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살아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안녕하세요, 에디터 구현모입니다.


물이 빠지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는 워렌 버핏의 격언이 있습니다. 당시 버핏은 90년대 말 IT 기업의 버블이 터지는 현상을 빗대어 위와 같이 말했습니다. 요즘 같은 시황이라면, 사실상 모두가 발가벗고 수영을 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중에서도 ‘이 친구들’은 발가벗은 걸 넘어 뼛속까지 보이는 수준입니다.


바로 메타버스 기업들입니다. 판데믹이 엔데믹으로 바뀌고, 금리 인상과 더불어 경기 후퇴가 다가오자 메타버스라는 단어도 사라지고 메타버스 기업이라는 주식 테마도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체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주식 시장의 찬란한 주인공이었던 메타버스 기업들, 지금 어떻게 되고 있는지 한 번 볼까요?

👋  오늘의 에디터 : 구현모
다시 우승할 그를 응원합니다. 페이커 2023 롤드컵 우승 기원
오늘의 이야기
1. 메타 : 당찬 포부, 초라한 실적

2. 로블록스 : 연어처럼 광고로 돌아왔어요

3. 유니티 : 메타버스가 흔들려도 우리는 튼튼합니다

4. 광야로 걸어갔다가 다시 나왔어요

메타 : 당찬 포부, 초라한 실적

(출처 : Unsplash)

메타는 누구보다 메타버스에 진심이었습니다. 애플의 앱투명성 정책으로 인해 예상되는 손실액만 무려 100억 달러인 상황이기에,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진심에 비해 실적은 초라합니다. 메타의 VR 디비전의 매출은 21년도 2분기 대비 48% 늘어났으나 손실 역시 늘어나서 무려 28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올해 3분기 순이익은 43억 9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넘게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전체 비용을 10% 줄이며 인력을 포함한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주가는 무려 6년 전 가격으로 돌아갔습니다. 


주커버그는 메타버스가 총 3단계로 진화할 거라고 말했으나, 지금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펠로톤을 즐기고 있다면 메타버스에 들어온 거라고 말하니 도저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메타버스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비록 오큘러스가 VR기기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매출세를 기록하고 있으나, 방향은 잘 모르겠습니다.


메타가 내놓은 서비스의 성적 역시 초라합니다. 뉴스레터 흐름에 맞춰 내놓은 불레틴도 접었고, 클럽하우스 붐에 따라 만든 오디오 룸스도 기존 페이스북 라이브에 통폐합시켰습니다. 인스타그램의 발전도 지지부진합니다. 오랫동안 사용자가 갈구해왔으나 지원하지 않았던 프로필 내 다수 링크 삽입 역시 이제서야 지원됩니다. 사용자로서 사진 저장은 왜 지원안해주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자랑스레 출범한 릴스는 틱톡과 유튜브 숏츠에 밀리고 있습니다. 


이름까지 바꾸면서 출범했지만, 방향성이 없습니다. 메타가 여태껏 내놓은 서비스는 항상 방향성이 있고, 그에 따라 성공했는데 메타버스만큼은 그 방향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큰 건 메타의 그나마 장점인 오큘러스가 섹시하지 않고, 그래서 사고 싶지도 않다는 거겠죠.


요약하면 무지막지하게 쏟아붓는데, 언제 회수할 지는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았습니다. MS와 파트너십으로 팀즈, 오피스 및 윈도우 365 등을 메타의 퀘스트에서 돌아가게끔 계약을 체결했다고 합니다. 가장 최근 나온 메타 퀘스트 프로가 1,499달러 (200만 원 가까운) 가격이라는 걸 고려하면, 사실상 B2B로 메타버스 사업을 겨냥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메타는 장기적으로 어도비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하겠다고 말했는데, 생산성 도구로서 메타버스를 보는 듯합니다. 


이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우선 우리가 기존까지 접하던 메타의 전략과는 다르다는 겁니다. 기존까지 메타는 압도적인 사용자풀을 바탕으로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산성 측면에서 접근하면, 광고 비즈니스가 아닌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생산성 영역에서 매출을 만들기 위해선 B2B에서 월 혹은 연계약을 체결하거나 생산성 서비스를 만들어서 일반 소비자에게 돈을 받아야만 합니다. 그런데 지금 메타의 포트폴리오 중에선 그럴 만한 서비스도 없고, 기존 생산성 영역에서 호환성이 좋은 것도 없습니다. 심지어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대부분의 직장인이 출근하기 시작하며 리모트 워크를 위한 생산성 영역에 사업성이 있나 싶습니다.

