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라는 광야에 모두가 진출했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렇다고 이 광야가 없어진 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메타버스라는 광야는 분명히 있고, 누군가에 의해 개척될 겁니다.
저는 메타버스라는 광야의 이름판은 바뀔지언정 존재는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메타버스의 정체성은 모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이머시브 컴퓨팅 누군가는 AR 누군가는 VR 이라고 부르죠. 각자가 정의하는 본질도 약간씩은 다릅니다.
간판은 다를지언정 언젠간 마주할 미래입니다. 3D 영화가 나온 이후 보편화되지는 못했으나, 궁극적으로 체험형 영화들이 발전했듯 말이죠. 엑스박스 키넥트와 플스 VR이 대세가 되지는 못했을지언정 분명한 장르로 자리잡았듯 말이죠.
누가 패권을 쥘까요? 전 기기 혹은 서비스 접점 하나를 확실히 잡은 사업자에게 걸고 싶습니다. 더불어 반영할 수 있는 현실 데이터가 있고 광고 비즈니스를 해본 사업자면 더욱 가산점을 줄 것 같습니다.
이 기준에서 하나의 후보는 애플입니다. 애플은 그동안 여러 기기를 내놓으면서, 자사의 ARPU를 꾸준히 높였습니다. 하드웨어 판매자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영역의 지표로 말씀드리는 이유는 아이폰 사용자가 곧 애플워치와 에어팟 및 애플TV 사용자이기 때문입니다. 이 확장선상에서 애플이 AR글래스 혹은 VR기기를 내놓으면 자연스레 기기 접점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요?
특히 애플은 자사의 애플 아케이드를 통해 게임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관련 콘텐츠 수급도 용이할 듯합니다. 실제로 애플은 ‘리얼리티’라는 헤드셋의 상표를 출원했고 관련 OS 출시 루머도 들려옵니다. 콩나물이라 조롱받던 에어팟이 굳건히 자리 잡았듯, 애플의 메타버스 기기도 자리를 잡지 않을까요?
두 번째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입니다. 솔직히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리자드 인수 시 ‘메타버스를 위한 전략이다’라고 말한 것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국 정부의 불공정 위반 조사를 피하기 위한 프로파간다에 가깝다고 봅니다. 게임 산업이라고 하면 독점인데, 메타버스라는 신사업이라고 이야기하면 이 잣대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MS의 어려움도 있습니다. MS는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대세가 되기 전부터 이 영역에 진심이었습니다. 홀로렌즈는 물론 관련 기술을 꾸준히 개발했기 때문이죠. 물론 피투성이입니다. 지난 2년 동안 100명 넘는 직원이 홀로렌즈 팀을 떠났고, 관련 조직 구조 개편만 1000번 가까이 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의 퀘스트 대비 시장침투율이 너무나 낮죠. 결국, 삼성과 준비하던 홀로렌즈 3 개발 계획은 접었다고 알려졌습니다.
MS가 메타와 손잡았지만 메타버스에 얼마나 진심인지는 미지수라는 관점도 있습니다. 현재 MS에게 가장 큰 화두는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이며, 메타버스 전략은 독과점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미끼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최근 MS는 모바일 엑스박스 스토어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영국 경쟁시장청에 제출했는데, 이 역시 '게임 시장' 관점에서 구글 및 애플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본인들의 독과점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노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꽤 큰 역할을 할 거라고 보는 이유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너무나 완벽하기 때문입니다. 게임이라는 IP가 있고, 넷플릭스와 협업할 만큼 광고비즈니스 경험도 풍부하고, 자체 OS는 물론이고 게임 기기 접점도 있기 때문입니다.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도 근본이 탄탄한 사업이죠.
MS는 홀로렌즈라는 VR기기가 있는데, 메타의 오큘러스와 달리 산업형 메타버스에 가깝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실제로 오토바이 브랜드 카와사키 공장에 홀로렌즈를 공급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카와사키 공장의 노동자들은 홀로렌즈를 착용하고, 기기를 어떻게 고칠지 AR상에서 함께 논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공장이라는 현실에 증강 현실을 대입한 거죠. 더불어 미군이 홀로렌즈 5,000대를 훈련 등에 도입할 것으로 알려져, 다른 영역에서 강자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구글 역시 무언가를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글이 접은 서비스를 기록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서비스를 내고 실패하는 기업입니다. 하지만 그 시대가 요구하는 서비스는 항상 구글에 있었습니다. 검색엔진부터 유튜브 그리고 구글 드라이브까지 말이죠. 처음부터 1등은 아닐지언정 결국 플랫폼의 최종 승자는 구글이 되는 그림이 많았습니다.
구글의 하드웨어는 기대가 되지 않지만, 안드로이드 OS와 크롬브라우저라는 강력한 접점이 있습니다. 더불어 유튜브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도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모르죠.
하지만 가장 강력한 무기는 광고 사업입니다. 다양한 구좌와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전 세계 최고 디지털 광고 시스템을 만들어낸 구글의 노하우와 경험 그리고 데이터 자본이 궁극적으로 새로운 메타버스 시대에서도 승자로 발돋움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네요
여러분의 베팅은 어디인가요? 메타버스라는 광야를 걸어서 오는 초인은 누가 될까요? |