🤔원 기자 = 수학을 이용해 생체시계, 수면을 연구하고 계시는데 수학이 적용된 놀라운 연구성과는 무엇이 있을까요. 
‍‍‍👨‍🔬김 교수 = 독감 백신을 맞을 때, 오전이 좋을까요 오후가 좋을까요?
🤔원 기자 =그게 상관이 있어요? 오후에는 바쁘니 오전에 맞는 게… 아니, 오후에 맞고 아프다고 하고 쉬는게 국롤...
‍‍👨‍🔬김 교수 = 오전에 맞으면 항체가 4배 이상 많이 생성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오전에 맞는 게 유리해요. 코로나19 백신도 마찬가지구요. 항암 치료에도 이러한 일주기리듬이 영향을 미쳐요.  오후에 항암 치료받은 분은 5년 뒤 사망률이 2%였는데 오전에 치료한 분은 사망률이 25%였어요. 이 차이는 여성에서만 나타났습니다. 이유는 골수에 있었어요. 골수는 오전에 활발합니다. 이때 항암제(독)가 들어가면서 부작용이 생겼던 거죠. 주변에 항암치료 받으시는 분이 있다면, 특히 여성이라면 오후에 받으시는 걸 추천해 드려요. 

🤔원 기자 = 직장인은 매일 졸려요. 방법이 있을까요.
‍‍👨‍🔬김 교수 = 저도 잠을 잘 자지 못하여서 커피를 끊었습니다. 정확한 진단은 전문의와 상의 하시는 게 좋아요.
🤔원 기자 = 월요일만 되면 너무 졸려요. 방법이...
‍‍👨‍🔬김 교수 = 생체시계와 관련이 있어요. 직장인은 금요일 밤부터 놀기 시작합니다. 늦게 자는 거죠. 이때 해외여행을 할 때 발생하는 ‘시차적응'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를 ‘사회적 시차’라고 하는데 금요일 밤 새벽까지 놀면 약 3시간의 시차가 발생하게 됩니다. 
🤔원 기자 = 금요일 신나게 놀면 중국 다녀온 것과 비슷하네요?
‍‍👨‍🔬김 교수 = 비슷하죠. 하여튼, 그렇게 주말 사이 시차가 엉켜버리니 월요일 아침에 되면 힘든 거예요. 특히 ‘야식’을 먹으면서 시차가 더 엉클어져요. 

🤔원 기자 = 방법이 없을까요
‍‍👨‍🔬김 교수 = 시차는 ‘빛’에 민감해요. 밤에 핸드폰이나 노트북에 있는 ‘블루라이트 모드’를 켜는 게 좋아요. 다만 안경에 이러한 기능을 넣는 것은 큰 효과는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야식을 줄이시고요. 규칙적인 생활 하시는 게…
🤔원 기자 = 괜히 물어봤네요. 나이가 들수록 일찍 일어나는 것도 과학적인가요?
‍‍👨‍🔬김 교수 = 네 맞아요. 24시간 생체리듬(일주기 리듬)은 호르몬도 영향을 미쳐요. 40대의 경우 밤 9시가 되면 멜라토닌 분비되기 시작합니다. 청소년기에는 자정쯤 멜라토닌 분비되고 오전 10시쯤 분비가 멈춰요. 고등학생에게 아침 7시는 40대에는 새벽 5시와 같은 거죠. 새벽에 공부가 잘 안될 거예요. 50~60대면 귀가 밝아진다고 하죠? 귀는 계속 나빠집니다. 멜라토닌의 영향이죠.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면 자연스럽게 늙고 있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원 기자 = 평소에 보면 협업도 많이 하고, 수학 대중화에도 많음 힘을 쓰시는 것 같아요.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하시나요. 
‍‍👨‍🔬김 교수 = 목표를 세우지 않는 게 목표일까요. 하루, 일주일, 한 달 단위의 계획만 세웁니다. 목표를 세우면 딱 거기까지 할 것 같아서요. 한계를 설정하기 싫어요. 오늘, 내일, 한 달 열심히 하면 5, 10년 뒤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열심히 오늘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아 참 홍보 하나만 해도 돼요?
🤔원 기자 = 창업하셨어요?
‍‍👨‍🔬김 교수 = 곧 수학을 이용해 최적 수면 패턴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을 무료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수면 정보, 근무 시간을 넣으면 일주기 리듬과 수면 연관성을 수학적으로 분석해 주는 거예요. 앱은 개발됐고, 일단 교대근무가 많은 소방관을 대상으로 효과를 확인해보려고 해요.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거든요. 
🤔원 기자 = 처음에 무료로 하고 나중에 유료로 바꾸시는 거 아니에요!?
‍‍‍👨‍🔬김 교수 = 인터뷰 그만 마칩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미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사과했습니다. 이날 청문회는 SNS 플랫폼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는데요, SNS 성착취 등을 통해 아이를 잃은 부모도 자리에 함께 했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서 저커버그는 사과하고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고 해요. SNS의 악영향, 미국 내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18년 받은 보너스, 560억 달러(74조원)어치 주식을 토해낼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스톡옵션 지급 과정에서 결함이 인정됐기 때문이라고 해요. 재미있는 것은 이 소송을 제기한 리처드 토네타는 테슬라 주식 9주를 가진 주주라고 합니다. 그는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승인한 스톡옵션에 대해 "중요 정보를 주주에게 알리지 않았다"라며 소송을 제기했어요. 법원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머스크는 항소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맺음말

하루하루가 힘이 듭니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쉬운 게 없더라고요. 


세 분을 인터뷰하면서 공통점을 찾았어요. 힘든 하루하루를 버티는 방법, 인생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내가 인생을 이끌고 가는 법은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하는 것’이었어요.


바뀌길 원한다면, 힘든 나날에 돌파구를 찾고 싶다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고민하고 걱정하는 것 보다 “현재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좋다”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역시 말로 할 때는 쉬운 일이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제 설이 다가옵니다. 음력 설이 좋은 점은 달력이 바뀌고 새해가 시작한 뒤 결심했던 목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는 점이에요. 새해 세웠던 결심이 지난 한 달간 흐지부지 됐다면 한국인의 진짜 설인 음력 설을 기점으로 다시금 힘을 내보면 어떨까요. 


두서없는 레터였습니다. 일단 금요일이니 주말은 푹 쉬고 다시 힘을 내 보아요. 주말이라고 너무 놀면 우리 몸의 ‘시차’가 헝클어지니까요... 그런데 새벽에 축구를 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적어가겠습니다.
원호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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