로블록스 : 연어처럼 광고로 돌아왔어요

(출처 : ROBLOX)

국내 여러 언론사가 메타버스 기사에 끼워넣은 로블록스가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리니지와 디아블로로 현실 경제 생태계와 접점을 맺어온 K게이머에겐 약해보였지만, 나름의 족적은 뚜렷했습니다. 


우선 숫자가 좋았습니다. 사용자만 무려 5,200만 명이었죠. 21년 5월 상장하자마자 8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책정받았습니다. 지금은 약 40% 수준이 됐지만요. 


문제는 매출이었습니다. 로블록스의 사용자는 꾸준히 늘었지만, 게임 내 아이템 거래의 수수료만으로는 매출을 맞출 수 없었습니다. 결국 로블록스 운영진들은 올해 말부터 테스트 후 내년부터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을 적극적으로 테스트하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수익모델을 실험해봤지만, 돌고 돌아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로 돌아왔습니다. 


좋게 말하면 수익모델 다변화고, 나쁘게 말하면 수익 모델의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어린 사용자가 많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를 살릴 수 있는 수익 모델을 만들지 못한 거죠. 더 큰 문제는 사회 환경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겁니다. 사람들의 오프라인 활동은 늘어나고, 기업들은 불황을 대비해 지출을 줄이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줄어들 확률이 높고, 기업이라는 새로운 고객은 그리 쉽게 손을 벌리지 않을 듯합니다. 주식이 예전에 비해 반값 세일하고 있는데, 여전히 전망이 좋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게임이라는 특성상 확장성이 비교적 낮은 것도 함정입니다.

유니티 : 메타버스가 흔들려도 우리는 튼튼합니다

(출처 : UNITY)

유니티가 메타버스 기업인지 물으면 이견이 있겠지만, 메타버스가 흥하면 유니티도 흥할 거라는 주장엔 이견이 없습니다. 유니티는 게임 개발 엔진으로서 최근엔 게임 모델링을 넘어서 3D 콘텐츠 제작에도 쓰입니다. 실제로 한국의 제페토 역시 유니티를 통해 개발되고 있습니다. 


2021년 유니티 매출은 11억 달러로 2020년 대비 44%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영업손실도 늘어났습니다. 무려 5.3억 달러로, 매출 대비 절반입니다. 2020년 대비 적자도 2배나 늘어났다고 합니다. 유니티 경영진들은 직원들에 대한 주식에 기반한 보상으로 인한 손실로 회복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CEO인 존 리치티엘로는 비록 올해 2~3분기 동안 성장세가 정체됐으나 궁극적으로 올해 4/4분기에는 수익을 볼 거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유니티 대표는 그동안 메타버스가 다음 세대의 인터넷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주장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메타버스의 대부분이 게임 및 콘텐츠 서비스고 해당 서비스들이 3D 모델링에 기반하기 때문에 유니티 역시 이 흐름세에 올라타면 크게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구체적인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메타와 로블록스와 달리 관련 생태계가 어느 방향이든 성장만 한다면 생태계가 확장되는 유니티이기 때문에, 오늘 말한 기업 중에선 가장 전망이 밝지 않나 싶습니다.

광야로 걸어갔다가 다시 나왔어요

(출처 : the indian express)

메타버스라는 광야에 모두가 진출했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렇다고 이 광야가 없어진 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메타버스라는 광야는 분명히 있고, 누군가에 의해 개척될 겁니다.


저는 메타버스라는 광야의 이름판은 바뀔지언정 존재는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메타버스의 정체성은 모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이머시브 컴퓨팅 누군가는 AR 누군가는 VR 이라고 부르죠. 각자가 정의하는 본질도 약간씩은 다릅니다. 


간판은 다를지언정 언젠간 마주할 미래입니다. 3D 영화가 나온 이후 보편화되지는 못했으나, 궁극적으로 체험형 영화들이 발전했듯 말이죠. 엑스박스 키넥트와 플스 VR이 대세가 되지는 못했을지언정 분명한 장르로 자리잡았듯 말이죠.


누가 패권을 쥘까요? 전 기기 혹은 서비스 접점 하나를 확실히 잡은 사업자에게 걸고 싶습니다. 더불어 반영할 수 있는 현실 데이터가 있고 광고 비즈니스를 해본 사업자면 더욱 가산점을 줄 것 같습니다. 


