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쏘이(Khao Soi)
팟타이나 솜땀(파파야 샐러드)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카오쏘이(Khao Soi)라는 태국 북부 음식이 있습니다. 카오쏘이는 구불구불하게 튀겨낸 노란색 면을 올린 카레 국수로, 파는 곳마다 면의 모양이나 카레 국물의 색과 점도, 맛까지 천차만별입니다. 대부분 카오쏘이의 노란색 면은 닭알이 들어간 에그누들이기 때문에 비건 식당이 아닌 곳에 가서 비건으로 주문하면 튀긴 면을 빼고 쌀면으로 바꾼 카레 국수를 주는데, 카오쏘이의 핵심은 튀긴 면이기 때문에 무언가 손해 보는 느낌이 듭니다.
치앙마이의 카오쏘이는 바르셀로나의 빠에야만큼 흔한데요, 입맛이 까다로운 요리사 친구에게 인정받은 카오쏘이를 맛보러 굿소울키친(Goodsouls Kitchen)으로 향했습니다. 열대식물로 꾸민 서양식의 모던한 인테리어에 태국 음식부터 서양 음식, 음료와 디저트까지 아우르는 메뉴 때문인지 테이블은 만석에 가까웠고, 직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어요. 메뉴를 한번 훑어본 다음 고민 없이 카오쏘이를 주문했습니다.
튀긴 면이 올라간 큼직한 카레 국수 그릇 옆에 채 썬 양배추, 양파, 피클과 라임 조각이 담긴 작은 접시가 따라 나오는데요, 함께 나온 야채를 국수 그릇에 옮겨 담고 대충 버무렸습니다. 묽은 카레 국물에 적신 눅눅한 듯 바삭한 튀긴 면, 고소하고 말랑한 버섯이 가득한, 어쩌면 느끼할 수도 있었을 요리에 아삭하게 씹히는 새콤한 배추 피클과 청량한 생양파가 시원함을 더해주어 다양한 맛과 식감이 어우러지는 재미에 빠져버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