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사 마감을 하고 있다. 어쩌다 보니 마감일이 현충일이다. 순국선열을 위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지만 현충일보다 더 존재감이 크고 무겁게 느껴지는 건 코앞에 닥친 마감일이다. 난 어쩌다가 공휴일에 마감을 하게 되었을까... 정말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을까... 하루 종일 마음이 무겁다. 덕분에 오늘이 토요일인데도 아이맥 앞에 앉아 레오폴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지금 글쓰기가 너무 싫어서 책상 정리를 하다가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돌린 뒤 뉴스레터를 쓰고 있다(도대체 글은 언제?). 뉴스레터를 쓰면 쓰고 싶은 마음이 조금 생길까 싶어서 이렇게 쓰고 있다. 음...효과가 없는 것 같다.
2. 오늘 점심에는 종섭이를 만났다. 종섭이는 "그래도 쉬는 날이 3일이라 너무 좋지 않냐?"라고 말했다. 나는 "마감해야 할 게 있어서 에휴..."라고 말했다(에휴라고 정확히 발음하지는 않았다).
3. 12시에 종섭이를 만나서 클라이밍을 했다. 종섭이는 오늘 첫 클라이밍이었고, 나는 10번 정도 한 것 같다. 그동안 나의 실력이 크게 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피드와 근력이 꽤 좋아진 것 같다. 서른 살이 넘으면 몸은 자연스레 녹이 슬고 그래서 운동을 해야 한다고 5년 전부터 다짐했지만(그래서 녹이 슬었고), 이제야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내 자신 대견하다(결론이 뭐 이래?).
4. 쓸데없는 물건을 사는 걸 좋아하고, 맥시멀리스트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그건 사실 컨셉이다. 막상 우리 집에 와보면 쓸데없는 물건은 별로 없다. 각각의 물건은 제 역할을 하며 제자리에 놓여있다. 종량제 봉투를 닮은 네이더스 TPU백은 옷걸이에 걸려 있고, 호리병은 찬장에 있다. 호리병은 아직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쓸모를 다하고 있다. 오브제이기 때문이다.
5. 나는 뉴발란스 운동화를 좋아한다. 뉴발란스는 청바지, 면바지, 반바지, 슬렉스 등 어떤 바지에 입어도 찰떡처럼 어울린다. 현재 보유 중인 뉴발란스 운동화는 530, 372, 878 2개, 2002R, 993, 5740, 550 등이다. 가격을 고려해 베스트 운동화를 꼽자면 878이다.
6. 마감에 도움 되는 배경음으로 '도쿄 스타벅스 ASMR'을 틀어놓았다. 딱히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뭘 해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침실로 들어가서 왓챠에 올라온 <고양이를 부탁해>를 보고 싶은데, 마감이 코앞이다.
7. 술, 탄산, 과자, 커피 중에 단 하나만 고를 수 있다면 나는 탄산을 선택할 거다. 탄산 없는 인생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술은 한 달 동안 안 마셔도 아무렇지도 않고, 커피도 2주 넘게 안 마셔도 괜찮고, 과자는 이젠 거의 먹질 않지만 탄산은 하루에 1L 정도는 마셔야 살 것 같다. 방금도 한 잔 마셨다. 홈플러스에서 파는 제로콜라다. 1.5L 한 병에 1,000원도 하지 않으니 제로 콜라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보는 걸 추천한다.
8. 얼마 정도가 있으면 부자가 되었다는 느낌이 들까. 5억? 10억?
9. 연애를 시작했다는 얘기를 친구들에게 하면 "축하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나는 축하한다는 대답을 듣고 '아 웬만한 사람들은 누군가 연애를 시작하면 축하한다는 얘기를 하는구나' 배웠다. 내가 그 대답이 생소했던 이유는 나는 여지껏 친구의 연애에 대해 축하한다는 얘기를 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솔로와 커플 중 어느 하나가 인생에서 한 발자국 더 나간 사람들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그건 연애뿐만 아니라 결혼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솔로일 때의 나도, 커플일 때의 나도 태어나고 살아있다는 그 자체로 완성된 존재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친구의 연애 소식은 나한테 '나 상태 메시지 바꿨어' 정도의 소식이라 굳이 축하를 하지 않았는데, 내가 축하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아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인사를 하는구나' 깨닫게 된 거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의 흐름을 숨기면 좋을 텐데 굳이 여자친구에게 말했다(솔직한 게 탈이다). 다행히 여자친구는 나처럼 이상한 사람이 아니며 배려심이 깊고 나를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라 '아 그럴 수 있겠다'라고 얘기해줬다. 나처럼 까탈스러운 사람을 이해해주다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도 나의 이상하고 까탈스러운 모습을 많이 목격하게 될 것 같아서 미리 죄송하고 사과를 해야 할 것 같고...
10. 나는 2021년에 식단 조절로 다이어트로 16kg를 감량했고, 2022년에는 11kg(현재까지 진행 중)를 감량했다. 다음에는 다이어트 비법을 정리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