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는 이번 연휴동안 친구의 추천으로 한 영화를 보았는데요,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가 꽤 감동적이고 재미도 있어서 소개해 드리려고해요. 저는 이 영화를 본 후, 비장애인 연기자들이 장애인 역할을 한 것인지, 아니면 장애인인 비연기자들이 실제모습을 보여준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실제 장애인 연기를 너무나도 유쾌하고 사랑스럽게 펼쳐낸 이들은 장애인일까요? 아니면 비장애인일까요?

🙈영화 스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어요.
스페인 판 코미디 슬램덩크, <챔피언스>

사실 스페인 코미디 영화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아요, 그런데 그런 스페인 코미디 영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정도면, 이미 최고의 영화임이 입증된 셈이지요. 그도 그럴 것이, 영화 <챔피언스>는 무려 스페인에서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를 하면서, 2018 스페인 자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빛나는 작품으로 2018년 스페인 최고의 화제작이었어요.
 
영화 <챔피언스>는 심각한 분노조절장애를 이기지 못하고 소란을 피운 죄로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받고 지적장애인 농구팀을 맡은 코치 마르코와 특별한 선수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에요. 어쩔 수 없이 지적장애인 농구팀을 맡은 마르코에게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허물기란 좀처럼 쉽지 않아요. 옷도 갈아입지 않고 씻지도 않아 악취가 나는 훌리오. 발작을 일으켜 연습 중간 멈추는 세르히오. 유일하게 농구를 잘하지만 마르코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은 채 팀을 떠난 로만까지! 마르코는 지적장애인 농구팀을 맏은 3개월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며 하루하루를 보내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마르코는 훈련을 통해 변해가는 선수단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게 되며 훈련을 거듭할수록 선수들과 가까워지고,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게 되어요. <챔피언스>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어요. 더 나아가, 유쾌함 속에서 장애인에 대한 우리 태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끔 하는 질문을 던져요. 엔젤스헤이븐은 이 질문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기 위해 함께 관람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무비토크>를 진행했었는데요, 진행했었던 <무비토크>에서 나누었던 영화 속 숨겨진 키포인트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STEP 1. 우린 모두 정상인이에요, 조금 특별할 뿐이죠.
(부제:다르지만 다르지 않아요)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신이 잔뜩 나 버스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 콜린퍼스에게 한 비장애인이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정상인도 아닌데 왜 버스에 태웠냐며 농구팀 감독에게 고함을 질러요. 그러자 콜린퍼스가 태연하게 한마디 하죠.
 
우린 모두 정상인이에요. 조금 특별할 뿐이죠
 
발달장애인은 비정상인이 아니에요. 발달장애인도 신체적 나이에 따라 정서적 감정도 함께 성장해 갑니다. 사춘기가 되면 이성친구가 끌리고, 괜히 어른들한테 반항도 하고 싶고 그러지요. 20대가 되면 또래들 틈에 섞여 거리도 걸어보고 싶고 근사한 바에 가서 술도 마시고 싶고요. 모든 욕구가 우리와 같은 형태로 성장합니다. 다만 인지가 낮아서 자신이 처한 앞뒤의 상황을 정교하게 이해하기가 어렵고 설령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능숙하게 잘 표현해내기가 어려울 뿐이지요. 그래서 보통 우리가 이상하다고 바라보는 발달장애인의 모든 특이행동이 사실은 의사소통의 한 방식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니야. 싫어. 나는 다른 걸 하고 싶어라는 말을 하고 싶은데 상대방이 잘 못 알아들었는데 답답함을 느낀 발달장애인이 자신의 머리를 때리거나 화를 내거나 우는 형태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나는 당신이 좋아요라는 말을 하는 대신에 그 사람의 양말을 벗겨서 편하게 해주려 하는 등의 행동을 할 수도 있고요. 다만 표현방식이 다를 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표현방식이 우리와 다르고, 대부분의 표현방식이 성숙하지 못한 어린아이와 같은 행동양식을 띠고 있다고 해서 우리는 성인 발달장애인도 어린아이처럼 대하곤 하는데 그래선 안됩니다
STEP 2. 그러면 비장애인 성인과 대화하듯이 대화하면 될까요?

발달장애인과의 의사소통. 천천히, 쉽게, 짧게.
 
첫 경기 때 흥분한 코치가 일어나서 뛰어다니며 작전을 지시하니까 앉아있던 단원 둘이서 감독을 보며 뭔 얘기를 하는 거냐고 묻고, 다른 한 단원이 태연하게 뭔지 모르겠지만 농구 얘기를 하겠지라고 이야기해요.
 
