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물건을 갖고 싶다는 마음에는 어떤 일상을 보내고 싶다는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마가렛 호웰 Margaret Howell의 매력은 한 벌의 옷을 통해 그 옷과 함께할 생활까지 바라보게 하는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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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패션 실용주의와 절제된 미학을 바탕으로, 마가렛 호웰은 '생활 방식으로서의 스타일'을 추구해왔습니다. 좋은 원단과 편안한 형태를 갖추고, 입을수록 자연스럽고 길들여지는 옷을 만들어온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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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 102호는 마가렛 호웰이 지켜온 '좋은 것의 기준'을 따라갑니다. 무엇을 입고 싶은지에서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은지로 시선을 옮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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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EFING
102호, 마가렛 호웰을 이해하는 네 가지 키워드
ON THE SCENE
마가렛 호웰과 함께한 하루
✍️ Sol Lyu 📸 Miyeon Yoon, Siyoung Song, Sodai Yokoy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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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호웰은 오래된 셔츠에서 출발해 오늘의 생활에 맞는 옷을 만들어왔습니다. 간결한 외형에는 '좋은 원단, 좋은 형태, 편안한 착용감'이라는 분명한 기준이 담겨 있습니다. 이 안목은 가구와 생활용품을 고르고 공간을 꾸리는 일에도 이어집니다. 다시 꺼내 입는 셔츠, 매일 사용하는 의자, 시간이 흘러도 찾아가는 매장. 오래 함께할 것을 생각하는 일관된 선택들이 마가렛 호웰의 세계를 이룹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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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E SHIRT 👔 좋은 셔츠 한 벌에서 시작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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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호웰은 1970년 자선 바자회에서 발견한 빈티지 셔츠의 원단과 형태에 매료돼 직접 남성 셔츠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정교한 만듦새를 갖추면서도 부드럽고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셔츠였습니다. 과거의 옷을 살피는 일은 지금도 이어집니다. 스튜디오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아카이브'에서는 디자이너들이 옷과 패턴을 직접 확인하며 제작 방식을 연구하고, 새 옷의 비율을 다듬을 단서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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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부터 운영해온 '런던 워크룸'에서는 셔츠의 형태와 착용감을 직접 다듬습니다. 시제품을 입어보며 비율을 조정하고, 소매 트임의 작은 천까지 체크무늬를 맞추며, 원단의 수축을 고려해 단추는 마지막에 답니다. 취재 당시에도 17명이 대부분의 공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며 연간 약 4000장의 셔츠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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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브랜드가 효율과 경제성을 따져 대량생산으로 전환하는 시대에도 워크룸을 운영하는 건 그만큼 셔츠가 마가렛 호웰에게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앞으로도 이 방식을 지켜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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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53, 레베카 다 실바, 런던 워크룸 제너럴 매니저, The Shirt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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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ARGARET HOWELL & MHL.
🔍 클래식이 가장 새로운 선택이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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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무엇을 갈망하느냐에 따라 신선함의 기준도 바뀝니다. 극단적 시대에는 베이식한 것이, 평탄한 시대에는 과격한 것이 새로운 대안이 되는 법이죠. 지금 마가렛 호웰은 평범한 브랜드로 보일 겁니다. 하지만 펑크와 스트리트 문화가 한창이던 시절에는 오히려 그런 클래식함이 가장 새로운 선택지였습니다." 유나이티드 애로즈의 공동 창립자이자 고문인 쿠리노 히로후미 Hirofumi Kurino의 말처럼, 익숙한 옷도 시대에 따라 새로운 선택이 됩니다. 마가렛 호웰은 좋은 소재와 편안한 형태라는 기준을 지키며, 마가렛 호웰과 MHL. 두 라인을 통해 서로 다른 일상의 옷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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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garet Howell | 소재와 테일러링으로 완성한 유연한 실루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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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호웰은 실크와 캐시미어 같은 소재, 섬세한 테일러링으로 격식과 편안함의 균형을 찾습니다. 재킷의 심지와 어깨 패드를 최소화하고 봉제로 형태를 잡아, 어깨와 허리선이 부드럽게 떨어지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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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선보인 MHL.은 다양한 소재와 제작 방식의 실험을 넓히기 위해 선보인 캐주얼 라인입니다. 코튼 드릴과 데님처럼 견고한 원단에 깊은 주머니와 튼튼한 박음질, 큼직한 단추를 더합니다. 작업복에서 비롯한 디테일이 MHL. 특유의 형태와 인상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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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WELL-MADE
🧵 분명한 쓰임을 아름다운 형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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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는 물건을 넣을 만큼 깊어야 하고, 암홀은 팔을 편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호웰에게 아름다움과 쓰임은 하나의 기준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가구와 생활용품을 고를 때도 동일하게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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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콜 체어 Ercol Chair -