이 기준에서 하나의 후보는 애플입니다. 애플은 그동안 여러 기기를 내놓으면서, 자사의 ARPU를 꾸준히 높였습니다. 하드웨어 판매자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영역의 지표로 말씀드리는 이유는 아이폰 사용자가 곧 애플워치와 에어팟 및 애플TV 사용자이기 때문입니다. 이 확장선상에서 애플이 AR글래스 혹은 VR기기를 내놓으면 자연스레 기기 접점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요?


특히 애플은 자사의 애플 아케이드를 통해 게임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관련 콘텐츠 수급도 용이할 듯합니다. 실제로 애플은 ‘리얼리티’라는 헤드셋의 상표를 출원했고 관련 OS 출시 루머도 들려옵니다. 콩나물이라 조롱받던 에어팟이 굳건히 자리 잡았듯, 애플의 메타버스 기기도 자리를 잡지 않을까요?


두 번째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입니다. 솔직히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리자드 인수 시 ‘메타버스를 위한 전략이다’라고 말한 것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국 정부의 불공정 위반 조사를 피하기 위한 프로파간다에 가깝다고 봅니다. 게임 산업이라고 하면 독점인데, 메타버스라는 신사업이라고 이야기하면 이 잣대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MS의 어려움도 있습니다. MS는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대세가 되기 전부터 이 영역에 진심이었습니다. 홀로렌즈는 물론 관련 기술을 꾸준히 개발했기 때문이죠. 물론 피투성이입니다. 지난 2년 동안 100명 넘는 직원이 홀로렌즈 팀을 떠났고, 관련 조직 구조 개편만 1000번 가까이 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의 퀘스트 대비 시장침투율이 너무나 낮죠. 결국, 삼성과 준비하던 홀로렌즈 3 개발 계획은 접었다고 알려졌습니다. 


MS가 메타와 손잡았지만 메타버스에 얼마나 진심인지는 미지수라는 관점도 있습니다. 현재 MS에게 가장 큰 화두는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이며, 메타버스 전략은 독과점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미끼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최근 MS는 모바일 엑스박스 스토어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영국 경쟁시장청에 제출했는데, 이 역시 '게임 시장' 관점에서 구글 및 애플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본인들의 독과점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노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꽤 큰 역할을 할 거라고 보는 이유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너무나 완벽하기 때문입니다. 게임이라는 IP가 있고, 넷플릭스와 협업할 만큼 광고비즈니스 경험도 풍부하고, 자체 OS는 물론이고 게임 기기 접점도 있기 때문입니다.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도 근본이 탄탄한 사업이죠.


MS는 홀로렌즈라는 VR기기가 있는데, 메타의 오큘러스와 달리 산업형 메타버스에 가깝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실제로 오토바이 브랜드 카와사키 공장에 홀로렌즈를 공급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카와사키 공장의 노동자들은 홀로렌즈를 착용하고, 기기를 어떻게 고칠지 AR상에서 함께 논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공장이라는 현실에 증강 현실을 대입한 거죠. 더불어 미군이 홀로렌즈 5,000대를 훈련 등에 도입할 것으로 알려져, 다른 영역에서 강자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구글 역시 무언가를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글이 접은 서비스를 기록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서비스를 내고 실패하는 기업입니다. 하지만 그 시대가 요구하는 서비스는 항상 구글에 있었습니다. 검색엔진부터 유튜브 그리고 구글 드라이브까지 말이죠. 처음부터 1등은 아닐지언정 결국 플랫폼의 최종 승자는 구글이 되는 그림이 많았습니다.


구글의 하드웨어는 기대가 되지 않지만, 안드로이드 OS와 크롬브라우저라는 강력한 접점이 있습니다. 더불어 유튜브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도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모르죠. 


하지만 가장 강력한 무기는 광고 사업입니다. 다양한 구좌와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전 세계 최고 디지털 광고 시스템을 만들어낸 구글의 노하우와 경험 그리고 데이터 자본이 궁극적으로 새로운 메타버스 시대에서도 승자로 발돋움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네요


여러분의 베팅은 어디인가요? 메타버스라는 광야를 걸어서 오는 초인은 누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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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구현모>의 코멘트
요즘 제 삶에 가장 큰 영감을 주는 페이커, 티원의 내년도 우승을 기원합니다. 다시금 왕좌에 오를 수 있기를. 페이커의 2023 롤드컵 우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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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 구운김 • 식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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