발달장애인의 경우엔 지적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경우 복잡한 상황인식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발달장애인과 소통할 때는 최대한 쉬운 말로 풀어서 짧은 문장으로 반복적으로 얘기하는 게 좋아요. 단, 그렇다고 어린애 취급하듯 대하는 건 금물! 쉬운 말 설명은 발달장애인뿐 아니라 치매 노인이나 외국인들에게도 모두 다 필요해요. 우리가 외국에 가서 영어 를 잘 못해 쩔쩔 맬 때 상대방 외국인이 쉬운 단어로 짧게 설명해주면 고맙듯이 발달장애인에게도 그렇게 해주면 되요. 그런데 외국인이 그렇게 쉬운 단어로 풀어서 설명해줄 때 갑자기 혀 짧은 소리를 내면서 헤이~ 베이비~ 언더스탠드? 오케이~ 굿걸~” 등 우리를 완전 애기 취급하면 기분이 어떨까요? 무시당했다고도 느끼고, 상황에 따라서는 모욕감조차 들 수 있는 일이죠. 발달장애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STEP3. 장애인에게는 도움을 줘야한다고요
장애인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존재에요!
(feat. 류승연 작가님/ 전직 기자이자 현직 장애아이 엄마)

제 아들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제 아들은 올해 11살의 지적장애 남자아이입니다. 일반학교에 다니다 특수학교로 전학을 했는데요. 특수학교 전학 후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을 발견했답니다. 바로 남을 돕는 행동을 스스로 하기 시작한 거예요. 특수학교에서 기똥찬 특수교육을 받아서 그렇게 됐을까요? 아닙니다. 전혀 그렇지 않아요. 일반학교에서는 보이지 않던 모습이 특수학교에서 보이게 된 건 남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았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흔히 주변에 장애인이 있으면 여러분은 도우려고 하시죠? 착한 마음, 이타적인 마음으로 그들을 돕고자 합니다. 저희 아들도 그랬어요. 학교 선생님도 반 친구들도 언제나 아들을 도왔답니다남을 돕고자 해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본 적이 없어요. 왜냐면 스스로 남을 돕기 이전에 남들이 알아서 아들을 먼저 도와버렸거든요

그런데 특수학교로 전학을 가니 이 곳의 아이들은 모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에요. 전처럼 아들을 도와주지 않습니다. 남에게 도움만 받던 아이가 모두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처하게 되자 스스로 타인을 돕는 행동을 하기 시작한 거예요. 친구 신발주머니도 들어서 건네주고, 가방도 매주려 하고, 양말도 벗겨주고, 알림장도 알림장 바구니에 넣어주고 있답니다. 누군가에게 배워서가 아닙니다. 아들은 기회를 얻은 거예요. 남을 도울 기회. 단지 그 기회가 생겼기 때문에 스스로 돕기 시작한 겁니다.

이 일화들은 비단 제 아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에요. 장애인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고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우리는 서로 돕고 살아야 해요. 그런데 늘 남의 도움만 받다 보면 받는 것에만 익숙해집니다. 남을 도울 방법조차 모르게 돼요. 물론 남들의 도움을 받는 게 영원토록 지속된다면 그 또한 나쁘지 않은 삶이겠죠. 그런데 영원히라는 말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인간이 가진 슬픔 중 하나입니다. 타인의 도움은 영원토록 지속될 수가 없고.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돕고 살아야 하는 인간이기에 남을 도울 줄도 알아야 합니다.
 
장애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인과 서로 도우며 관계를 맺어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남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야 합니다. 그 기회는 우리가 제공해주어야 해요. 왜냐면 우리는 장애인을 너무 불쌍하게 본다든지 너무 안타깝게 여겨서 무조건 도와주려고만 하거든요. 그들에게 도움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말이지요.
 
다시 말하지만 장애인이기 이전에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도울 수 있어요. 그들에게 도움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우리가 스스로 막아버리지 않길 바랍니다.
     
그래서 님이
할 수 있는 일 
엔젤스헤이븐이 <무비토크>를 진행하면서 관람객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요.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정말 기억에 남았던 코멘트를 하나 전해드릴게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내 아이가 장애를 갖고 태어나면 어쩌지'하는 막연함이 있었는데, 내가 부모님을 선택해서 태어나지 못한 것처럼 그 어느 부모나 장애인도 본인이 선택해서 
태어난 건 아니라는 걸 한번 더 깨닫게 되었고, 만약에 내 아이가 장애를 갖고 태어나더라도 그 아이를 보듬을 수 있는 작은 용기가 생겼습니다."  

 님도 가까운 사람과 함께 '챔피언스' 영화 보시고 감상평을 나눠보시면 어떨까요? 

👪자녀와 함께 보기 좋은 영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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