호웰이 어머니에게 물려받아 곁에 두었던 의자로, 2003년에는 어콜과 협업해 스태킹 체어와 버터플라이 체어를 다시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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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글포이즈 타입 75 Anglepoise Type 75 - 스프링의 균형을 이용해 빛의 방향을 부드럽게 조절하고 원하는 위치에 고정할 수 있는 작업등입니다. 마가렛 호웰 에디션은 기존 형태를 유지하며 호웰이 고른 색을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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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초에 606 유니버설 셸빙 시스템 Vitsœ 606 Universal Shelving System -
디터 람스가 설계한 모듈형 수납 시스템으로, 공간과 용도에 맞춰 선반의 구성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매장은 물론, 호웰 역시 서퍽 별장에서 애용하는 가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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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메이드란 보편성을 뜻합니다. 어느 시대에 존재해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죠. 사람을 향한 깊은 고민과 관찰이 쌓일 때 비로소 이러한 보편성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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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146, 에자키 아야타케, 뮤지션, Well-Made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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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NEIGHBORHOOD
🪴 서두르지 않아도 좋은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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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호웰은 번화한 동네에서도 중심가에서 한 발짝 비켜난 거리에 매장을 둡니다. 빠르게 오가는 인파에 휩쓸리기보다 서두르지 않고 옷을 고르며 그 순간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죠. 실제로 풀럼 로드 매장에는 걸어서 찾아와 두 시간 동안 옷을 입어보는 고객이 있고, 도쿄 진난 매장에는 연인으로 방문했다가 결혼 후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아오는 고객도 있습니다. 이처럼 마가렛 호웰의 매장은 좋은 옷을 만나는 장소이자 동네의 친근한 친근한 이웃이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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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호웰의 매장은 브랜드를 더 인간적이고, 가깝게 느껴지도록 하는 것 같아요. 마가렛 호웰 매장이나 옷은 결코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요. 모두에게 호소하지 않지만, 이해하는 사람들은 바로 알아봅니다. 모든 사람에겐 이런 차분한 순간이 있어요. 젊고 에너지가 넘칠 때는 모르지만, 나이가 들면 자신을 지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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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107, 윌리엄 러셀, 건축가, Common Threads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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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인 디테일부터 컬러, 실루엣까지 마가렛 호웰의 정체성을 이루는 디자인 요소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살펴보기 위해 창립자 호웰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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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HOME WITH MARGARET HOWELL
🗝️ 좋아하는 것들로 이루어진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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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남동부의 집에서 <B> 팀을 맞은 호웰은 푸른 티셔츠와 오래 입은 청바지 차림이었습니다. 거실 뒤로는 초록빛 정원이 보였죠. 집 안에서 눈길을 끈 것은 나선형 계단입니다. 호웰은 나선형 구조가 소리를 더 풍부하게 해준다며, 아래층에 음악을 틀어두고 위층 욕조에 몸을 담그는 시간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오래 사용한 물건들도 집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조명이 떨어져 나간 뱅앤올룹슨 라디오로는 여전히 저녁 뉴스를 듣습니다. 바자회에서 산 강아지 모양 열쇠걸이도, LC4 셰즈롱도 그가 직접 골라 곁에 둔 물건입니다. 가장 애착이 가는 물건을 묻자 호웰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가지고 있지 않았을 테니 아마 전부라고 해야겠지요." 그 말처럼 호웰의 집에는 창가 앞의 조약돌부터 스피커, 가구까지, 모든 것이 제자리를 지키면서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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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 WITH MARGARET HOWELL
🌊 마가렛 호웰과 함께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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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해변의 수집가'라 부르는 마가렛 호웰의 시선을 따라, 그가 오랫동안 집처럼 여겨온 서퍽 해안으로 향했습니다. "누군가는 이곳을 황량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런 풍경에서 해방감을 느껴요.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에서는 깨끗한 선과 건축적이고 조각적인 형태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거든요." 마가렛 호웰과 오랫동안 협업해온 필름메이커 에밀리 리처드슨 Emily Richardson의 말처럼, 자갈이 깔린 서퍽의 해변은 활기 넘치는 휴양지의 해변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하지만 파도에 부딪히는 자갈 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풀, 자연스럽게 차오르는 색감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괜스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계절에 따라 다른 빛을 머금은 해안을 거닐며, 마가렛 호웰의 옷에서 익숙하게 보아온 색과 질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산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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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자 마가렛 호웰에게 영감을 준 자연의 풍경부터 대부분의 공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셔츠 제작 과정, 브랜드의 옷을 입는 사람들이 전하는 웰메이드의 가치까지. 매거진 <B> 102호에서는 실용성의 가치를 바탕으로 50여 년간 정체성을 지켜온 마가렛 호웰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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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READ by B는 흥미로운 브랜드와 도시 이야기를 담아 곧 다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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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B
32, Gyeonghuigung 1-gil, Sinmunno 2(i)-ga,
Jongno-gu, Seoul, Korea, 03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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